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이야기/산행일기

봄을 머금은 한적한 산행(160319)

越山 2016. 3. 21. 14:31



지난 겨울은 추운거보다 춥지 않은 기억이 많은 그런 겨울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1월말쯤 관악산 냇가에서 본 버들강아지 봉우리가 금방 터질듯한 자태였다. 봄을 한껏 머금고 있던 버들강아지가 어느 식물보다 더 일찍 벌을 불러 모은다. 몆 년을 관찰해도 아마 버들강아지보다 벌을 모으는 식물은 적어도 관악산에는 없는듯 싶다.





(↓)  서울대 정문 앞 버스 정류장에서 지인을 기다리고 있는데 관악레저 사장이 아내를 부른다. 캠프라인 고어택스 145 mm 등산화 싼것이 있다며 보여준다. 구두 치수로는 맞지만 등산화는 한 치수 큰것을 신어야 산행 발걸음이 편하다. 약간 스크래치가 있어 싸게 주겠다지만 발에 꼬옥 맞는 등산화는 산행에 어려움이 많다. 지난번에 아내가 산것도 약간 스크래치가 있는 것을 사지만 산행하는데 아무런 문제없고 몇 년 신고 작년에 밑창 갈았는데 오히여 더 새것 같다. 


서울대 정문 버스정류장에서 1톤 트럭에 캠프라인과 트렉스타 두가지 등산화 및 산행 잡화를 판매하지만 사업자등록증을 내서 카드로도 판매하는 곳이다. 안지가 벌써 이십년 가까이 되지만 열심히 사는 분이다. 인터넷에서는 만져보지 못하고 시선으로만 보고 사지만 여기는 신어 보고 인터넷 가격내지 조금 더 싸게 살 수 있으니 말만 잘 해보시라. 이왕지사 말이 나왔으니 핸폰 번호는 011-347-0922 , 상호는 관악레저다.



(↓) 개구멍?으로 냇가로 내려간다. 버들강아지가 한껏 물이 올랐다. 벌들이 분주하게 날아다니며 냇가의 벚꽃이 만개하기를 기다리는듯 싶다.



(↓) 냇가 양쪽에 벚꽃나무들이 화사하게 필 날이 멀지 않다. 여의도 벚꽃이 한창 만개되어 질 무렵쯤 관악산 벚꽃이 피어나기 시작한다. 여의도 벚꽃은 사람구경이지만 여기는 그윽하게 벚꽃 향내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 삼성산 칼바위 위쪽으로 바로 오르는 능선으로 붙으려고 샛길로 빠진다.



(↓) 나무 넘어 보이는 저 위쪽이 칼바위 능선이다. 이길을 선택한 것은 산님들이 너무 많은듯 하여 아내와 지인 셋이서 산님들이 별로 없는 한적한 길을 가고 싶기 때문이다. 다른 유명산도 마찬가지지만 날씨가 좋은 봄과 가을철에는 산님들이 무진장 부적댄다. 줄서서 가야하고 지체되고 시끄러운 그런 산행길이 아니라 재수 좋으면 다람쥐를 볼 수 있고 도마뱀도 간혹 볼 수 있기 때문이요 산새들의 청아한 지저귐은 귀전에 머물던 속세의 어지러움을 털어 낼 수 있는 자연의 보너스 이기도 하다.



(↓) 다소 경사가 심하면 어떠리... 자신의 몸무게을 한발 한발 옮기는 산행은 삶의 수행과 같은지도 모른다. 산이 높다 하되 오르지 아니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듯, 인생에서도 시련과 고통의 장애를 넘고 올라야 멋과 여유가 있는 삶의 되지 않을까 싶다.



(↓) 저 끝트머리 봉우리가 돌산 국기봉이다. 아마도 관악산 입구부터 돌산 국기봉, 칼바위 오름 입구까지 산님들이 많을듯 싶다. 하도 많이 다녀서 보다 이상하게 저길은 별로 가고 싶지 않다.


(↓) 안개 때문에 시야가 흐리다. 맞은 편 산은 암벽 봉우리요 우측으로 국기봉이 있다.

사진 찍은 곳 바로 아래는 삼성산에서 암벽 등반을 연습하는 곳으로 그나마 난이도 가 높은 암벽이다.



(↓) 열녀암 능선 넘어 관악산도 안개에 가려 흐리다.



(↓) 새싹이 제법 움트면 산의 속살도 서서히 가려지기 시작한다. 저 골짜기의 산길이 지금은 훤히 보이지만 나무 가지에 잎이 무수히 돋아나면 한동안은 제대로 보기 힘들거다.



(↓) 돌탑 국기봉.... 돌탑을 지나 산 기슭 옆구리로 직진하면 치마바위로도, 삼막사로 가고 중간에 칼바위 능선으로도 붙을 수 도 있다. 우리는 바로 칼바위 앞쪽 능선 마당바위 쪽으로 오르기 위해 바로 위쪽으로 치고 오른다.



(↓) 칼바위( 오른쪽 바위)...



(↓) 몇 분을 지켜 보았지만 칼바위 국기봉에 오르는 산님이 없다. 삼성산에서 제일 위험한 구간이다. 십여년 전 처음 칼바위 국기봉에 올랐지만 앞서 가던 어느 산님이 잠깐 사이에 보이지 않는거다. 통과하려면 바위 옆구리를 돌아야 하는데 한눈을 파는 사이 앞선 산님이 바위를 끼고 도는 것을 보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본 산님이 붙어 있던 그 바위에 와서 보니 그아래는 낭떨어지라 우측으로 바위를 끼고 도는 것을 생각조차 못하고 무작정 바위 위쪽으로 기어 오르려고 용을 써던 기억에 웃음이 나온다. 결국 처음 시도했지만 제대로 넘어오지 못하고 중간에 내려왔다.



(↓) 칼바위 오름 입구까지 오는 길이 마음에 와닿지 않으니 저 길로 넘어 온지 언제인지 모르겠다.



(↓) 칼바위 마당바위로 왔다. 여기는 사시사철 쉬기 좋은 장소다. 조망도 좋고 햇살도 좋은 곳이며 여름에도 그늘진 장소와 션한 산바람도 반겨주는 좋은 곳이다.



(↓)  벌써 봄 햇살과 조망 좋은 장소는 산님들이 다 차지 했다.



(↓) 회사 동료가 주었다며 아들이 오리지널 쇠주 8병을 갖고 왔다. 한잔 들이키니 크~아... 빼갈 맛이 난다. 도대체 아들 나이에 저 쇠주 두어병을 어떻게 마셔는지 모르겠다. 한 석잔 마시니 몸이 후끈하게 달아 오른다. 햇살이 좋은 바위에 누워 한 숨 자고나니 산바람이 쇠주의 취기를 중화시킨듯 하다.



(↓) 자다 보니 시간이 제법 지났다. 지인의 모임 시간을 맞추기 위해 빠른 길로 하산한다. 칼바위 왼쪽 계곡으로 해서 활터로 빠진다. 이 길 역시 산님들이 거의 다니지 않는 길이다. 그래서 그런지 북한에서 날려 보낸 삐라가 천지다. 습기에 강한 종이 지질을 사용한 것은 좋은데 삐라 내용을 보면 3대세습을 사모하거나 마음의 고향이 평양인 군상들에게는 눈시울이 붉거진 거짓 넋두리다. 대한민국의 온전한 국민이라면 봉두난발한 천둥벌거숭이 김정은의 쌩구라빨이라는 것을 알거다.



(↓) 몇 년전 산사태 때문에 물길을 만들어 놓은 길을 따라 내려간다. 원래 길은 산모퉁이를 돌아 굽은 길인지라 직방으로 내려간다.



(↓) 북한에서 날려 보낸 삐라가 수두룩하다. 하나하나 수거하기에는 지인이 모임 시간에 못 갈듯 싶다.  



(↓) 칼바위 오름 입구에서 제3야영장으로 오가는 길이 저 아래에 보인다. 마침 산님들이 칼바위 오름 입구 쪽으로 간다. 하긴 산님들이 많을때 관악산 입구에서 칼바위로 오르는 길보다 저 아래 신우초등학교에서 활터를 거쳐 오르는것도 좋을듯 싶다.



(↓) 어느덧 거의 다 내려왔다. 축구장, 야구장 운동 시설 옆에 공중 화장실도 있다. 바로 아래는 활터다.



(↓) 지난 3월13일 사부작 사부작 걷던 둘레길 언저리에서 찍은 축구장과 활터.



(↓) 저 아래 육교가 있는 곳의 우측에 신우초등학교가 있다. 2호선 신림역에서 152번 버스, 2호선 서울대 입구역 위쪽 관악구청 직전에서 6515 버스를 타고 신우초등하교에서 내려 오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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