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젊음을 엮어서~ ♩ 뿡짝 ♪ 뿡작 ♬....
공장 앞 스피커에서 노래가락이 아침안개를 뚫고 한참을 흘러나온다.
노래가 중단되더니 "아~아~ 알려드립니다." 하는 멘트가 나오는거다
동네 이장이 뭔 공지사항을 동네주민들에게 알리려는 모양이다.
그러고 보니 동네이장이 마이크로 공지사항을 알리는 스피커 소리를 참 오랜만에 듣는듯하다.
새마을 운동이 한참이던 시절에 이른 오전 새벽쯤 새마을 노래가 흘러 나왔다. 밤낚시를 하다보면 여명이 틀 무렵쯤 그러니까 초가집 굴뚝에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기 시작하면서 시골 이동네 저마을에서 새마을 노래가 스피커를 통해 흘러 나온 그시절이 생각나는거다.
골짜기에서 고히 잠든 자욱한 안개가 스프커에서 흘러 나오는 새마을 노래에 잠이 깬듯 놀라 산등성이를 타고 슬며시 달아나고 저수지 물안개는 더욱 시야를 가리며 자욱하게 피어 오르는 그때의 그시절이 문득 머릿속을 스쳐간다.
"동네주민 여러분께 알려드립니다. 년말을 맞이하여 동네 송년모임과 임시회의를 하고자 하오니 마을회관으로 오후6시30분까지 모여주시기 바랍니다. 아~아~ 다시한번 알려 드립니다.~ 년말을 맞이....... "
동네주민들이 모여 송년회를 갖는 이동네는 광명시 가학동이다.
아직도 농촌풍경이 나름 남아있는 이곳도 아파트 개발로 몇 년안에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는 곳이다.
아파트가 들어서면 스프커에서 흘러나오는 정감어린 정취는 흔적없이 사라지고 허연 콘크리트만 뻘춤하게 서 있겠지.... 그러기에 한해를 보내는 동네 송년모임이 아쉽기도하고 간절하리라.
이동네에 태어나서 지금까지 살아온 동네 토박이 분들의 송년모임은 그런대로 뜻이 있으리.
그러나 년말 송년이라고 매일 얼굴을 맞대고 살면서도 그냥 술한잔 마시려는 그뜻에 술독에 빠져 허우적 거리는 송년모임은 좀 그렇지 않나 싶다. 안나가면 뭐라하고 나가면 아니 마실수도 없고 좌우지간 고역이다.
하긴 나두 12월에 들어 송년모임, 망년회라고 하여 잦은 술자리를 갖다보니 술기운이 항상 몸에서 맴돈다.
지난 일요일 조블산악회 계양산 산행도 전날 술독에 푹 빠져 일욜일 오전까지 이불속에 널부러져 있었다.
토요일 수리산 산행을 마치고 약속시간에 맞추어 모임장소에 나갔지만 산행으로 기운이 주욱 빠진 빈속에 소주, 맥주, 양주로 몸을 채워 넣었으니 탈이 아니 나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거다. 당연히 일욜 아침에 비몽사몽.... ㅎㅎ.....
술자리에 합석하면 적당히 마시면 될 일을 몇 잔만 들어가면 술이 나를 마시듯 퍼 올린다.
아내의 잔소리도 있지만 건강을 위해 이제부터 술마시는 습관을 뜯어 고쳐야겠다.
예전에는 뭔일이 있으면 술을 입에 대지도 않고 잘도 참고 일이 끝내고 마무리되면 적당히 마시곤했는데
이제는 술의 노예가 된 것 같다. 노예 근성을 뿌리뽑지 않으면 산에 무한정 오르더라도 무슨 의미가 있는지.... 스프커에서 흘러 나오는 이장님의 공지사항을 꼽씹어 보니 송년모임도 나름대로 뜻있게 보내는 것이 마지막 한해를 갈무리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송년모임 핑계에 무턱대고 술에 이끌려 술의 노예가 되어 간장을 녹이지 말고 술의 노예가 되지 않도록 애간장을 좀 태우자.
근래들어 매일 저녁 酒時에 사이비 酒님을 모신 댓가를 톡톡히 치루는듯 싶다.
회개하고 반성하오니 하늘에 계신 주님이여~
저의 무거운 짐을 주님 앞에 내려 놓으니 酒님을 대적하여 승리케 하소서... 아멘!!! (⊙)
메리 쿠리스마스~ ^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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