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산행후 갑자기 시원한 동태국이 먹은 싶은거다.
집으로 들어가기전에 아내와 시장을 보고 가기로한다.
단골 생선집에서 동태 한마리에 사천원한단다.
두마리를 사야하는데 아내가 곰곰히 생각하더니 갑자기 황새기 있느냐 묻는다.
웬 황새기...
동태국은 당신이나 좋아하지 아버지도 좋아하는 황새기를 사가잔다.
입맛이 변하는 것인지 체질이 변하는 것인지 모르지만
사실 십여년전부터 비린내나고 니글니글한 기름끼가 괜시리 싫어져 잘 먹지 않았다.
그런 나보고 황새기 분탕국을 끊여준다고 황새기를 사가잔다.
아버지 핑계를 대니 뭐라 할 수 없고 황새기 분탕국과 동태국 두가지 다 해달라고 할수도 없으니 옆지기 부분대로 한다.
쑥갓을 넣고 맑게 끊여낸 황새기 분탕국물 한 숟가락 떠 먹으니 간만에 맛을 보아서 그런지 쎼운한것이 좋다.
밥 한술 말아 황새기 분탕국 한그릇 뚝딱했다. 황새기 다질때 비린내나는 그냄새때문에 좀 멀리한것이지 아내가 비린내나게 끊이지는 않는다. 아버지도 아들도 딸도 황새기 분탕국과 노릇노릇하게 구운 황새기로 밥 한그릇 했으니 황새기 오천원으로 저녁을 거뜬하게 한셈이다.
또한 노릇노릇 구운 황새기 한입베어 무니 바싹한것이 쇠주와 아주 찰떡궁합이다. ㅋ...
입맛이 간사한것인지 모르겠지만 왜 그동안 황새기을 싫어했을까 하는 변덕을 부려본다.
할아버지... 아니 이북에서부터 황새기 분탕이 우리집 특미다.
어릴적에도 황새기 분탕이 자주 상에 올라왔고 집안 어른들도 간혹 맛보러 오시곤했는데 이제는 친척들도 모두가 바쁘게 살다보니 이맛을 다 잊은듯하다.
황새기나 조기 찜보다는 이런 분탕국이 비린내 나지 않고 시원한것이 그만이다..
큰 황새기보다 손가락 만한 작은 녀석을 도마에 올려 놓고 사정없이 칼질한후 알사탕 크기정도로 뚝 떼어 넣고 쑥갓과 더불어 끊이면된다. 황새기 어린 녀석으로 해야 가시걱정이 없다. 흠이라면 찰지게 다진다 해도 예리한? 칼날을 피해간 쌀알 반에 반반정도의 돌부스러기 같은 뼈가 한그릇에 두어번 씹이지만 또 그런맛에 먹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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