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이야기/산행일기

아내와 함께 도봉산을 오르다.(110312)

越山 2011. 3. 15. 17:07

 

 

도봉산 여성봉으로 오르려고 아침일찍부터 북적거렸는데 이상하게 시간이 늘어졌다. 

 

불광동 시외버스 정류장에서 송추가는 34번 버스탔다. 타면서 아내에게 출구 가까이 자리를 잡으라 이른다.

 

여기서타면 편하게 앉아 갈수 있으나 몇 정거장 후인 연신내역에서 타면 몸을 접거나 꾸겨서 타야한다. 산님들이 와장창 올라타서 버스는 그야말로 콩나물시루같이 대만원이다.

 

이날은 북한산성 입구 전후에서 산객들이 많이 내려 빈좌석이 있을 정도지만 산객들이 많을때는 그야말로 거짓말 보태 아비규환이다. 그래서 베낭때문에 출구 가까이 앉는 것이 좋다는거다.

 

북한산성 입구를 지나가는데 진동으로 된 핸폰이 울리는 것 같아 받으니 끊어진다. 대치동에 있는 거래처같은데 오전 일찍 전화하는 것을 봐서는 뭔가 급한 모양이다. 거래처에서 몇번 전화를 한 것 같은데 전화를 해도 이상하게 영 받지 않는다.

 

몇번 전화 시도 하는중 버스 안내방송이 "송추.." 뭐라한다. 영겹결에 내릴곳을 지나가는줄 알고 후다닥 아내와 내리니 한정거장 전이다. 이룬댄장....

 

(↓) 여성봉 들머리엔 산행버스가 몇대 정차해 있다.

일차 목표는 여성봉을 거쳐 오봉을 지나 자운봉이다.

 

 

여성봉과 오봉까지는 연세드신 어르신도 어렵지 않게 오를수 있다.(↓)

어느 모임인지 모르겠으나 노인분들과 아이들 가족동반으로 오르는 모양이다.

이날의 산악대장 같은 분이 안내도를 가리키며 코스를 설명한다.

 

 

너럭바위까지 쉬지 않고 그냥 올라 왔더니만 아내가 땀범벅이라 칭얼댄다.(↓)

왠지 느낌에 아내 컨디션이 안 좋은듯 하다.

 

 

여성봉과 마눌님...(↓)

 

 

힘내시라...(↓)

산행은 자신과의 싸움이요 산자체는 인내를 배우는 도장이기도 하다.

그래서 산행을 운동으로 생각하고 하다가는 싫증이 나고 숨이 차면 그냥 철퍼덕 주저 앉는거다.

분명 운동은 되지만 운동을 위한 운동으로 생각하지 말고 취미를 붙여야 한다는 말이다.

그래야 즐거운 산행을 맛볼 수 있다.

덤으로 건강도 좋아지고... 안그런가?

 

 

여성봉 바위...(↓)

전에는 저곳으로 바로 올라갔는데 출입을 통제한 모양이다.

우측으로 테크를 설치하여 돌아 오른다.

 

 

오봉쪽에 햇님이 떠있어 역광이라 백운대와 의상능선을 배경으로 마눌님 한컷...(↓) 

마스크 좀 벗찌... ^_*

 

 

여성봉 바위로 곧장 오르지 못하게 줄을 쳐놓았다.(↓)

여성봉 바위에 송암이 새로 이식된 모양이다.

깜박하고 찍지는 못했는데 하도 바위길로 오르다 보니 송암이 견디질 못한 모양이다.

어디서 예전 송암하고 비슷한 소나무를 구해 이식한 것 같은데 소나무가 잘 자랄수 있도록 우리 산객들이 도와주고 보살펴 주자. 그러나 이날도 굳이 저 바윗골 사이로 내려가는 추책없는 산객들이 있어 걱정이다.

 

턱진 부분이 하도 오르고 내려가서 빤질빤질해진 바위....

오르지 못하게 줄을 치기전 예전에  월산도 오르다 미끄덩했다.

그런 주책없는 산님들은 한번 벌러덩해야 정신 차리겠는지....

 

 

여성봉에서 바라본 오봉의 자태...(↓)

 

 

오봉은 오봉을 전망하는 봉우리를 뺀 나머지 봉우리가 오봉이란다.

그러니까 앞의 4개의 봉우리와 저 아래에 있는 봉우리를 합친봉우리가 오봉이다. 

북한산 국립공원 직원 분의 말씀이시다.

 

 

예전에 오봉에 올라 오봉 주능선을 바라보고 있는 월산....(↓)

그때나 이날이나 햇살이 비추는 자연의 풍광은 그대로인데 내자신의 풍광은 어떨지 모르겠다.

 

 

오봉에서 바라본 자운봉과 도봉산 주능선...(↓)

 

 

오봉을 지나 도봉산 주능선으로 붙으니 산객들이 제법 많다.(↓)

칼바위 전에서 짊어지고 온 먹거리를 푼다.

 

 

점심을 먹은 곳에서 북한산을 조망해본다.(↓)

좌측에 지지난주에 갔던 우이암이 쫑긋 귀를 세운듯 아스라이 보인다. 

 

 

칼바위에서 바라본 오봉...(↓)

 

 

도봉산 주능선과 우이암...(↓)

 

 

시야가 다소 흐렸지만 도봉산의 여러 풍경을 조망하고 있는 마눌님...(↓)

산은 속도전이 아니다. 가다가 이렇게 멈춤의 미학을 챙길 줄 알아야 산행의 재미가 만땅인거다. 그러면서 산세의 기를 흠뻑 마시고 마음 한가득 담고 와야 몸과 마음도 평안해지고 건강도 챙길 수 있는거다.

 

 

이제사 도봉산 주능선으로 붙는다.(↓)

걸음 걸이가 영 마음에 안든다.

마눌님이 왠지 모르게 힘이 다소 빠진듯....

 

 

자운봉을 눈앞에 두고 마당바위쪽으로 내려간다.(↓)

오늘만 날인감...

산행보다 중요한 것은 아내의 건강이다.

컨디션이 좋지 않아 다리가 꼬여 바위에 부딪히면 사고다.

또한 이 구간을 남겨 놓아야 다음에 마눌님과 함께 다시 찾아오리라.

 

 

마당바위로 하산...(↓)

 

 

마당바위...(↓)

 

 

천축사에서 바라본 선인봉의 위용..(↓)

 

 

등산학교 앞을 지난다.(↓)

 

 

 

아침에 당산철교을 지나갈때 여의도쪽을 전철창을 통해 바라보니 아침햇살이 한강물에 반사된 붉은 빛이 은은했었는데 오후엔 그런 빛깔이 없다. 디카를 베낭에 넣어 그장면을 담지 못한것이 못내 아쉽다. 별것도 아닌 그 장면이 이렇게 뇌리속에 또아리 틀어 지금도 생각나게 만드는지....

 

 

즐거운 산행은 굵직한 장면을 기억해 내지만 그냥 순간 스쳐가는 산행길의 어느 장면은 오랜시간 동안 가슴을 저리게 해주는 장면들이 몇 가지가 있다. 그것은 슬픈것도 아니요 즐거운 것도 아니건만 왜 그리 기억의 저편에서 툭툭 뛰쳐나와 골몰하게 만드는지 모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