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이야기/산행일기

아내가 원하면 피가 나도 괜찮다.(120501)

越山 2012. 5. 3. 18:45

 

 

5월 1일 화요일...

집에서 방콕하고 있는데 아내가 '산에 안가' 하는거다.

 

아버지가 병원에 입원하시는 통에 몇 주를 산에 오르지 않으니

몸이 근질근질 하던차에 귀가 번쩍 트인다.

아버지께 말씀드렸더니 다녀오란다.

 

서울대 정문에서 판이님을 만나 아내와 함께 관악산 자운암으로 오른다.

곧장 올라도 되지만 등산길 폐쇄라는 간판이 있는 그길로 들어선다.

그길로 가면 자운암이라는 사찰이 있다.

가는 도중 길이 없는 바위를 올라타고 암능으로 오르는 길을 아내가 원하는것 같다.

아내가 원하면 뭔들 못하리요...(↑)

 

(↓) 바위는 산님들이 많이다니면 모르되 잘 다니지 않는 바위는

흔적이 남지 않아 눈으로 잘 익혀두어야 한다.

이날도 산님이 다닌 흔적이 없는 바위 길로 가다가 가시에 찔린건지

뾰쪽한 바위에 쓸린건지 모르지만 뭔가 끈적거려 손바닥을 보니 피다. 헐...

가시밭길이라도 아내가 좋아한다면 얼마든지 앞장 설 것이다. ^_*

 

 

(↓) 날씨가 여름 날씨다.

그나마 산바람이 다소 불어 주니 견딜만 하지만 봄날씨치곤 제법 덥다.

여기서 연주대와 깔닥고개 마루쪽을 바라보다 문득 지난 3월 춘설이 왔을때

여기서 찍은 아내 사진이 문득 생각나는거다.

산행기 올릴때 한번 비교해보자고 생각했는데 춘설에 덮힌 산 그림이 바로 아래에 있다.

 

 

올해 3월 24일, 이날 산아래는 비가 왔고 산중턱 부터는 춘설이 내렸다.

불과 한달 반정도에 계절이 이렇게 확 바뀌었다.

그러고 보니 올해 봄은 사라진듯하다.(↑)

 

(↓) 늦게 나오고 늦게 오르는 바람에 시장끼가 돈다.

날은 덥고 배는 고프고....

중간에서 먹기도 그렇고 대략 오르기는 올라야 하는데...

 

 

더위와 허기?에 국기봉에 오를 힘이 부족하다.ㅎㅎ...(↓)

 

 

얼추 오후 1시가 훨 넘어 시계바늘이 2시를 향해간다.(↓)

오르는 산님보다 하산하는 산님이 더 많다.

 

 

(↓) 배고픈 판이님이 산에 항의 하시는듯 ???...ㅋ... ^_*

 

 

(↓) 그래... 빨래판 바위 넘어서 적당히 요기하자...

 

 

(↓) 역시.... 도심 속의 산은 언제나 좋다.

날씨도 야등하기 좋은 시즌이다.

아버지 건강이 호전되면 아내를 데리고 야등해야겠다.

산에서 보는 야경은 정말 쥑인다.

 

 

(↓) 점심을 먹고 연주대로 향하는데 집에  동생이 주문한 소파가 온 모양인데 뭔가 복잡한듯하다.

아내가 계속 전화를 받는다.

 

 

(↓) 조그만 가면 연주대인데 안되겠다.

여기서 올라온 길로 다시 내려가야 할 듯...

 

 

(↓) 얼추 거의 다 내려왔는데 문제가 해결 된 모양이다.

냇가에서 족탕을 하고 남은 마꼴리 한잔한다.

 

5월 첫날 더위가 제법 땀을 배출시키지만 산속의 냇물은 아직 냉기를 잔득 머금고 있다.

몇십초 이상 발을 담그기가 좀 어렵따.

 

그리고 굳은 살을 돌에 빡빡 밀고 깍으니 쎼운하기 그지없다.

산아래 삶에서도 굳은 생각을 박빡 밀고 깍아 버려야 하는데

그런 여유조차 생각나지 않으니 이래서 산이 좋은가 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