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이야기/엉뚱잡썰

윤석열 당선인의 집무실 이전 유감

越山 2022. 3. 20. 15:52

오늘 윤석열 당선인이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으로 이전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5월10일 청와대를 국민에게 돌려주고 새 용산 집무실에서 근무를 시작하겠다는 계획이다.  새로운 집무실이 늘 국민과 소통하면서 국민의 뜻을 제대로 받드는 집무실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는듯 공간이 그 업무와 일을 좌우한다는 말까지 밝히며 구체적인 구상도 소개했다. 

 

폐쇄적이고 제왕적인 청와대를 벗어나 새로운 환경에서 국민과 소통하여 국민의 뜻을 바로 바로 받들겠다는 의지는 존중하나 시국이 시국이만큼 너무 성급한 것이 아닌가 싶다. 국가 경영과 안보를 위한 시스템이전 설치 비용 뺴고(당선인은 이비용을 논하지 않았다) 이전비가 대략 500억원이라 한다.

 

민주당은 시스템 이전, 설치 비용을 1조원을 주장하고 국민의힘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너무 나간 것 같다고 했다. 대통령 집무실을 이전할 경우 소요되는 비용을 두고 여야의 계산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앞으로 논쟁이 될 것이 확실하고 지방선거에 아마도 영향을 줄듯 싶다. 민주당은 이고삐를 늦추지 않고 호재로 삼아 맹공을 펼것으로 짐작된다.

 

윤석열 당선인 첫행보인 집무실 이전문제는 자칫 블랙홀이 될 수 있다. 아무리 공약이라지만 첫일성이 국민과의 소통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성급하고 조급하게 논쟁을 왜 만들까하는 의문이 든다. 거대의석수 민주당과 협치하여 국정을 잘 이끌겠다고 했지만 윤석열 당선인의 집무실 용산이전 포석은 협치에 균열을 만드는 포석이 아닌가 싶다. 

 

대통령에 당선되니 하고 싶은 일들이 눈앞에 즐비할거다. 모든 것이 자신감이 넘치고 의지가 솟구칠거다. 아무리 국민과의 소통이 중요하고 한번 들어가면 못나온다는 청와대가 싫어 절대 안들어간다는 윤석열 당선인은 작금의 시국에서 첫우선순위가 집무실 이전이라는 것은 유감이다.

 

울진 산불 피해 가구수가 219가구다. 산불피해자 및 이재민는 삶의 터전을 잃고 정부의 지원을 조속히 바라고 있지만 전파 또는 유실의 경우에는 1,600만원, 반파인 경우에는 800만원, 세입자인 경우에는 최대 600만원 범위 내 보증금 또는 6개월의 임대료를 지원하는 모양이다. 특별재난지역이라 그나마 이정도의 금액이 지원되지만 1,600만원으로 뭔 집을 짓겠는가. 겨우 외양간을 짓는 금액을 지원하고 안정적 주거공간을 논할 수 있는가 말이다. 과거에도 보면 강원도 산불 피해자들의 터전이 몇 년씩 걸렸다. 

[대통령실 용산 이전] 윤 당선인 "용산으로 이전 신속 추진" (서울=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회견장에서 대통령실 용산 이전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3.20 [국회사진기자단] uwg806@yna.co.kr ---- <연합뉴스 캐쳡>

국민과 화합, 소통, 통합하려면 대통령 집무실이전 보다 이문제를 먼저 거론했어야 마땅했다. 또한 코로나때문에 엉망진창인 된 국민의 삶을 위한 첫 일성이 필요한데 윤석열 당선인은 자신이 일할 환경 탓만 하고 있으니 논쟁꺼리가 아닐 수 없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으로 원자재 가격이 널뛰고 민생에 지대한 영향이 가중되고 있는데 이전 비용 500억원이 작은 금액인가. 위정자가 되면 국민 혈세 몇 백억원 정도는 껌값정도로 아니 정치인이라는 직업이 좋기는 좋다. 아마도 대기업 경제인이 이런 일로 집무실을 바꾼다면 여야정치인 몽땅 벌떼같이 달려들어 온갖 말로 배설했을것이다.

 

모든 것을 다 갖추어 놓고 소통하겠다는 발상보다는 다소 이전을 늦추더러도 급한 불은 꺼놓고 몇 개월 후 혹은 일년정도 늦춰도 국민과의 소통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제왕적 대통령은 제도와 장소, 환경이 때문이 아니다. 대통령 본인 의지만 있으면 되는 사례가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을 보면 된다. 물론 극한적인 비유이나 대통령 본인, 사람자체가 문제라는거다. 소통할 의지와 능력이 있으면 장소가 문제인가 환경이 문제인가? 

 

역대 어느 정권에서는 기자들이 대통령 비서실을 임의로 들락거렸고 혹은 어느 정권은 비서실 출입을 통제하기도 했다. 춘추관에 기자실이 있지만 대통령이 찾는 기회는 많지 않았다. 거리가 있어 가기가 귀찮고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소통 의지만 있다면 장애가 안된다. 집무실 환경때문에 국민과 소통을 가로막는 것이 결코 아니다. 대통령 본인의 의지만 있으면 얼마든지 가능하건만 시급한 민생보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이 급하다면 일개 시민이 힘이 있겠나. 은근히 제왕적 대통령의 모습이 엿보이는 장면이다. 이걸 윤석열 당선인과 그 측근들은 모른다. 불과 1%도 안되는 승리에 도취되어 이정도니 10%정도 차이가 났으면 기고만장했으리라.

 

설사 당선인 입장에서 보는 관점이 다르고 시각이 다르다 해도 그렇다. 소통 환경과 구조를 탓하니 얼마나 대단하고 훌륭한 소통을 할련지 모르겠지만 첫단추를 잘 끼우고 거대의석과 협치를 통한 민생안정이 이루어져야 소통도 제대로 이루어진다고 본다. 민생이 아우성인데 국민 앞에 나타나봐야 욕밖에 들을 것이 없다. 

 

그렇다고 일이 안되면 주구장창 거대의석수 탓만 할건가 말이다. 소통(疏通)은 물 흐르듯이 매우 순조롭게 해야지 막혀다고 무조건 허물고 쑤시고 뚫는 것은 통고다. 오늘의 윤석열 당선인의 집무실 이전 발표는 민생을 뒤로두고 소통을 가장한 일방적인 통보라는 느낌은 나만의 느낌이 아닐듯 싶다. 그래서 유감이고 문정권과 색다른 버전일 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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