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19일 토요일은 어머니 기일이다.
또한 일요일은 아내의 생일이기도 하다.
어머니께서 천상으로 가신날이 묘하게도 아들 양력 생일과 아내 음력 생일이 겹친날이었다. 아버지께서 어머니 기일을 음력으로 지내자는 말씀에 자연이 아내의 생일과 겹쳐지게 되었다.
아내 자신의 생일이자 어머니 기일인 하루 이틀 전부터 제사음식을 장만하기 분주하다. 설때 지짐이나 전은 미리 챙겨 냉장고에 넣어두었지만 그외 제사 음식은 새로이 마련해야 한다.
어제 저녁늦게 식혜를 끓인후 밤새도록 식혔다가 아침에 다시 끓여 낸 들통을 장독대로 옮겨준후 출근하는 바람에 조금 늦었다. 하늘에 계신 어머니는 커피와 식혜를 아주 좋아 하셨다. 또한 손자손녀들도 좋아해서 어머니께서 평소에 자주 해주셔고 그 덕분에 아내도 식혜를 곧잘하는 편이다.
돌아가신후 한 십년을 그렇게 하다보니 아내의 생일날은 어머니 제사음식으로 대략 때우는 것이 관례아닌 관례가 되었다. 외식이라도 한번 할라치면 이 많은 음식 어떻게 하려고 하느냐며 아내는 두손으로 극구 손사례를 친다.
어머니 돌아가시기전에는 그래도 비싼집이 아니더라도 조촐하게 하곤했는데 괜시리 나이 먹어감에 따라 아내가 작게만 보여진다. 일요일엔 뭔 이벤트를 해야 하기는 하겠는데 아내의 성깔로 미루어 보면 당췌 생각이 나질 않는다.
아내에게 봄에 맞는 화사한 등산 셔츠는 기본으로 머리에 장착하고 있지만 아내가 좋아 할만한 이벤트가 전혀 떠오르지 않는거다. 일단 등산용품 매장으로 천천히 나가며 머리를 굴려보는데 진짜 산뜻하게 생일선물을 해줄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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