사는이야기/주절주절

봄은 도둑처럼 닥아왔는데.....

越山 2011. 4. 6. 16:08

봄은 어디에서 올까.

 

남쪽에서 불어 오는 훈풍이

하얗 설산의 산마루 습기를 머금고 날아들까.

 

아니면 산마루를 타지 않고

골마루를 빙빙돌아 햇살 머금은 맑은 냇가를

봄의 색으로 물들이고 낮은 산기슭부터

올라 산허리를 휘감으며 스며들까.

 

어느 메 어느 골을 머물고 맴돌다가

뜬끔없이 코앞으로 닥아 오는 것일까.

 

어수선한 세상속에 봄을 잊고 허우적대다

서부간선도로 뚝방을 보니 어느새 개나리가

봄을 노랗게 물들이고 있다.

 

개나리가 봄을 물들인것인지

봄이 개나리를 노랗게 수놓은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자연의 톱니바퀴는 어김없이

온갖 생명력을 다시 소생시켜 주고 온갖 질감으로 채색한다.

 

그런 자연속에서 월산만 홀로 봄을 까맣득하게 잊은채

도둑처럼  코앞에 바짝 닥아선 봄에 어쩔줄 모르고 있다.

 

봄은 내마음속 깊은곳에서 온갖 색채로 출렁이거늘

마음을 잃어버린 월산에게는 봄이 바라보지도 않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