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금요일에 일찍 귀가 했더니 아버지께서 간만에 가출?하셨다.
그래서 무료하게 앉아있는 아내에게 무심코 "산행" 이라고 한마디 했더니만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어! 이게 아닌데....
거래처에 갔다가 집방향 반대쪽의 사무실로 가면 퇴근시간이 어쩡쩡하여 집에서 한두가지 일처리하려고 귀가한것인데 그만 말실수가 되어 버렸다. 아내가 후다닥 베낭을 챙긴다. 그런 아내를 보고 감히 말장난이라고 할 수가있겠는가...
어차피 일요일은 예식장 가야 하니 일욜 오후에 일처리하기로 하고 아내와 함꼐 가까운 삼성산 둘레길로 들어선다.
남녘의 산과 들녘에는 봄기운이 사브작 사브작 피어오르겠지만 서울은 아직 감감 무소식이다.
그저 오후의 햇살이 봄을 채촉하는듯 길게 늘어지고 있을 뿐이다.
그런 봄햇살에 포근한 둘레길로 들어서니 나무계단 기슭에 어린 쑥이 고개를 쳐든다.
아~ 그렇구나....나의 봄은 쑥으로부터 오는구나.
아기손같이 새순을 돋아내는것을 보니 봄이 마냥 싱그럽기 그지없다.
지난 겨울이 유난히 추워 화사한 봄이 마음속 깊이 그렇게 간절하게 그리워나 보다.
여리고 여린 쑥이지만 아내가 여린순을 따낸다.
봄의 향기를 입안에 가득 품게 해준다고 한다.
콩나무 밥에 어린 쑥을 듬뿍 얹어 달래가 들어간 양념간장으로 비벼 먹으니 봄의 향연이 절로 나온다.
봄을 한대접 가득 먹고 누우니 나른하기 그지 없다.(⊙)
산장 아파트가 아랫 사진 도로 우측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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