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이야기/낚시일기

빨갱이(잉어새끼)만 낚은 백봉리

越山 2021. 8. 16. 08:01

지난번에 진위천 백봉리 밤낚시에 재미를 봐서 다시 14일 오후에 백봉리로 향했다. 무더운 바람이 아니다. 그런바람을 온몸으로 맞이하니 어느덧 가을이 문턱까지 온듯 싶다. 뉴스에 구름이 잔뜩 낀다고 해서 인터넷으로 평택시 기상을 조회했더니 뜨거운 햇살을 구름이 막아 주고 있는 예보였다. 그래서 언능 챙겨 백봉리에 도착했다.

지난번에 엘레벌레 즉 백봉리 채비를 갖춰 다소 손맛을 봤다. 그때 앉았던 자리는 어느 꾼이 선점하여 그옆 5미터 옆에 자리를 펴고 4대를 펼쳤다. 입질이 오면 두대는 뺄거다. 주로 42대, 40대, 38대, 36대 로 편성했었는데 이번에는 38대, 36대 32대, 24대로 설치했다. 어느꾼이 다소 잛은대로 낚는것을 몇 번 봤다. 하여 32대, 24대는 테스트 대다. 결로부터 말하자면 이날은 각대에서 1마리 이상 낚았다.   

바람이 맞바람 치고 물이 흐르는 방향으로 바람이 분다. 낚시대 던지기에 애로 사항이 있다.

깔짝되는 입질을 한참을 쨰리다가 채니 빨갱이(잉어새끼)다. 잉어새끼라 그런지 입질이 변칙적이다. 첫수이지만 예감이 안좋다. 잉어가 붙을땐 계속 잉어만 올라왔던 경험이 있어 그런지 아무튼 덩어리 한마리를 기대한다.       

어느덧 어둠이 백봉리를 덮기 시작한다. 맨 오른쪽 찌가 수면 아래로 살짝 내려가 올라오질 않는다. 분명 붙긴 붙었는데 입질이 오늘따라 변칙적이라 살치(준치새끼)는 않은듯 싶은데 구분을 못하겠다.

백봉리에서 나는 이쪽 자리가 그나마 젤 나은 터라 본다. 발전소쪽 섬부근 보다 이쪽의 터에서 손맛과 마릿수 조과가 훨 낫다. 물론 나만의 생각이요 조과다. 

그나저나 입질이 해괴망측하다. 서나마디 쭉 올려주길래 채는데 허당이다. 살치였다면 벌써 한두마리는 잡았을 것인데 변칙적인 입질이 힘만 빠지게 한다. 그러다가 잡은 놈이 잉어새끼다. 그래도 쬐게 힘을 쓴다.

처음으로 입질다운 입질이 들어온다.  한번만 더... 한마디만 더... 더..더..더..... 기다리고 기다리다는데 찌는 아무런 액션없이 그대로 있다. 대를 잡은 손을 놓으려할때 미동하는 찌.... 그순간 슬금머니 반마디정도 올라오는 순간 본능적으로 챈다. 피아노 소리가 어둠을 가른다. 아마 잉어 덩어리인듯 싶다. 우측으로 쨴다. 한 3~4초 가량 버티었는데 뭔가 터져 허탕.... 이런 즌장헐.... 바늘이 없다. 중통한 추와 바늘사이에 완충효과를 주려고 고무링으로 연결했는데 고무링이 짤라져 바늘이 빠져다.  ㅠㅠ...

그런 후에도 입질이 더럽다. 그냥 짐을 싸서 집으로 갈까도 생각했다. 그래도 이런 입질도 제대로 분석해보자며 채는 타이밍에 채도 안나온다. 그러면 나도 변칙으로 채보자. 윗 잉어는 채지 못할 정도로 슬멀슬멀 서너마디 올라와 그대로 있었다. 그래서 흐르는 물이니 혹시나 해서 채더니만 이미 바늘이 주둥이 안에 들어갔는지 그런것이 입질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잡고도 한숨만 나온다.  아마도 갇혀있고 흐르지 않는 물속이라면 이런 입질은 별로 없다. 주둥이에 바늘이 꼿쳐다면 빨갱이가 요동쳐을것인데 유속이 있는 물속의 입질은 그래서 다른듯 싶다.. 아직 유속이 있는 입질을 완벽하게 분석을 못했지만 백봉리 입질은 어느날 갑자기 돌변할 때가 있다. 

 

백봉리 입질이 왜 짜고 변칙적이냐 하면 유속따라 줄이 늘어진 상태라 찌에 전달되는 에너지가 감속되기 떄문이다.. 한마디로 흐르는 물 방향으로 사선으로 늘어진거다. 일반적인 저수지 같으면 찌아래로 거의 90도로 줄이 내려가는데 반해 백봉리는 유속 방향으로 줄이 늘어지다보니 입질을 해도 그만큼 찌에 전달되는 반능의 효과가 떨어져 미약한거다.  찌의 90도 아래의 미끼와 사선으로 늘어진 미끼를 물고기가 흡입할때의 찌놀림은 다르다.

 

찌아래 거의 직각인 물속 환경은 즉각 찌에 반능이 바로 나타나지만 사선은 늘어진 줄만큼 전달효과가 떨어져 찌올림이 미약하고 깔짝되거나 채지못할 정도로 슬멀슬멀 올라오거나 살금살금 내려가거나 혹은 한두마디 순간적으로 올려(내려)주고 태연하게 있는 찌다.  그래도 나름 이런 찌놀림이 재미있어 백봉리를 많이 찾아가는 이유다. 또한 갈수기때 수위변동때문에 조과가 들쑥날쑥하는 일반 담수호와는 다르기 때문에 백봉리로 향하는 까닭이기도 하다. 백봉리 수위도 들쑥날쑥하지만 여기는 물고기들이 나름대로 적응되어 많은 차이는 없다.

변칙 입질에 변칙적인 챔질로 한마리 추가.... 그러다가 덩어리를 또 채는데 챔 타이핑이 다소 늦었는지 바늘이 빠져버렸다.

다 잉어새끼다. 덩어리는 터지거나 바늘이 빠지고.... 도대체 백봉리 붕어가 다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 지난번에 턱거리 월척 당길때의 손맛이 그립다. 위사진 잉어새끼도 그힘보다 떨어진다. 잉어떼들이 백봉리를 점령하고 붕어르 다 쫒아낸듯 싶다.

여명이 튼다. 밤새 변칙적인 입질과 싸워더니 온몸에서 지진이 일어난다. 좌우 주변의 낚시꾼은 밤새 거의 철수하거나 잠을 잔 모양이다. 나혼자만 하룻밤을 꼬박 새워다.

일찍 철수 준비를 하는데 올해 태어난듯한 잉어새끼가 덩어리같은 입질을 보여주길래 긴장하고 채더니 잉어새끼다. 첫수부터 마지막 요놈도 다 잉어다. 총 6마리... 잉어의 변칙적인 입질에 녹아난 밤낚시.... 여름철 백봉리 입질은 새벽떄인 것 같다. 자정을 넘긴 시각부터 낚이기 시작하는 것 같다. 새벽 1시부터 동트기 전까지 굵고 빵좋은 붕어가 나오는데 이래서 밤을 꼬박 안샐수 없는거다. 이날은 잉어새끼만 나와 허탈했지만 뭐... 낚시는 언제든 갈 수 있으니 가을붕어를 기대해 본다.

 

밤낚시 오다가 미끼사러 들른 낚시점 쥔장이 남양호에서 준월척급을 토해 낸다고 추천하는 것을 마다하고 백봉리로 왔건만 잉어의 난동으로 패전병처럼 집으로 돌아온 밤낚시였다. 남양호 낚시구간은 낚시꾼 수에 비해 낚시 허용 구간이 넘 짧아 늦게 가면 자리잡기가 어렵다. 그래서 보면 낚시 구간 허용 구간 밖에서 낚시를 하는 꾼들이 있다. 감시감독하는 차량이 오가면서 경고방송을 하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낚시한다.  주차하기에도 길이 협소하고 낚시구간을 좀더 넓혀주었으면 좋으련만 낚시에 무지한 공무원과 무사안일주의 복지부동, 전시행정의 전형이 아닐까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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