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이야기/산행일기

삼성산에서 엿먹고 칼바위타고 느낀 사랑과 행복.(110319)

越山 2011. 3. 24. 11:45

 

 

일요일은 일산에서 업자와 약속이 있어 일을 본후 예식장에 갔다와야하므로 산행 시간은 토요일뿐이다. 하여 근교산행을 하려고 검단산을 택했는데 아침부터 아내가 분주한것이 아니라 느긋한거다. 어라???

 

그에 반해 나는 베낭 두개에 이것 저것 담고 준비물 챙기느라고 바삐 움직이는데 마눌님은 태연 그자체다. 하긴 산에 가는 날은 아내보다 내가 더 바쁘게 움직인다. 아내는 화장하고 치장하고 맵시?내느냐고 화장대 앞에 앉아 있었는데 이날은 이런것이 아니다.

 

물어보니 교회 점심시간때 봉사 할 교인이 약속이 있어 대타로 나가야한단다. 그것도 새벽에 전화가 왔다는거다. 이루ㄴ 댄장.... 그럼 즌작에 애기했어야쥐.... (*^&$%^$@....

 

입이 댓자는 나온 나를 보고 아내가 관악산이든 삼성산이든 먼저 올라가 있으면 봉사 끝내자 마자 즉시 올라가겠다고 한다. 갑자기 기운이 빠진다. 오데로 먼저 올라가누....

 

머리를 이리저리 굴리다가 판이님에게 연락을 취해 경인교대에서 만나 삼성산 제2전망대쪽으로 오른다.

2전망대 오르면서 경인교대을 바라본 풍경(↑)

 

(↓) 경인교대 정문전에서 냇가를 건너 산기슭으로 오르면 소나무 숲이 2전망대 갈림길까지 펼쳐져있다. 솔향이 봄기운을 타고 코끝에 스며드니 솔향나는 음료수 몇백개 마신것이나 진배없다. 아니 그런 음료수 마시는 것보다 발품 팔아 솔내음 짙게 깔린 이런 소나무 숲을 고즈넉하게 거니는 것도 보약이나 다름없으렸다.

 

 

우측으로 가면 관악역에서 삼성산 주능선으로 오르는 길과 만난다.(↓)

바로 곧장 오르면 2전망대 쉽게 오르는 길과 만나지만 급경사다.

좌측으로 가면 삼막사로 사브작 사브작 힘들지 않게 삼막사로 갈 수 있는 둘레길같은 길이다.

이길은 산봉우리 넘어넘어 가는 것이 아니라 산옆구리를 타고 가기 때문에 길이 순하다.

이날은 순한 길 따라 좌측으로 간다.

 

 

굽이굽이 돌아 산모퉁이 지나면 보이는 것은 삼막사다.(↑,↓)

 

 

삼막사로 가는 주된 길로 올라왔다.(↓)

아내가 무너미 초소능선으로 올라오려면 아직도 시간이 널널하다. 

 

 

시간을 쥑이기 위해 삼성산 정상 국기봉으로 오른다.(↓)

 

 

저 계단을 오른후 좌측길로 가면 암벽을 타고 오르는 길이 있다.(↑)

 

암벽을 타고 오르면 금방 오르지만 약간 우측으로 오르면 아랫 바위길로 오를 수 있다.(↓)

물론 바위길 아랫길로 돌아가는 길도 있다.

 

 

삼성산 정상석 국기봉 직전에서 바라본 삼막사 전경...(↓)

 

 

삼성산 정상석이 있는 국기봉....(↓) 

 

 

바위 암벽을 타고 KT송신소  탑 우측으로 갈거다.(↓)

 

 

판이님은 스틱을 들고 도 잘도 내려가신다.(↓)

여장부다. ^_*

 

 

삼성산 KT송신소 옆구리를 우측으로 돌아 초소능선쪽으로 붙는다.(↓)

 

 

이자리에서 아내에게 전화를 거니 서울대 입구란다.(↓)

마침 막걸리 한통이 다 떨어졌다.

아내에게 막걸리를 사오라고 했더니 두통이나 짊어지고 왔다.. ㅎㅎ...

 

 

늦은 점심을 먹고 있는데 선배와 허저프에게서 판이님에게 전화가 왔다.(↓)

경인교대에서 오른다 한다.

칼바위 전에서 만나기로 하고 그쪽 방향으로 가다보니 오랜만에 보는 엿파는 할머니가 계시는거다.

 

 

산님들이여.....삼성산에서 엿파는 할머니를 보시거든 엿을 팔아 주시라.

사오년전에는 할아버지가 엿판을 여기까지 올려다 놓으셨는데 그만 자리보존을 하시냐고 할머니께서 홀로 힘드게 짊어지고 올라와 엿을 파시는거다. 엿이 2,000냥이다. 엿맛이 아주 좋다.

 

겨울에는 미끄러워 여기까지 오르지 못하시고 호수공원 갈림길에서 아이젠을 파신다..

아마도 보신분들이 많으리라 본다. 그러니 저 연세에 남에게 손벌리지 않고 홀로 굳굳하게 사시는 할머니를 보시거든 엿이나 한봉지나 사주십사하는 애기다. 아무튼 할아버지께서 건강하시기만을 바라고 바란다.

 

그리고 관악구청에서 이쪽부근에서 장사를 못하게 단속하는데 저 할머니는 좀 봐주시라.

단속하는 날은 삼막사쪽 콘크리트 길로 나와 파신다.

아마도 안양하고 관악구청 경계선이 아닌가 싶다.

이문 잔득 남기려고 엿파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관악산 제3깔닥고개와 연주대 정상에서는 막걸리(한통에 6,000원)와 컵라면(3,000원)을 파는데 고작 연세드신 할머니가 엿(한봉지 2,000원)파는 것을 법이라는 미명아래 험하게 단속하면 힘없는 사람들 어찌 살라고 무정하게 그리들이 미는가 말이다. 할머니 장사멘트 "엿~ 먹어라~" 그러니 살살 좀 하시라. ^_*

 

 

아내와 판이님이 두번쨰 만나는데 뭐가 그리도 할말이 많은지....(↓)

 

 

저쪽 칼바위 능선길 어딘가에 선배와 허저프가 있으렸다....가자...(↓) 

 

 

선배와 허저프를 만나 칼바위 능선길로 들어 섰다.(↓)

 

 

어느새 먼저 칼바위 국기봉으로 넘어가려는 허저프...(↓)

빠르다 빨라....

 

 

아내는 작년에 칼바위 국기봉을 한번 올랐지만 하산길은 처음이다.(↓)

오름보다 내려가는 칼바위 길이 더 조심스럽다.

마침 여럿이서 산행을 하니 마음이 더 놓인다.

 

 

아내가 칼바위 내림길은 처음이지만 그 속내는 과연 어떻지 자뭇 궁금하다.(↓)

짜릿함을 느낄까나 두려움을 느낄거나... 그 두가지 생각이 범벅되어 새로운 카타르시스가 될까나....

 

 

처음 내림길을 가는 산님들에게는 바위를 돌아가는 구간이 제일 난코스라면 난코스... (↓)

 

 

삼성산에서 제일 위험한 구간인 칼바위 국기봉을 점령한 아내...(↓)

판이님이 잘 이끌어 주셔서 고맙다.

 

하긴 요즘은 아내를 위험한 바위 구간으로 데리고 가고 싶은 마음이 그리 많지 않다.

잡아주고 밀어줘야 하는데 이십 몇년을 같이 산 아내이다보니 괜시리 위험구간에서는 더 움찔해지고 잘못되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마음이 선듯 나서지 못하는거다. 판이님이 잡을 곳을 갈켜주고 이끌어 주는데도 뒤에서 보는 내마음은 바싹 쫀다. 괜시리 떨어지면 어쩌나 하고 아내 베낭를 뒤에서 잡고 옷갖지 잡고 하다보니 아내보다 내마음이 잔득 긴장되었다. 바위구간 다 내려와서야 마음이 놓이니 아내가 그렇게 소중한 존재인지 위험한 구간인 칼바위에서 새삼 느꼈다. 평소에 좀 더 더욱 잘해주자쿠나. ^_*

 

 

판이님 발아래는 수십미터 낭떨어지인데 저 바위를 돌아가신다.(↓)

아무튼 간이 크신 판이님.... 

 

 

봉천동 중앙시장 순대국집에서 닭곰탕과 순대 안주로 뒤풀이 한잔....(↓)

 

 

예전에는 닭고기가 푸짐했는데 가격은 그리 오르지 않았지만 닭고기가 예전에 비해 다소 빈약한듯....

하지만 일반 식당의 닭곰탕보다 닭괴기 양이 푸짐하고 맛도 좋다.

 

아내도 산행 기분이 좋은지 처음으로 여럿이 모인 뒤풀이 자리에 참석했다.

같이 산행하기전에는 물을 왜 그렇게 많이 갖고 가느냐, 뭐가 어떻고 저쩌고 하더니 산행한지 언 일년이 되니 모든 것을 이해해 준다. 아니 자신이 경험하니 이해고 뭐고 챙겨주고 챙기는거다. 부부가 같은 취미가 있으면 이래서 좋은것 같다.

 

산행을 반드시 하라는 말은 아니지만 부부가 같은 취미가 있으면 더욱 더 행복해질 수 있는 조건이 되는 것 같다. 한번쯤은 같은 취미로 부부애를 돈독히 해보는 것도 좋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