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두세번 갔던 산행길이 싫다고한다.
교회 교인들과 매주 화요일에 산행을 하는데 토요일에 같이 갔던 새로운 코스를 아내가 화요일 산행시 가는 모양이다.
동행하는 교인들이 매번 새로운 길로 안내하니까 좋아한다며 색다른 길을 요구하는거다.
몇차례 울겨먹을 코스는 있지만 아내의 이색적인 산행코스 요구에 이제는 거의 바닥이 났다.
호압사로 오르자 했더니 그쪽은 가봐다며 손사레를 친다.
어짜튼 새로운 길로 안내하면 되자냐 하며 오른다.(↑)
(↓) 호압사 콘크리트 길 우측으로 오르면 약수터가 나온다.
약수터 위쪽에 운동 기구가 있는데 그 뒤편으로 오른다.
이쪽으로는 산님들이 그다지 많이 다니지 않는 길이다.
(↓) 다소 경사가 있는 길이지만 쉬지 않고 오를만하다.
아내가 왠지 코스가 낯설지 않다고 한다.???
(↓) 이길을 안다면 어느정도 산을 다녀봄직헌데 저렇게 과일 껍질을 버린 산님이 얄밉다.
아내가 바위를 오르려 하는 소나무 옆에는 귤꼅질도 있다.
진짜 귤껍질은 완죤쓰레기다. 참외껍질은 그나마 썩는 기간이 짧지만 귤껍질은 몇년이 간다.
그러므로 귤껍질은 절대 산에서 버리면 안된다.
오렌지 껍질도 마찬가지다.
호압사 사찰...(↓)
남근바위....(↓)
(↓) 아내가 저 남근바위를 보더니 와본 코스라 구박을 한다.
"아니... 언제와??"
"작년에 왔잖아~"
"기억 안 나는디..."
"아까 그래취이... 낯설지 않다꼬...."
"......왔...었...남???"
"저 바위 보니 기억나는데 당신은 안나?"
"엉..."
"치매내... 치매..ㅉㅉㅉ..."
ㅋㅋ... 집에 와서 찾아보니 왔던거다.
그때의 사진을 보니 기억이 난다.
(↓) 이코스로 오르면 호압사 뒤쪽으로 오르는 돌계단 끝나는 지점하고 만난다.
어짜튼 새로운 길을 알려줘야 하는 부담에 어느쪽으로 방향을 틀까 고민한다.
(↓) 그래....
장군봉 국기봉으로 가지 말고 여기서 저쪽 찬우물쪽으로 가는 길을 알려줘야겠다.
능선 넘어 삼성산 제2전망대와 학우봉이 보인다.
(↓) 저 아래 계곡사이로 지나가다가 외쪽으로 길이 있는듯하여 올랐더니만 개고생만했다.
새로운 길을 알려줘야 한다는 압박감에 길도 없는 엉뚱한 바위만 타고 올라온거다.
(↓) 다행히 아내가 타박을 안한다.
길도 없어 바위를 건너뛰고 올라타고 올랐더니만 그런대로 괜첞은지 뭐라 하지 않는다.
아내는 장갑을 끼었지만 맨손으로 꺼칠한 바위잡고 아내 오기 쉽게 가시나무 제껴가며
올랐더니 손끝이 따겁워 봉께 쌀알 반만하게 살점이 덜렁거리는거다.
살점을 파진곳에 밀어 넣으니... 웨메...쓰린겨....
바로 일회용 반창고로 떔방...
(↓) 어유~... 고작 여기밖에 못오겨...
(↓) 쉬기 편하고 해먹 설치하기 좋은 소나무 아래 자리를 잡고 일단 점심을 먹는다.
(↓) 어라....점심을 대략 먹는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어쩐다냐....
(↓) 피를 피해 삼성산 동굴로 찾아 가려고 하다가 또 없는 길로 들어섰다.
에잇... 오늘은 안되겠다.
그냥 하산하기로 한다.
철쭉동산쪽으로 가다보니 샘물이 있는 곳이다.
야~... 진짜루 이 샘물 본지가 얼마만인고....
이제는 이샘물 찿아오려고 해도 와본지가 오래되어 못찾을성 싶다.
(↓) 철쭉동산으로 하산....
철쭉동산도 참으로 오랜만에 와본다.
아내 역시 처음이다.
조금 일찍 왔으면 그야말로 철쭉이 천지삐까리로 널려 있는 곳인데
철쭉꽃이 아쉽게 다 지고 땅바닥에 나뒹구는 잎새뿐이다.
(↓) 남은 막걸리 한잔하려고 잠시 쉬려고하는데 칡덩굴을 발견한 아내...
시골에서 자란 아내이기에 식물을 어느정도 안다.
월산은 손에 쥐어줘야 알지만 아내가 칡가지를 짤라 입에 넣어준다.
시골에서 소꼴 먹이려 소끌고 나가 목이 마른면 칡가지를 짤라 먹었다고 한다.
(↓) 저렇게 짤라 껍질을 벗기고 씹으니 아무런 맛을 느끼지 못하겠다.
그냥 막걸리 한잔에 안주 삼아 몇 개 먹었지만 그 옛날에 저 칡도 밥대신
굶지 않으려고 먹었던 시절이 아련하기만 하다.
지금이야 산에 취미로 운동으로 건강을 위해 산행을 하지만 그시절에는
헐벗고 굶주려 먹을 것을 채취하려 다녀던 산....
잠시 그런 시절을 아내와 이야기하며 옛날을 상기해 본다.
(↓) 비가 온다는 예보에 산님들이 산을 찾지 않은 모양이다.
이시각 정도면 하산하는 산님들이 저 콘크리트길을 메울것인데....
앵두나무꽃(↑)
(↓) 앵두나무 꽃이 지더니 열매가 맺었다.
(↓) 바로 먼지터는 곳 옆에 앵두나무가 있다.
지금은 산님들이 모르고 지나가지만 빨갛게 익으면 과연 열매가 온전하게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칡은 봐도 모르지만 빨간 앵두는 산님들의 눈에 바로 띄일것이다.
칡가지 몇개 짤라 씹었지만 저 앵두나무의 앵두는 그냥 내비두면 안될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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