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이야기/주절주절

예의와 배려가 메말라가는 사회가 삭막하다.

越山 2011. 4. 27. 16:11

인간의 원초적 즐거움 중 먹는 즐거움이 최고요 본능적 기쁨중 으뜸은 배설의 기쁨이라 하겠다.

한마디로 먹고 싸는 일이 삶의 원초적인 즐거움이요 본능적인 기쁨이라는 월산의 이바구다. ^_*

 

하여 즐거운 아침 식사후 화장실로 직행하여 배설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는데 핸폰이 울린다.

때때로 거래처에서 아침일찍 전화 오는 경우가 있어 아예 화장실에 핸폰을 갖고 들어 간다.

기쁨에  찬 목소리에서 흥분?된 목소리를 걸러 기분좋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 OOO *** 입니다 " 라고 했더니 돌아오는 소음이 대뜸

" 빼요~ 차!!! " 라는거다.

온갖 승질을 다 담아 내벹는 큰소리에 순간 이마살이 찟푸려진다.

 

공사가 다망한 화장실에서 어찌 빨리 나갈 수 있으리.

"알겠습니다. 조금만 기다려 주십시요. 차 빼드릴께요."

"차를 이렇게 세우면 어떻해욧~ 차가 못들어 가잖아요. 빨리 빼욧 빼~..."

"네예~ 뺼테니..." 하는데 말을 막고

 

"어디예욧~. 어딘데 여기다 세운겁니까?~"

"바로 앞집인데요..."

"그럼 빨랑 나와 빼주세욧"

 

하는 수 읎겠따.

기쁨을 맛보는 것을 잠시 보류하자.

아침부터 목소리에 짜증으로 도배하고 커렁카랑한 목소리로 내질러 대는데 오욕칠정이 솟아 오른다.

1993년에 이동네로 이사왔지만 주차문제로 다투기 싫어 양보하고 양보하다보니 이면도로에 세워

놓았다가 주차위반 스티커 몇장을 받은 적이 있다.

 

옛날 애기지만 옆건물 상가에 새로 이사온 사람이 어느 토요일 오후에 초인종을 누르더니 차를 빼달라고 한다. 밖에 나가 언듯보니 1톤 트럭에 짐이 실려 있어 손쉽게 옮기려고 하는 것 같아 우리집 골목 벽면 옆에 세워둔 내차를 빼주었더니 자기차를 내가 세워둔 곳에 세우고는 그냥 상가로 쏙 들어가는거다. 그러더니 나오질 않는다. 그 가게에 들어가 왜 차를 빼달라고 했느냐 했더니 그자리가 자기 차를 세워두는 곳이란다. ...이룬쮀짱...

 

아니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내다니....이런 환장할 경우가 어디 있뇨....

언제부터 그자리가 사장님이 자리냐고 물었더니 건물 주인이 그렇게 대라고 했단다.

이런 상식이 통하지 않는 몰상식한 군상들하고 동네에서 말섞기가 진짜 싫다.

 

그래서 우리집 골목 벽면 한쪽에 자리가 있으면 주차하고 누군가 세워두면 내가 알아서 다른 빈곳에 주차하고

정 없으면 이면 도로에 주차했다. 몇 번을 주차위반으로 스티커를 받다 보니 아내도 불만이다. 아내가 마침

건너편 오른쪽 상가 가방가게 아주머니하고 친해 그 아주머니 배려로 가방가게 앞에 저녁부터 아침까지  주차를

주욱하고 있다가 어느날 부터 옆건물 1톤 트럭이 우리집 골목 벽면에 주차하지 않길래 내차를 주차시키고 있다.

 

우리집 건너편 건물은 1층에 상가가 3개가 있다.

좌측상가는 보수공사하는 가게, 가운데 상가는 정수기 판배 및 A/S하는 가게, 우측 상가는 가방가게다.

 

어제 저녁 퇴근때보니 우리집 벽면에 오토바이가 세워져 있는 것이 아닌가.

그 오토바이는 좌측상가 오토바이다.

가운데 상가 정수기 가게 셔터가 내려져 있는 것을 보니 퇴근한 모양이다.

그래도 가방가게 앞쪽으로 차를 주차해 놓고 집에 들어 왔는데 아침부터 정수기 가게 직원인 젊은이가 뭐가 그리 다급한지 차를 빨리 빼달라고 성화인지 모르겠다.

 

나가보니 대략 주차할 공간은 나오는데 그 공간으로 비집고 들어갈 회전 반경이 안되는듯 싶다. 어짜튼 차를 빼주려고하는데 차안에서 나오더니 젊은친구가 전화에 대고 떠든 그소리 그톤으로 또 떠들어 댄다. 정수기 가게가 이사온 후로는 딱 한번 가방가게 앞에 주차하고 이날이 두번째다. 하도 젊은 친구가 뭐라 하기에 "여보시오. 내가 여기다가 맨날 세워둔 것도 아니고 아침부터 성깔 부리지 말고 차분하게 애기하면 다 알아 들으니 좀 부드럽게 애기하면 안되오?" 했더니 자기 차로 되돌아 간다.

 

시동걸고 차를 빼려고 하는데 차창을 누군가 두두린다.

차창을 여니 보니 정수기 가게 사장인 모양이다.

대뜸 "전화번호라도 써놓아야지요" 하는거다.

 

이거참... 대꾸를 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자기 직원이 나에게 어떻게 전화를 했겠나. 안그런가....

운전석 앞면 윈도우 하단에 전화번호가 적혀있다.

 

기껏 보더니 이렇게 작게 해놓았으니 보이냐고 따진다.

그러면서 차를 주차하지 못하게 좁게 해놓으면 어떻게 하냐고 또 따진다.

 

"여보세요. 선생님....

내가 좁게 해 놓은것이 아니라 어제 저녁 주차 할때에는 뒷쪽... 저 스타렉스가 없었거든요.

나에게 좁게 주차해 놓았다고 따지지 마시고 나보다 늦게 주차한 저차 줜장에게 따지는 것이 좋을 것 같은데요"

했더니만 잠시 머뭇거리더니 앞집이라면서 저 골목에 주차하지 왜 여기다 주차하느냐고 또 따진다.

"선생님 옆집 가게 오토바이가 세워져 있길래 여기에 주차한거니 아무튼 미안 합니다. 이젠 그만 합시다. "

하고 그냥 차를 빼서 다른곳에 주차해 놓고 옷을 갈아 입고 출근했다.

오죽하면 바로 옆집가게 오토바이가 내가 주차할 공간에 세워두었는지 알만하다

배설의 기쁨을 만끽하기는 커녕 마치 일을 보고 안 닦은듯한 걸쩍지근한 기분이다.

 

가만 보면 가지가지다.

좋게 말하면 인구 수 만큼 개성이 다 다르게 독특한것은 좋은데 너무나 개성이 오묘하고 특이해서 아랫로 배설하는 것은 기본이고 입으로도 배설하는 군상들은 언제 어디서 터질줄 모르는 시간폭탄이요 지뢰밭이다.

 

시간만 되면 터지고 뭔가 기분에 와 닿지 않으면 그냥 터져버리는 인간폭탄....

예의가 사라지고 배려가 메말라 가는 동네와 사회가 오늘따라 마냥 삭막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