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이야기/주절주절

끊어버리자니.... 어찌해야 할꼬...

越山 2025. 1. 11. 09:55

년말쯤인가 동네 편의점에서 에쎄아이스 5밀리를 사려고 했더니만 다 떨어졌단다. 하여 일보러 가는 길에 있는 편의점도  마찬가지다. 약속 장소인 양재동 어느 뒷골목 편의점에서 겨우 한갑을 구했다. 이때까지 아무런 눈치를 채지 못했다.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올해 들어서 더더욱 구하기가 어려워진 담배.... 년초에 마포 어느 매점 쥔장 하는 말이 에세아이스 5밀리는 단종되었다고 한다.  단종? 아니 왜 갑자기........ 아~ 그렇쿠나.. 어쩐지...

그랬다. 담배 파는 어느곳을 가든 에쎄 아이스 5밀리가 꼿여 있는 칸은 텅텅 비어 있었다. 미련하게 눈치 채지 못하고 그저 공급이 왜 이리 늦어지나고만 생각했었다. 그래서 머리를  굴렸다. 사람이 많이 북적되는 길목보다 뒷골목의 한적한 담배가게를 찾는거다. 그래더니 몇 갑을 구할 수가 있었다. ㅎㅎ..

일을 보러 다니면서 담배가 있을만한 편의점 및 가게를 일부러 찾으려고 이골목 저골목 쑤시며 발품을 팔고 그렇게 구한 담배가 오늘까지 남은 것이 7갑이다. 멘솔(에쎄 아이스)을 처음 피우던 그때의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감기에 걸려 기침을 좀 심하게 하는통에 몇 칠 담배를 피우지 못했다. 업자와 약속장소에서 만났는데 그업자가 담배를 맛나게 피우며 자기 담배를 권하는거다. 한모금 빠니 목구녕이 환하다. 어라~ 기침이 없다. ??? 기침이 낫나?.... 하여 그때까지 피워왔던 담배에서 에쎄 아이스5밀리로 갈아타고 지금까지 20여년을 핀 담배였다.

몇 칠동안 많은 생각을 했다. 이렇게 까지해서 담배를 피워야 하나. 담배를 진짜 끊어? 그러다가 작심삼일인데.... 하긴 아내가  뺄래해준 옷을 입고 집을 나갔다가 집에 오면 옷에 담배냄새가 찌들어 아내에게 숫한 잔소리 듣고..... 커피 한잔 할때마다 담배 한 갯피를 피워야 커피 마신 맛이 나고 식후에는 더더욱 담배가 땡기는 습관은 어찌할 수가 없다. 마눌님이 차에 타면 무서워 담배를 꾹 참는데 홀로 운전하면 맘대로 피워댄다. 그리곤 차안에 냄새 제거제를 뿌린다. 산행시 땀을 흠뻑 뺴고 나면 담배가 그렇게 땡기는거다. 그래서 힘든 노동하는 근로자가 잠시 쉬며 담배 한대 때우는 모습이 아주 맛나게 보인다. 손주들이 온다는 소식에 담배 냄새날까봐 칫솔질하고 옷도 다 털어 냄새를 제거하는 일도 이제는 다반사다. 또한 낚시가면 삼매경에 빠져 밤낚시에 담배 두 갑이상 때우니 중독도 이런 중독이 없다. 

[단독] KT&G, 에쎄·보헴시가·레종 라인 5종 ‘단종 수순’ - 마이데일리 (mydaily.co.kr)

 

[단독] KT&G, 에쎄·보헴시가·레종 라인 5종 ‘단종 수순’

KT&G의 일부 담배가 발주 중단에 들어갔다. /KT&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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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어 버리자고 생각하니 벼라별 생각과 아쉬움이 가득하다. 어찌해야 할꼬.... KT&G에서 단종했으니 어쩌면 하늘이 도운 일일 수도 있다. 홀로 끊는 의지가 박약하다 보니 KT&G의 담배 운영 방침이 바뀌는 이때가 찬스이자 기회가 아니가 싶기도 하다.  이제는 더 구할 수도 없는 에쎄 아이스 5밀리에 대한 괜한 불안감이 몰려오고 괜시런 걱정꺼리로 머리가 복잡하다. 몇 번 끊어 버리려고 했었지만 끊자고 생각하면 할수록 담배가 더 땡겨 결국 다시 피우고 만 담배.... 뜻하지 않은 담배와의 전쟁... 결국 자신과의 싸움이지만 지금까지 살면서 내자신을 이겨본 적이 없다. 설전에 슬기로운 방법으로 매듭을 짓어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