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이야기/산행일기

오봉과 자운암 능선길(110327)

越山 2011. 4. 1. 15:33

 

토요일 예봉산 산행하고 일요일 아침은 늘어지게 잔다.

어차피 아내가 교회봉사활동하고 12시쯤에 오니 그때까정 이불속에서 뒹굴려고 어스추레한 눈으로 시간을 보니 9시가 안되었다.

아들딸들도 늘어지게 잔다.

어렵쇼... 참....아버지가 계시지 않으가...

언능 일어나 거실을 보니 아버지가 바둑채널을 보고 계신다.

후다닥 아침상을 차려 드리고 다시 이불속으로 골인....

 

그런데 조금 있다가 현관문 소리가 난다.

아버지가 밖으로 나가시는 줄 알고 누워 티브를 보는데 방문여는 소리가 난다.

"뭐해~"

"?????...."

돌아 봉꼐.... 아니 마눌님 아니신가...

마눌님 도끼눈에 벌떡 일어나 쨉싸게 이불개고 베낭 챙기기가 바쁘다 바뻐.....

 

지난 토요일 교회 교인이 아들 면회 간다고 봉사활동을 대리도 해주었더니 그분이 이번에 아내대신 해주는 모양이다.

아무튼 토요일 산행 못한것 일욜날 만회하려는지 아내 몸이 나른다 날어....

 

서울대 제2공학관 전에서 내려 관악산 오봉능선길로 들어선다.

날이 풀려서 그런지 산객들이 밀려들기 시작한다.(↑)

 

관악산도 토욜산행했던 예봉산처럼 북사면은 눈이 녹지 않았다.(↓)

돌길이라 특히 조심해야 한다.

흙길에서 자빠지는 것하고 돌길에서 넘어진것하고 상처의 깊이가 다르다.

허니 조심조심....

 

 

이쪽은 그래도 정북향이 아니어서 눈이 녹아 그나마 다행이다.

 

 

북한산 위의 구름이 심상치 않다.

뭔가 올듯한 기세다.(↑)

 

 

산은 따라 다니면 길을 잘 모른다.

설사 따라 다녀도 풍경 좋은 곳에서 조망도 해보고 특이한 형상에는 관심을 갖아야 산세와 길을 알 수 있다.

그저 오르기만을 애 쓸것이 아니라 풍광을 즐기는 여유와 멋을 갖어야 산을 타는 산님이 아닌가 싶다.

속도를 내서 종주하는것도 나름 의미가 있지만 멈춰서 모든것을 가슴에 담는 일이 산에 오르는 뜻이 아닐까 싶다.

 

아내도 몇번을 오봉으로 올랐는데 여전히 긴가민가 한다.

그래서 누구를 데리고 앞서 선두로 나가 산행하면 하다못해 가고자 하는 방향과 길을 생각한다.

그래서 아내에게 앞장서라 하면 묘하게 안한다.

그러면서 길을 가르쳐 달라고 하니 아내이니까 갈켜는 주는데 매번 반복이다.

반복하다 보면 아는 날이 있겠쥐....

 

 

관악산 오봉중 사봉으로 오르는 경사길...(↓)

눈이 쌓이고 녹아서 매끄럽다.

오르는 것도 미끄러운데 내려오는 사람 오죽할까나.

3월말에 생각하지도 못한 복병이다.

아내가 아이젠을 두고 왔다.

 

월산은 아직까지 베낭에 넣고 다니지만 아무소리 하지 않았다.

내 아이젠을 채워주려다가 쉽게 오르면 아무런 기억이 없다.

어렵고 힘들어야 기억하고 준비할 것이다.

이런 것도 경험이다.

 

 

오봉 직전에서 바라본 학능선 국기봉(↓)

 

 

마지막 오봉 봉우리에서 바라본 오봉 능선길...(↓)

오봉 봉우리가 학능선 길과 만나는 합수머리 봉우리다.

 

 

가운데 봉우리가 오봉 마지막 봉우리...(↓)

왼쪽에 학능선 국기봉이 오이고 오른쪽이 오봉능선길이다.

 

 

바람이 덜 부는 적당한 장소에서 점심을 먹는다.(↓)

관악산 팔봉 북사면도 눈이 허옇다.

 

 

삿갓바위를 넝어오고...(↓)

머리에 거북이가 한마리 올라가는 형상...

 

 

삿갓바위 위쪽으로 올라와 연주대를 바라본 풍경...(↓)

 

 

 병풍바위로 가는 것은 좋은데 북쪽이라 바위에 눈이 있을듯 싶다.(↓)

연주암으로 내려가는 길도 북쪽이라 눈이 있지만 흙길이라 갈만하다.

 

 

예전에 깔닥고개 마루에서 파는 막걸리 한통이 5,000원 했다.(↓)

그런데 막걸리가 1,000원에서 1,200원으로 20% 올랐을때

5,000원 하던 막걸리 한통을 20% 올려 6,000원에 파는거다.

산아래에서 6,000원이면 다섯병을 살 수 있으니 막걸리는 필히 사들고 오시라.

참.... 관악산 광장 안 매점은 독점이라 막걸리 한통에 1,300원 하고 모든 것이 비싸다.

 

 

말바위로 가지 않고 옆구리를 돌아 자운암 능선으로 간다.(↓)

 

 

 자운암 능선의 빨래판 바위....(↓)

 

 

국기봉에 오르고 싶은 마음이 읎다.(↓)

돌아가자....

 

 

자운암 능선에서 바라본 오봉 능선(↓)

 

 

자운암 왕관바위 봉우리에서 왼쪽으로 내려가지 않고 자운암 사찰쪽으로 내려간다.(↓)

서울대2공학관 건물 바로 옆으로 올라온 길이 생기고 난 후 이쪽으로 올르고 내려가는 산객들이 많이 줄었다.

무수일인지 공학관 건물 옆길을 없애고 고개넘어 좀 떨어지 곳에 입구를 만들었다.

가만 생각하니 그쪽보다는 이길로 내려가는 것이 조금은 더 가까울듯 싶다.

 

 

가지가 길게 늘어진 소나무... (↓)

 

 

베어진 나무에 조각된 장승....(↓)

자운암 능선길은 몇군데가 된다.

저 장승 뒤쪽으로 오르면 바위길도 아주 쥐여준다.

관악산의 멋뜨어지고 풍경좋은 능선길을 소개한다 한다면서 폴더도 만들어 놓았는데

게으름때문에 제대로 손을 대지 못하고 있으니 폴더를 그냥 없애버리.....

 

아무튼 우리집 앞에 관악산이 있어 산행을 시작한 계기가 되었다.

언제나 변함없이 있는 산은 그자리에 있건만 사람이 한번 길을 터놓으면 금새 길을 넓어지고 파괴된다.

처음에는 없는길 개척해가며 산행했는데 만용을 부린듯 싶어 관악산에게 그저 미안타...

앞으로 있는 길만 다니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