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토요일 열대야가 연일 지속되는 날 진위천 백봉리에서 월척 한 수 했지만 찜통더위에 끈적끈적한 밤을 새우고 났더니만 피곤함이 말이 아니었다.. 비록 하룻밤이지만 세월 앞에서 나이는 속이지 못하는 것 같다. 하여 주말에 낚시가려는 맘이 푹푹찌는 가마솥더위에 발이 떨어지지 않고 에어콘 바람 아래에서 뒹굴고 있다.
션한 곳에 있다가 숨이 턱턱 막히는 밖으로 나가기가 쉽지 않다. 점심때가 다되었고 하니 옥수수 냉콩국수나 해서 마눌님과 함께 먹으련다. 더워지기 시작하는 시기가 되면 매일 저녁에 퇴근한 후 아내가 콩국수를 해준다.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 콩국수를 점심메뉴로 오늘은 내가 조리해서 마눌님과 함께 먹기로 한다.
침고로 우리집 콩국수는 콩가루로 푼 콩국수가 아니요 시장에서 파는 콩물로 하는 것이 아니다. 콩을 푹 삶아 믹서로 갈아 약간의 물을 탄 걸죽한 콩국물이다. 이걸 김치냉장고에 넣어두면 서거서걱하게 얇게 언다. 완죤 비건 식풍이다. 겨울철에 먹는 냉면은 육수에 고기가 들어가지만 여름에 먹는 콩국수는 동물성 기름이 하나도 없는 오로지 식물성 단백질이다.
칼쿡수 2인분을 끊는 물에 넣고....
찐옥수수 알갱이도 한주먹 정도 넣는다.
약간의 찬물을 준비했다가....
솥에서 칼국수 거품이 일어나면 끓는 물에 찬물에 넣으면 거품이 가라앉고 잠시후에 다시 끊어 오른다.. 이유는 면빨의 쫄깃함을 만들기 위함이다. 한 두어번 정도 하면 좋다.
그렇게 삻아낸 옥수수와 칼국수를 찬물에 행군다. 얼음에 행구면 좋지만 면빨 차이가 크지 않은듯 싶다. 그냥 언능 수돗물에 행구면서 면의 뜨듯함이 없도록 다소 빨아?준다.
반씩 큰대접에 나누고....
김치냉장고에서 냉 콩국물을 꺼내고...
주걱으로 두국자 반정도을 퍼 대접에 담는다.
그리고 젓가락으로 서걱서걱한 냉 콩물과 칼국수를 섞는다. 이러다 보면 조금씩 녹는다. 순순한 물이 얼마들어가지 않아 국물같이 줄줄 흘러내지지 않는다.
젓가락으로 칼국수를 건져 먹고난후 껄축한 콩물 속에 있는 옥수수와 함께 숟가락으로 떠 먹으면 알알히 터지는 옥수수의 맛도 별미다. 콩물이 거의 다 녹아도 마치 요구르트처럼 걸축한 콩물은 더위를 한꺼풀 벗겨내기 좋은 메뉴가 아닌가 싶다. 얼음을 몇 알 넣어 먹어도 좋지만 김치냉장고에 있던 콩물의 냉기는 마지막 숟가락질 할때까지 머금고 있어 굳이 얼음을 넣어 콩물을 희석시키지 않는도 된다.
예날에는 이콩물을 맷돌로 갈았다. 맷돌로 간 콩과 믹서기로 간 콩물 맛은... 사실 좀 다르다. 그러나 매일 먹으려면 믹서기로 가는 수 밖에 없다. 믹서기로 간 콩물에 물을 많이 섞지 마시라. 그러면 콩의 고소한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괜시리 물배만 채운다. 약간의 물을 타고 걸축하게 만들면 고소하고 담백하여 한끼 식사로도 든든하다.
한여름철이 지나가고 귀뚜라미 소리가 요란한 가을철이 오면 우리집은 냉면의 계절로 돌아간다. 월남가족이라 이북에서는 한겨울에 이불 뒤집어 쓰고 먹는 것이 냉면이란다. 육수에 고기도 듬뿍 넣고 그때마다 넣는 과일은 다르지만 이것도 여름철 뺴고 나머지 계절에 자주 먹는 우리집 냉면이다.
여름철 보양식은 한번에 먹는것 보다 꾸준히 조금씩 자주 먹는 것이 좋지 않나 싶다. 가마솥 더위에 입맛이 사라지지만 시원한 냉 콩국수는 입맛을 돋게 만든다. 하여 나름 콩국수가 어쩌면 나의 여름철 보양식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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