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이야기/산행일기

초벌땀의 카타르시즈(160227)

越山 2016. 2. 28. 15:39





판이님에게 산에 가자고 전화가 왔다. 그러나 아내가 점심 약속이 있다며 두사람만 갔다 오란다. 괜시리 가고 싶지않은 생각이 피어오른다. 무릎관절 때문에 산행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고 동네를 몇 바퀴도는 것으로 대신하다보니 게으름이 몸에 베인듯 싶다.


그런데 또 친구에게서 산에 가자고 전화가 왔다. 이 친구와 산행한지 몇 달되었다. 가자고 대답을 해놓고도 뭔지 모를 이유에 꼼지락거린다. 이럴땐 이를 깨물고 무작정 베낭을 둘러메서 집을 뛰쳐나가야 한다. 



 

(↓) 어디로 갈까하다가 생각하다가 친구가 경인교대쪽으로 가잔다.  서울대 입구역 관악구청쪽에서 6515, 신림역에서 152, 안양 관악역에서 6-2번을 타면 경인교대 후문쪽(사진에서 오른쪽 도로쪽이 정류장)으로 온다. 길을 건너와 저 봉우리(산에 파란 천막을 친부분)쪽으로 오를거다. 



(↓) 길을 건너 이쪽으로 온 이유는 터널 위쪽 경사가 봄의 입김에 땅이 녹아 미끄럽기 때문이다. 길을 건너 온 길은 터널 위까지 경사가 심하지 않다. 왼쪽 철망이 갈을 다 막았는데 시멘트 물길에 구멍?이 있어 그리로 들어가 거의 오른쪽 길로 봉우리를 향해 오르면 된다. 왼쪽길은 오르면 시흥에서 오르는 능선길이다.  우리는 오른쪽 봉우리 남사변을 돌아 갈 생각이다.



(↓) 무릎관절 치료운동으로 저녁때 매일 동네를 몇 바퀴돌지만 한봉우리 올라오는 수고 정도도 못된다. 그래 이느낌이다. 초벌땀이 등을 흥거니 젖히는 이땀이야 말로 몸을 새롭게 정화 시키는 기운이요 나를 산으로 이끄는 힘이다. 산길을 끝없이 걷고 싶은 충동이 일어나고 산에서 하산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절로 들게 만드는 산의 기운이 너무나도 좋다.



(↓) 저 아래길이 삼막사로 오르는 시멘트길의 첫관문인 바리게이트가 있는 곳이다. KT송신탑이 보이고 그 오른쪽 능선의 봉우리가 삼성산 정상이다.



(↓) 금요일 밤 11시 넘어 동네에는 비가 왔는데 산에는 진눈깨비가 내린듯 하다. 군데군데 눈이 쌓이고 여기보다 조금 더 높은 맞은편 삼성산을 보니 눈이 더 많이 보인다.



(↓) 친구가 핸폰통화를 하면서 앞서 걷다보니 무심코 내려가는 길로 가는거다. 그러니 하면서 쫒아가는데 또 올라간다. 통화하면서 산길 방향에 아무 생각이 없는듯하다. 그러다가 제길로 들어선다.



약수터을 지나 성모마리아 바위가 바라다 보는 곳으로 가자.



(↓) 오른쪽 바위가 성모마리아 바위다.



(↓) 성모마리아 바위를 좀더 당겨본다.



(↓) 맞은편 맨 우측 삼성산 제2전망대 봉우리가 보이고 그 좌측이 학우봉이다. 좀더 일찍 나왔으면 간만에 제2전망대 바위길로 갈걸 하는 생각이 든다. 허나 치료산행에 신경쓰고 바위길은 당분간 잊자.



(↓) 따사한 햇살이 내리쬐는 곳에서 늦은 점심을 먹기로한다. 겨울산은 점심먹고 난후 산바람이 다소 쌀쌀해지는듯 싶다. 오늘도 늦은 점심이지만 펼치자마자 어김없이 그시각쯤 쌀쌀한 바람이 산기슭을 올라타 옷깃을 여미게 만든다.



(↓) 점심먹는 바위가 제법 크다. 바위아래에는 자그마한 동굴이 있어 스산한 바람을 피해 그리 내려갈까하다가 펼쳐놓은 먹거리를 옮기는 것도 귀찮은 일이라 그냥 앉아 먹기로 한다. 산에서 자리를 잡는 것도 경험과 지혜가 있어야 할듯...



(↓) 점심을 먹고 자운암 능선에서 내려오는 이교수를 만나기로 한다. 보다 짧은 길로 하산하기로 한다. 약수터 저쪽에 친구가 서 있는 곳에서 능선으로 붙는 경사진 길이 있는데 점심과 더불어 한잔한지라 그길로 오르면 토할것 같아 암벽연습장 옆으로 계곡길로 간다.



(↓) 모퉁이를 지나면 암벽연습장....



(↓) 밤에 내린 비와 눈때문에 암벽을 탈까 하는 생각은 기우였다.



(↓) 한번 해보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은데 몸을 생각하니 언감생심... 



(↓) 암벽연습장을 지나 계곡길로 접어든다. 언것이 녹아내려 계곡에 물이 흘러가는 소리는 귀전에 청아하게 들리지만 눈에 보이는 겨울의 끝자락 모습이 뭔가 애처롭다. 물이 스며들어 뿌리끝에 매달린 고드름이 녹아 내리면 흙이 푸석해져 오른쪽 구멍처럼 무너져 내릴듯 싶다.



(↓) 드뎌 능선길로 올랐다. 오르자 마자 내려가는 길이다. 사진에서 보면 왼쪽길은 시흥, 석수역, 한우물 방향이고 오른쪽은 찬우물, 칼바위, 삼막사 방향이다. 저 길로 내려가면 호압사 잣나무 숲터가 있는 곳이다.



(↓) 작년에 왔을때 없던 테크길이 있다. 아니 어쩌면 잣나무 숲터 옆길ㄹ 갔기때문에 보지 못한 것일까.



(↓) 잣나무 숲터는 가족이나 어린아이를 데리고 오기 좋은 쉼터다. 특히 한여름에 잣나무 그늘아래 자리를 펼치고 한숨늘어지면 잣나무의 피톤치드에 스트레스와 피로가 말끔하게 사라지고 정신도 개운해진다.



(↓) 잣나무 아래도 잣잎들이 깔려있어 푹신하다.



(↓) 한여름이 되면 탁자 차지하기도 어렵다.



(↓) 세롭게 단장한 테크길... 남녀 화장실도 있다.




(↓) 호압사 입구... 6515 버스를 타고 서울대 입구쪽에서 간만에 한 잔하러간다.




(↓) 고갈비 구이, 도두묵 구이로 한 잔 걸치니 도루묵 알처럼 몸이 알알이 녹근녹근하다.

산행하기 좋은 시즌이 닥아온다. 겨울에는 부실한 관절때문에 설산산행을 제대로 못했는데 봄엔 진달래 피는 산들을 아내의 손을 잡고 찾아 보자. 겨우내 움추려던 몸을 떨치고 화사하게 피어나는 꽃봉우리처럼 몸과 마음에 활기를 불어 넣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