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이야기/산행일기

태고의 하얀색이 雪山으로 왔다.(101228)

越山 2010. 12. 29. 12:31

 

 

2011년 신묘년 토끼띠,

올해보다 더 희망찬 새해를 기원합니다. ^_^

 

 


 

 

월요일 저녁 또 다른 송년회....

적당히 술을 마시고 집으로 귀가하는데 눈자락이 눈앞에 어스렁거린다.

일기예보대로 눈이 올 모양이다.

 

 

아침에 일어나니 온 세상이 하얗다. ^________________^

출근이고 뭐고 설산이나 올라가야 쓰겠다.

 

 

언능 집안과 집앞의 골목 그리고 이면도로의 눈을 치우고 나니 등줄기에 땀이 흐른다.

삽자루와 비짜루질을 하도 하다보니 안쓰던 손아귀 근육을 써니 그런지 아침 젓가락질이 잘 되지 않을 정도다. 그러거나 말거나 밥 몇 술 뜨고 허저프에게 문자를 보냈더니 산에 가잔다. 설산으로 가자....^__^ (↑)

 

 

삼성산 광장 아파트 앞에서 씨그먼 아스팔트를 보다가 갑자기 눈덮인 하얀 산이 눈에 꽉차게 들어온다. 

하얗 세상.... 별천지에 온 느낌이다.

머리 속이 하얗다. 아무 생각이 없다.

그렇게 바라고 바라던 하얀 설국이 눈앞에 펼쳐지니 그야말로 온마음이 하얗게 물든다.(↑)

 

 

자연의 온갖 색이 사라진듯 마치 흑백사진 같다.

하얗게 시간이 멈춘 그 태고의 시간대에 들어선듯하다.

 

 

그런 태고의 하얗 시간의 길옆에 서 있는 허저프...(↓)

 

 

밤새 내린 눈을 나무들이 온몸으로 고히 간직한 것인지 하얗 눈송이가 가느닿란 가지에 살포시 내려 앉은 것인지 구분이 아니된다.

 

 

저 친구는 가다가 멈추기를 몇 차례....

그 옛날 태고의 시간과 마주쳤는지 무엇을 쳐다보면 골똘히 생각하는 것인가...(↑)

 

 

호압사 뒤편으로 올랐다.(↓)

햐얀 설국에 운치넘치는 하얗 연무가 산허리를 감쌓다.

 

 

(↓)그런 하얗 연무가 나무와 나무사이 눈덮인 수목사이를 서서히 스며드니 겨울연가가 따로 없는듯하다.

무엇으로 하얀 세상을 노래한들 표현이 되겠는가....

그저 아~ 하는 하얗 느낌 뿐이로다.

 

 

출근을 뒤로 팽겨치고 설산으로 오르니 일때문에 공장에서 전화가 왔다.

ㅋㅋ....

차라리 산에 오르기전에 집에서 메일을 넣어줄것을....

마침 데이터가 외장하드에 있으니 어쩌랴...

여기서 허저프와 헤어진다.

허저프는 장군봉으로 오르고 나는 삼성산 성지 아랫쪽으로 내려가 일단 집으로 들어가기로 한다.(↑)

 

 

바로 성지쪽으로 내려가는 것보다 장군봉 옆구리로 해서 가보자.

눈이 내린 설산 풍경을 보기 위해 그런대로 산님들이 많다.

초입 오를떄는 더워서 땀을 한참 흘렸는데 그때보다 지금이 온도가 더 내려간듯하다.(↑)

 

하얀 눈길에 도취되어 눈길에 난 흔적을 따라가다보니 방향을 잃어버렸다.(↓)

이런 짧은 산길에서 방향을 잃어버리다니.....

연무가 끼고 온통 하얗다 보니 갑자기 분간이 아니된다.

이러니 좀더 깊은 산에서 길을 잃어버리면 그야말로 클날 일이다.

 

 

이 옆구리 길은 바위와 돌무더기가 있는 길이다.

산님들이 눈이 덮어 있다보니 그냥 편한쪽으로 오르다가 내려가고 또 오르다가 내려가고 하다보니 새로운 눈길이 된거다. 그런 눈길을 생각없이 몇차례 따라 오르고 내려가다보니 어디쯤인지 당췌 알수가 없다.(↑)

 

 

물론 무조건 아랫쪽으로 내려가면 되겠지만 대략 어디쯤인지를 생각해본다.(↑)

 

 

어느새 내 앞에는 발자욱이 없어졌다.

그저 나만 따라오는 것은 내 발자욱 뿐.....

일때문에 조급증이 난다.

이럴수록 침착하자....(↑)

 

 

이런... 이런....

여기가 송암약수터 부근이다.

ㅋㅋㅋ.....

하긴 장군봉 아랫쪽 옆구리를 쭈욱 타고 온거나 다름없다.

칼바위 아랫쪽 방향으로 틀어서니 산님들의 이야기소리가 들린다.(↑)

 

 

지금까지는 산님들이 많이 다니지 않는 눈길이라 그런대로 왔지만 이제는 아이젠을 착용해야겠다.

 

참.... 휠라스포트에서 크리스마스카드와 저 베낭이 선물로 왔다.

그러고보니 휠라스포트하고 함께 하는 시간이 몇 칠 남지 않았다.

 

휠라스포트와 조인스 관계자 및 담당자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부족하고 미흡했던 지난 날들을 돌이켜 보면 미안하기도 하다.

어짜튼 휠라스포트와 조인스 담당자분들께 다시한번 감사드리며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꾸벅~ (↑)

 

 

어차피 좀 늦었다.

공장에 전화해 놓고 따끈한 커피 한잔 마신다.

 

하얀 눈이 내려 앉은 사이로 겨울 안개가 칼바위를 살짝 가린다.(↑)

 

 

칼바위 초입 갈래길....

그래도 칼바위쪽으로 산님들이 올라간 흔적이 많다.(↑)

 

 

설산을 내려가고 싶은 마음이 없다.

그냥 무작정 이 눈길을 걷고 싶은 마음뿐이다. 

 

 

하얀 설산이 출근을 저지하게 만들고 설산을 오르겠끔 월산을 꼬드긴 하늘에게도 고맙다.

많은 눈으로 경제활동에 지장이 초래된 분들에게는 미안한 말씀이지만 오랜만에 설산에서 하얗 세상을 바라보는 느낌이 좋다. 내년 토끼띠 해에는 토끼처럼 깡충깡충 모든 것을 뛰어넘고 최선을 다하는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모든 누리꾼들의 댁내에  새해 복 만땅으로 가득 차시길 바라고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