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을 머금고 내리는 빗방울은 검은 아스팔트에 알알히 부딪치는
소리만 들릴뿐 정작 빗님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자태를 드러내지 않고 대지를 촉촉히 젖히는 빗님의 부끄러운 수심(水心)을
아랑곳하지 않고 굉음을 쏟아내며 달리는 차량에 빗님의 수심이 가리가리 찢겨진다.
빗님의 수심(水心)에서 천상의 모습을 느끼려 애쓰던 마음도 차량의 바퀴에 치인듯 애닯다.
오히려 빗님은 애처로운 마을을 위로하듯 한알 한알 다시 뭉쳐 작은 물줄기를
이루어 경사진 아스팔트를 타고 흐른다.
순간순간 갈라지고 찢겨진 빗님은 누구도 탓하지 않고 본래의 속성으로 돌아가
낮은 곳으로 흐른다. 차량바퀴에 치인듯한 마음은 공허하기 그지없건만
빗님은 흐르다 빈공간을 만나면 채우고 보다 낮은 곳으로 또 흘러간다.
그런 빗님의 자태가 느껴보고 싶었던, 보고 싶었던 천상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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