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월 초에 수술한 아내의 건강을 회복시키기 위해 서울대와 관악산 입구
벚꽃나무 군락지를 찾아갔던 날이 2010년 4월 11일 일요일 오후였다.
수술한지 한달 정도여서 약간의 거동은 하지만 주부로서 집안일을 제대로 추수리지 못해
밥과 설거지 온갖 일들을 나와 아들딸들이 나누어 했던 시기였다.
집에서만 누워있는 아내가 답답한 것 같아 바람좀 쏘이자고 꼬드겨 느릿한 걸음으로
운동겸 산책겸해서 서울대 왕벚꽃나무 있는 곳을 경우하여 관악산 호수공원을 손잡고 지나가고 있는데
어미 물오리가 무려 12마리 새끼를 데리고 잔잔한 물을 가르며 한폭의 그림을 그리는거다.
그러고 보면 물오리가 적어도 알 12개 이상을 낳은거다.
어린 물오리 새끼들이 어미를 쫓아 물위를 쏜살같이 내달리는 모습이 어찌나 정겨운지....
그런것을 보면 생명의 소중함과 존귀함 얼마나 위대한것인지 새삼 꺠닫는다.
온갖 동식물의 생명을 잉태하고 소생케하고 새롭게 깨우치게 하는 그런 봄에 속삭였다.
아내 역시 새롭게 소생하게 하고 보다 더 건강하게 해달라고
화사한 봄날에 속삭였는데 그것이 벌써 일년이 훌쩍 넘어간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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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추억을 간직한채 일요일(2011.05.28) 아내와 함께 호수공원을 지나가며
혹시나 하면서 이구석 저구석 쳐다보니 물오리 가족이 또 있는거다.
사실 이날만 유심히 관찰한 것이 아니다.
몇 주전 부터 호수공원을 지나갈때마다 바라보면서 은근히 많은 기대를 했다.
작년 물오리 새끼가 등장한 것이 4월11일였다.
그러나 올해는 5월 중순이 넘어도 물오리 새끼가 보이지 않고 어미만 두마리가 보였다.
새끼 부화에 실패한줄 알은거다.
(↓) 지난 5월 8일 일요일에도 물가운데 있는 수초 주변을 떠나지 않고 있는 물오리 두마리...
설마 저 수초 속에 알을 낳았으리라 누가 상상이라도 했겠는가....
잉어들도 알을 품었겠지만 아카시아 꽃이 필때쯤 산란을 하겠지....(↓)
(↓) 지난 5월 23일 일요일에도 호수공원을 지나가면서 보니 물오리가 수초 곁을 떠나지 않고 있다.
아내가 암만봐도 저 수초속에 알을 낳았을 것이라 예감한다.
왜냐하면....
(↓) 작년에 물가운데 수초가 아니라 물가장자리에서 부화 시킨듯하다.
그래서 천적(고양이 등)에 공격을 당했는지 얼마 있다 가보니 물오리 12마리 새끼는 커녕 어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 그런 쓰라린 경험을 당해서 그런지 이번에는 수초속에 알을 낳고 부화
시킨 것 같은데 물오리 새끼들이 작년처럼 많지가 않다.
위 사진의 물오리 새끼 3마리는 다른 어미물오리가 부화 시킨 어린 물오리보다 조금 더 크다.
먼저 부화 된 것 같다.
두마리의 어미 물오리가 고작 새끼 5마리와 3마리를 부화 시키듯하다.
수초속에서 부화하다 보니 적당한 온도도 못 맞추고 마른 풀도 금방 젖어 습기가 많다 보니
많은 알을 낳아도 부화가 안된 알들이 많은듯한거다.
물가에서 노는 물오리 새끼 3마리와
그 위쪽에 있는 다른 물오리 어미를 따르는 어린 새끼는 5마리다.
작년엔 한가족이 12마리를 부화 시켜는데 올해는 두가족 합해봐야 고작 8마리다.
뭔가 부화시키기에 조건이 안맞는거다.
그래서 작년에도 블러그를 통해 했던 말이 저 호수 가운데 물오리가 알을 부화 시킬수 있도록
안전한 부화장을 설치 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다.
조그마한 호수에 송사리나 피라미가 다소 있지만 그런 먹잇감을 좀더 더 풀어주고
보다 안전하고 포근하게 알을 감싸줄 수 있는 그런 부화장을 몇 군데 설치해주는 것이
어떨련지 관악구청 관계자에게 묻고 싶다.
쫄망쫄망한 물오리 새끼들이 물을 가르며 어미를 쫒아 다니는
자연 생태 학습장을 큰돈 들이지 않고도 얼마든지 생성할 수 있는데도
도림천 바닥 매년 뜯어내어 정비하는 그 돈을 조금 아낀다면
물오리 부화장 10개는 충분히 만들어 줄 수 있으리라....
굳이 멀리 가지 않아도 도심한가운데서도
엄마가 어린아이 손을 잡고 와서 생명의 소중함과 귀중함을 배울 수 있는 자연 생태장인거다.
일부러 물오리 잡아 가두고 부화시키고 관리 해보시라...
그에 따른 경비며 시간이며 온갖 신경 다 쓰고도 저렇게 자연 스러운 자연생태장이 되겠는가.
부화장을 만들어 놓으면 매년 물오리들이 잊지 않고 찾을 것이다.
자연은 자연스럽게 조그만 신경 써주면 아주 멋찐 자연인거다.
안그런가? ^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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