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둘째날 일요일....
아내가 교회일 때문에 산행을 못간다고 한다.
몇몇 산님에게 기웃거리다가 시간이 맞지 않아 봇짐을 짊어메고 나홀로 산에 오른다.
관악산, 삼성산 대부분의 코스를 거의 탐방해서리 마땅히 갈곳이 생각나지 않는다.
이럴땐 바람이 부는대로 발길 닿는대로 그때그때 생각나는대로 그냥 가는것이 최상이다.
사실 이럴줄 알았다면 문학산이나 갈껄하는 후회가 없지는 않다.
그냥 발이 가자는대로 가보니 저기 삼성산 암벽봉우리가 눈에 들어온다.
그래.... 그리로 가볼까나...(↑)
삼성산 암벽봉우리는 관악산 제4야영장을 조금 지나 '우거지(友巨志)'라는 팻말이 있는 곳에서 우측으로 오르면된다. 아마 암벽봉우리를 가장 빨리 오르는 지름길이 아닌가 싶다. 이길은 많이 알려진 길은 아니다. 눈속에 약간 파묻힌 友巨志(우거지)라는 팻말이 있다.(↑)
해농약수터를 지나면 바로 갈림길이 있다.(↑,↓)
눈길이라 흔적이 뚜렸하지만 겨울이외에는 잘 구분해야한다.
우측으로 오르면 거북바위를 지나 암벽봉우리로 오를 수 있다.
물론 직진해서 가더라도 몇군데의 길이 있는데 눈이 길을 덮지 않았으면 맨 끝트머리 능선으로 붙자는 생각이 든다. 그래 그길도 진짜 산님들이 잘다니지 않는 길이지만 오랜만에 가보자쿠나...(↑)
우측길로 가면 바로 거북바위 직전으로 오른다.
그러나 그대로 직진해서 끝트머리 능선으로 오르면 거북바위 위쪽으로 오를 수 있다.(↑)
어렵쇼!!!???
눈길이 어기서 끊어진다.
저 움막에 산님들이 버글버글하다.
한참 신나게 놀고 있다.
관악산에는 저렇게 움막이나 겨울 바람을 피하기 위해 혹은 따가운 여름 햇살을 피하기 위해 온갖 것을 갖다 저렇게 설치한 곳이 많다.
여기까지 당도하기전에 능선으로 오르는 길이 뻔히 보였는데 올라간 발자욱이 하나도 없다.
아무도 가지 않은 눈밥을 헤치고 가려다가 눈밑은 낙엽밥이라 발목이상으로 빠질것 같아 스피츠도 갖고 오지 않아 이리로 왔건만 더이상의 눈길이 없다. 하긴 눈이 덮여 없는 길을 찾아 가는 산님들이 이상하다면 이상한것이겠지.... 다시 뒤로 빠쿠.....(↑)
오던길로 뒤로 돌아가 두번째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오르니 여기도 보지 못하던 움막이 또 있다.
산님들은 없지만 우죽죽순으로 생기는 움막들이 꼴불견이다.
이런 움막을 해 놓고 술과 안주를 파는 곳이 몇군데 있다.
그런 곳을 어떻게 알고 찾아다니는 사람도 신기하기만하다.
산속에 무허가 까폐?를 차려 놓고 한판 걸지게 노는 곳을 단속하기란 진짜 힘들겠다.(↑)
바람이 그다지 불지 않는다.
진짜 겨울에 산행하기 좋은 날씨다.
관악산 속살이 다 보인다.(↑)
거북바위 직전이다.
거북바위에서 내려가다 보면 저 바위가 보인다.
대부분의 산님들은 저 바위앞에서 좌측으로 내려가 해농약수터쪽으로 가지만 나는 저 바위 뒤편의 능선으로 오른거다. 그러니까 언듯보면 저바위 뒤편으로 길이 없어 보여 길따라 그냥 좌측으로 꺽어 내려간다.
산행은 새로운 길을 찾아 산행하는 것이 산행의 재미중 하나일 것이다.
없는 길을 일부러 만들 필요는 없지만 기존길들이 저렇게 숨어 있어 저런 길을 찾는 재미도 쏠쏠한거다.(↑)
암벽 봉우리....
저 암벽 봉우리로 오르는 길이.
1. 칼바위에서 오는길.
2. 삼막사에서 오는길
3. 삼성산 정상석에서 오는길
4. 초소능선에서 오는길
5. 열녀암에서 오는길
6. 바로 건너편 제3말바위로 오는길
7. 끝트머리에서 오는길
8. 계곡길 두어곳에서 오는길
9. 그리고 이날 오른길
10. 몇군데 더 있지만 지명이 생각나지 않는다. (↑)
거북바위로 오르기 위해서는 암벽 밑으로 올라야 하는데 거북바위 위쪽에서 여성산님의 간들어지는 웃음소리가 들린다. 한두명이 아닌듯 싶다. 그런 시끄러운 소리에 오를까 말까 망설여진다...(↑)
그냥 우회하여 오르니 몇 명의 산님들이 거북바위 위에서 잘 놀고 있다.(↑)
이 능선으로 오르면 이곳 명당자리에서 먹거리를 푼다.
햇살이 은은하게 빛춰주고 바람도 잔잔하니 점심하기엔 아주 좋은 자리다.
여기서 팔봉을 바라보니 팔봉 능선이 시원하게 한눈에 들어 온다.
사진 우측 삐죽 솟아난 봉우리가 연꽃바위다. (↑)
거북바위에서 내려갈 생각이 없는 산님들....
거센 겨울 칼바람이 불어야 냉큼 내려올것인데 햇살이 따뜻하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열심히 놀고있다.(↑)
거북바위쪽으로 오르기전에 오던 길로 뒤돌아 왔을때 우측 능선으로 오르려고 그쪽으로 갔던거다.
사진에서 보는 우측 능선이 그만큼 산님들이 잘 찾지 않는 능선길이다.
여름엔 훌러덩 벗고 있어도 괜찮은 곳이다. ㅋ... ^_* (↑)
컵라면에 쇠주 한잔 하니 아리딸딸하다.
아내없이 홀로 산행하니 괜시리 옆구리가 시럽다.
커피한잔 하고 코노랫 흥얼거리며 그냥 또 발길따라 바람따라 흘러간다.(↑)
국기봉쪽으로 널널하게 가다가 베낭 색깔이 눈에 익어 시선을 돌려본다.
음.... 가만... 가만....
아니... 이게 누구신가!!!!
여봇슈...
거기서 뭐하슈?
산그림자님 아니신가...
바람이 부는대로 왔더니만 산그림자님이 쇠주한잔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나와 있던 자리에서 불과 100미터도 안떨어진 곳에서 말이다.
어쩐지....(↑)
열녀암 능선길로 내려와 당연히 쇠주 한잔....
파적삼아 오른 새해 두번째 산행에 뜻하지 않게 산그림자님을 조우했다.
예전에 산에서 우연히 심심찮게 조우했는데 올해의 산행도 그렇게 우연히 만나는 기쁨을 많이 앉겨주는 산행이 될 듯 싶다. (↑)
'산행이야기 > 산행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눈이 되어 구름산을 오르다.(110111) (0) | 2011.01.11 |
---|---|
팔당역-예봉산정상-운길산역(110108) (0) | 2011.01.09 |
신묘년 새해 첫날 일출산행(110101) (0) | 2011.01.03 |
태고의 하얀색이 雪山으로 왔다.(101228) (0) | 2010.12.29 |
한해를 갈무리한 송년산행(101226) (0) | 2010.12.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