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이야기/산행일기

부부동반 4팀이 비구름을 뚫고 우중산행(110510)

越山 2011. 5. 13. 14:19

 

 

화요일 부처님 오신날 눈을 뜨니 오전 8시가 훨 넘었다.

월요일 저녁에 나가 화요일 새벽 1시에 들어 왔으니 숙취가 깨지 않아 머리가 띵하다. ^_*

생각지도 못한 중학교 동창녀석이 미국에서 와서 친구 다섯이서 주구장창 마시다가 겨우 도망쳐 왔는데 얼추 1시쯤 된거다.

 

식혜 한잔 마시면서 밖을 내다보니 비가 안온다. 아내에게 "오늘 어떻게..." 물었더니

"다들 집합 하라고 했어" 하는거다. 그냥 널부러져 잤으면 진짜 좋겠는데 웬 비가 그쳐는지....

 

부처님 오신날 아내 친우 부부동반으로 셋팀이 가기로 한거다.

관악산 혀바위를 태워 달라고 했는데 아무래도 비가 와서 혀바위는 그렇고....

오데루 가야 하는지 알콜기 가득찬 머리로 생각이 나지 않는다.

 

새벽까지 같이 마신 친구인 허저프를 불러야 쓰겠다.

이친구도 마눌님 모시고 나오라 하고 서울대 정문에서 4팀이 모이니 8명이다.

 

헌데... 8명이 만나자 마자 갑자기 비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하늘을 보니 지나가는 비도 아닌것 같은 비이기에 산행코스를 정하지 못하겠다.

그냥 우산 받쳐들고 우비입고 한바퀴 돌아 버리....

 

에잇... 몰것따... 자운암 국기봉 아래 동굴로 가서 비를 피하며 준비한 먹거리

그냥 먹고나 오자는 생각으로 공학관으로해서 연주샘지나 돌탑직전에서

자운암 국기봉 오르는 코스로 들어선다.(↑)

 

 

(↓) 비구름메 가려 산기슭 아랫길에서 동굴을 제대로 찾을 수 없다.

바위타고 올라가 다시 내려와서 동굴에서 다소 이른 점심을 먹는다.

 

 

동굴안쪽에도 낙숫물이 떨어져 앉아 있기도 뭐하다.

서서히 비가 끊쳐 일단 올라왔으니 연주대까지 가기로한다.(↑)

 

 

(↓)자운암 국기봉으로 다시 올라왔다.

역시 산행은 부부끼리 다니는 것이 정말 좋을듯하다.

친구인 허저프도 마눌님을 잘 보살피며 잘 모시고 간다.

 

 

돌아서서 보니 자운암 국기봉이 운무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다.(↓)

 

 

(↓) 산아래에서 관악산을 바라보면 비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겠지만 정작 그 구름속을 걷는 마음은 별미다.

왜 이렇게 비가오는 굿은날에 산행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말이 필요없다. 해 보시면 스스로 안다. ㅋ... ^^

 

집에서 나오기전까지 숙취가 풀리지 않아 가고싶지 않았지만 어느정도 오르니 몸이 풀린다.

또한 습기 많은 산속의 공기를 마시니 더욱 정신이 맑아진다.

이런 것을 알기에 몸이 가기 싫어해도 억지로 나와 능선 한자락 타면 마음이 바뀌는거다.

 

 

(↓) 자운암 빨래판 바위... 앞서가는 파란색 우비는 허저프 부부...

아내에게 지난 8일 일요일에 리짓화 선물해주었더니 그냥 치고 올라간다.

비에 젖은 바위에 닿는 발바닥의 촉감이 완죤 다르다 한다.

그래도 빗물젖은 바위는 조심하시라 당부한다.

 

 

(↓) 여기만 오르면 위쪽이 헬기장이고 연주대다.

사진찍은 뒤편으로 우회길이 있지만 줄이 있으니 잡고 오른다.

 

 

먼저 올라선 허저프부부....(↓)

두 여성분을 모시고 우회하고 나머지 사람은 바위를 넘어 오른다.

 

 

(↓) 작년 8월 콤파스태풍떄 쓰러진 소나무 밑둥에 돌덩이 두어개를 받쳐주고 세워놓았는데 혹한 추위를 잘 넘기고 살았다.

이 소나무 아래 나무뿌리를 길게 늘어뜨린 소나무도 살았다.

 

 

(↓) 관악산 정상 연주대....

운무가 연주대를 감싸고 있다.

 

 

 

현집사님과사모님...(↓)

 

 

장집사님과 사모님...(↓)

 

 

김집사님과 그녀의 남푠인 월산...(↓)

친구인 허저프는 먼저 올라가 암벽으로 내려갈 준비를 하고 있어 인증샷 불발....

 

 

연주대 암벽 맨아랫쪽으로 내려간다.(↓) 

 

 

 

(↓) 관악의 문도 운무속에 살포시 숨어 있다.

 

 

(↓)  관악의 문 지붕으로 넘어 가기엔 처음으로 오는 분들이 부담되므로 관의 문으로 넘어간다.

허저프가 관악의 문 지붕으로 넘어가 위쪽에 있다.

 

 

(↓) 관악의 문을 넘어 큰 헬기장지나 작은 헬기장이 있는 삼거리 능선으로 내려오다가 운무가 낀 연주대를 바라본다.

골마루를 타고 오르는 운무를 언제 보아도 기분이 상쾌하다.

바로 하산하면 도심속에서 바라보고 싶어도 산이 잘 보여주지도 않을뿐더러 바라보려는 마음의 여유 또한 없어진다.

 

 

(↓) 관악산 연주대쪽은 비구름이 많이 거쳐는데 맞은편 삼성산은 운무가 춤을 추며 피어나고 있다.

특히 칼바위쪽 골짜기는 운무 생산공장같다.

 

 

삼성산 칼바위쪽을 당겨보았다.(↓)

운무가 삼성산 칼바위 능선을 휘어감고 있다.

 

 

(↓) 위사진처럼 삼성산 칼바위 자락에 운무가 잔득 피어나더니만 능선 한 자락 넘어와

다시 바라보니 말끔하게 없어지고 칼바위 능선 넘어 장군봉쪽으로 운무가 이동한듯하다.

 

저렇게 운무가 자연의 이치와 섭리에 따라 춤을 추는 풍광은 도심아랫에서 바라보기 어렵다.

맑은날 골백번 산에 올라와도 저런 풍경은 전혀 볼 수 없을 것이다.

 

적당히 비가 내리는 날에도 움추리지 말고 우산과 우비를 준비하여 산에 올라와 보시라.

이날보다 더 멋찌고 환상적인 운무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다.

사실 이런날 산행하는 횟수는 일년에 고작 몇번 되겠는가.

 

비가온다고 눈이 온다고 방콕하지 마시고 자연이 베풀어주는 풍경을 음미하는 것도

자연을 이해하고 자연을 사랑할수 있는 마음의 발로가 아니겠는가.

그러기에 또 산에 오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거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