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이야기/낚시일기

강화도 망월수로

越山 2021. 9. 25. 21:48

추석연휴 9월18일 토요일에 아버지를 모시고 강화도 망월수로로 향했다. 아랫지역으로 가려다가 한가위 연휴 교통량 증가로 평택호 가는길이 2시간 이상 걸리는듯 하여 방향을 강화도로 돌렸다. 강화도는 진짜 오랜만에 가는 낚시인지라 내비에 길을 맡기고 가다보니 망월수로에 그대로 도착했다. 강화대교 넘어 낚시점에서 미끼를 사려했지만 새로 생긴 도로따라 오다보니 낚시점이 한군데도 없는거다. 낚시하는 분에게 물어보니 강화읍쪽으로 나가야 한다니 왕복 한시간을 걸리겠다. 어쩌랴 갔다와야쥥...

도로쪽으로 나와 좌회전하여 오던 길로 가려는데 뭔가 눈에 띈다. 벽면에 쓰인 낚시가게... 아까 오면서 보질 못했는데... 어짜튼 반갑다. 일반매점인데 몇 가지 곡물 미끼와 구르텐, 지렁이를 판다. 쥔장에게 간판을 눈에 확 뜨게하고 이것 저것 갖다 놓으면 아마도 잘 팔릴거야 조언해주고 언능 수로로 왔다.

강화도에서 낚시한지가 아마 20년 전쯤 될 것 같다. 그전에는 자주는 아니더라도 대략 각 수로 및 저수지의 조황을 아는 낚시점에 묻고 왔는데 이날은 아무런 정보도 없이 무작정 왔다. 아랫지역으로 가려다가 연휴 교통량이 점차 늘어나 정체될 것 같아 방향을 강화도로 틀다보니 짧은대도 못갖고 왔다. 맨 오른쪽 비상용 12대 1대가 가장 짧은대고 맨 왼쪽 대가 22대다 나머지는 그보다 더 길다.  20대 이하가 좋은듯 한지만 이날은 아버지께 바람이나 쏘여줄겸해서 나왔으니 큰기대는 버려야겠다.

아버지도 3대를 펼치셨다. 연세가 90세 인지라 눈이 예전만큼 밝지 못하시다. 어릴적 대나무 빗자루 일부를 면도칼로 살짝 짜른 대를 수수깡에 꼽아 찌를 만들어 사용했다. 어머니 메니큐어를 이용하여 찌목을 구분하게 만들고 방수로 에나멜을 칠했던 기억이 난다.  두바늘에 쌀알 반만큼씩 매달아 1칸반 대낚을 던지면 바로 입질... 그냥 채면 두마리씩 잡아내시던 아버지였다. 그떈 붕어자원이 풍부했던 시절이었고 긴대를 쓸 필요를 느끼지 못한 시절이었다. 왜냐하면 대나무 낚시대라 길면 무게가 제법 나가기 떄문이었다. 받침대도 대나무였다. 파라솔은 우산을 대나무 받침대에 일반 끈으로 묶어 사용했던 시절이었다.

 

낚시터도 김포공항 철조망 옆으로 수로가 길게 있었다. 일명 "개화리수로"였다. 지금 9호선 개화역 앞 개천?이 그떄의 개화리 수로인듯 싶다. 그떄보다 훨 좁아졌다. 한강에서 물을 퍼올려기 떄문에 온갖 민물고기들이 많았다. 당시 공항버스 129번을 타면 갈 수 있는 개화리 수로이기에 어머니가 싸준 도시락과 낚시점에서 지렁이 한통 사가면 낚시대 한대로 손구락만한 혹은 손바닥 반만한 붕어들 몇 십마리씩 잡곤했다. 그러다가 간혹 뼘치 한마리 낚으면 그날은 떙잡은거다.

 

중학교때 비로서 글라스대를 접했다.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글라스대지만 35대가 지금의 50대보다도 더 무겁다. 외래종떄문에 피라미, 송사리 등 기타 작은 민물고기를 보기 어렵지만 그때는 물만 있으면 온갖 민물고기 어종이 다양했던 시절이다. 현재는 베스같은 외래종때문에 붕어자원이 빈약하고 있다하더라도 붕어의 조심성이 많고 환경이 변하다보니 입질을 그만큼 받지 못한다. 그러다 보니 대물낚시쪽으로 낚시하게되고 또 그러다 보니 낚시대를 십여대씩 펼쳐 낚시하게된 이유이기도 한듯하다.

 

아무튼 망월수로에 왔지만 낚시대를 펼치면서 그런 생각을 해보았다. 짧은대로 승부를 봐야할듯한 느낌인데 죄다 다 긴대라 있는 장비로 최대한 이용하기로 한다.

아버지 낚시대에 찌불을 달아주다가 36대가 찌몸통까지 올라온 것을 보고 냅다 내자리로 뛰어왔지만 늦었다. 다시 미끼를 달아 던져주고 아버지께 가려고 하는데 뭔가 이상하다. 12대가 없는거다. 어라~ 오데로 간거야? 12대를 수초옆에 던져 놓았는데 행방불명이다. 딸기 구르텐과 신장떡밥 짝밥을 달아 논 낚시대가 실종되었다. 오리무중.... 뒷받침대가 미끄럼방지 한켠이 부러진 것을 사용했는데 이것 또한 오다가 낚시점에서 구입하려고 했다가 못산거다. 뚝방에 올라가 보니 찌불을 매단채 수로 한복판에 있다가 다시 물속으로 들어가기를  몇번 반복... 릴대를 꺼내 던질려고 보니 그때부터 안보인다. 포기... ㅠㅠ...

텐트를 치고 아버지와 야식겸 쇠주한잔 한다. 낚시대는 다걷어 놓고 한숨 푹자고 새벽시간대를 노려 보기로 한다.

밤12시가 다 되었는데 입질구경조차 못했다. 밑밥만 계속 열심히 갈아주다가 지쳤다.

한가위가 몇 칠남지 않아 그런지 물에 비친 달님도 밝다. 예전 낚시할때 어느 낚시꾼이 보름달보다 달빛이 어두운 그믇에 잘 잡히다는 말이 문득 생각난다. 밝든 어둡든 낚여만 다오.

찌는 여전히 말뚝이지만 동이 서서히 트기 시작한다.

좌측 갈대밭 앞에 던진 22대의 찌가 2마디 움찔한다. 그대로 있다가 한마디 더 올려준다. 챈다. 제법 용을 쓰며 얼굴을 내밀지 않는다. 덩어리인가 하는 생각에 기분이 들떠지만 8치붕어다. 망월수로 8치 붕어가 덩어리 비슷무리하게 제법 힘을 쓴다.

이후...두어시간 지나 붕애 한마리 추가..

또 한시간 가량 지나 붕애 교통사고...

 

갈대밭 앞쪽에서 미세한 입질들이 들어 오지만 챌 정도의 여유를 주지 않는다. 옛날 같으면 못해도 2~3마디 올려주었건만 무엇때문에 슬쩍 건드리고 찌를 올리지 못하는지 모르겠다. 그만큼 붕어들이 옛날 붕어가 아니다. 외래종 떄문에 생존본능에 따라 조심성이 각별한듯 싶기도 하다. 예전에는 다 바닥채비 낚시였다. 붕어 생태계가 변하다 보니 입질을 받기 위해 온갖 채비들로 무장하지만 어떨때는 그런 채비마저도 외면당하기 일쑤다.  각 낚시터에 맞게 일일히 채비를 맞추는 것도 일이다. 하여 추의 무게를 쉽게 더하고 빼고 할 수 있는 채비로 다 빠꾸었다. 목줄도 긴것 짧은 것 다 준비하고 다니지만 입질은 붕어 맴이기에 뽀족한 수가 없다. 

 

해가 중천으로 떠오른다. 날이 더 뜨거워지기 전에 철수해야겠다.(⊙)

 

망월수로는 Tmap에서 찾으면 내가천으로 나온다. 상류에 내가지가 있어 내가수로라고도 불린다. 내가천으로 안내를 받으면 상류쪽으로 들어간다. 뚝방길이 쭈욱 믈어져 있어 뚝방길을 타고 가다가 적당한 자리를 잡으면 된다. 바닷가 하류쪽으로 갈수록 수로폭이 넓어진다. 

 

강화도 강화대교, 초지대교 진입전후로 낚시점에서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고 가는 것이 좋을듯, 아니면 미리 전날 준비해두는 것도 좋을듯 싶다.

 

바람의 영향을 덜받는 곳이 수로폭이 좁은 상류쪽이다. 이번에 낚시한 위치는 ①번 중류쯤 된다.  ②는 수로폭이 좁아 짧은대 위주로 해야 할듯 싶다. 노란 색은 조그마한 마트인데 떡밥과 구르텐, 지렁이를 판다.  창후리 방향으로 우측 길옆에 있는데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참고적으로 수로에서 자리를 잡을때 지도의 아래 방향으로 자리잡으면 그나마 햇살을 정면으로 받지 않는 확율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