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토요일 아내와 함께 태백산을 올랐다.
관악산과 주변 산을 주로 다녔던 아내가 타박을 하기 시작한다. 맛난 음식도 한두번 먹으면 먹기 싫은데 이건 맨날 관악산만 델꼬 다닌다고 투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수리산, 예봉산, 수락산 등 몇 번 다른 산을 모시고 갔건만 성에 차지 않는 모양이다. 하여 일차적으로 겨울설산을 제일 많이 가는 태백산을 지난 15일에 가기로 했다가 올해들어 기온이 급하락하는 바람에 22일로 미루었다.
22일 토요일 새벽에 일어나 태백산 산행 출발지점으로 급히 나간다.(↓)
전날에 미리 봇짐을 챙겨 놓았지만 뜨거운 물을 꾾이고 혹시나 처음가는 아내의 든든한 몸가짐을 위해 라면까지 끊여 먹이고 베낭을 짊어메고 나가니 눈님이 새벽 어둠을 타고 몰래 내리는거다. ^_^
이거....
쥑이는 날이로고.......
상고대는 물론 설화까지 만개하게 생겨으니 어찌 지화자가 아니겠는가..♬....
이래서 마눌님을 모시고 산행하면 하늘이 상서러운 눈송이까지 살포시 내려주는 모양이다. ^_^ (↑)
(↓) 모 산악회 안내산행 버스를 타고 오전 7시30분에 출발하여 11시40분쯤 도착했다.
다른 곳의 매표소는 산님들이 많아 줄을 서서 간다고 사길령 매표소로 들머리를 잡았다.
사기령 매표소로 오르는 초입의 주유소...
사길령 매표소 역시 산님들이 무쟈게 많다...(↓)
사길령 매표소앞의 등산로 안내판...(↓)
줄을 서서 간다.(↓)
모 산악회라고 말하니 아직 카운터하는 분이 보이지 않는다.
아마 같이 타고 온 버스 일행 중에 제일 먼저 매표소를 지나지 않았나 싶다.
머릿속엔 아내와 함께 문수봉을 거쳐 내려와야겠다는 다짐이 끊어 오른다.
유일사???(↓)
안내 산행회 대장님이 유일사를 거론하것이 생각난다.
일행중 거의 맨 앞으로 질주? 하다가 그래 모처럼 왔는데 유명?사찰쯤 한번 들렀다가 가보자 하는 생각으로 코스를 표지판 표시대로 우측으로 꺽는다.
????....(↓)
유명 사찰인줄 알았넹...
유일사에서 위쪽으로 오르니 유일사 매표소 우측으로 오르는 길과 능선에서 딱 맞난다.(↓)
유일사 매표소에서 올라온 산님들이 숫자가 장난이 아니다.
유일사를 차라리 여기서 관망해도 된건만 괜시리 아래로 주욱 내려가 빙판길을 조심조심해서 내려가고 다시 올랐더니만 별 볼것이 없다. 괜시리 시간만 낭비하고 600여 미터 정도를 삥 돌아온거다.
아내가 유일사에서 올라와 길게 늘어진 산님들을 보고 놀란듯 바라만 보고 있다.
사진 맨 우측이 아내.....
이건 태백산 상고대를 보러 온건지... .(↓)
팔도 산꾼들을 구경하러 온건지 당췌 구분이 안된다.
그래도 관악산에서 단련된 안내가 꾸준히 잘도 올라온다.(↓)
사진 오른쪽에서 나무 앞으로 왼쪽에서 두번째가 아내 ^_&...ㅋ...
부산, 전남, 인천, 대전, 울산, 전남 광주 외에 코레일 관광으로 온 수많은 산님 등등 전국의 산님들이 죄다 태백산에 깔렸다. 사투리 말투를 들어보면 지역을 대략 알수 있고 또한 산악회 딱지를 보니 아마 제주도를 뺀 전국에서 다 모인것 같다.
태백산 인해전술을 어떻게 뚫고 가야하나....(↓)
몇 번 눈길을 벗어나 안다닌 눈밭을 치고 올라갔더니만 산님들이 새치기 한다고 뭐라 칸다. 헐...
태백산 정상 넘어 문수봉을 찍고 내려오려고 하는데 이 산님들을 따라 어느 세월에 어케 가노....
증말 미치겠따....
태백산 정상넘어 문수봉으로 넘어가는 것을 포기했다. (↓)
차라리 느긋하게 주변 경관 구경하면 천천히 가는것이 마음 편하고 스트레스 안받겠다.
유일사 매표소 좌측으로 오른 코스와 주능선과 여기서 또 만난다.(↓)
그러니 산님들이 더욱 많아져 메진다 메져......
대한민국 모든 산님들 모처럼 무진장 구경 잘했다.
천제단이 멀지 않았다.(↓)
어느정도 천제단에 근접하니 조망이 트이기 시작한다.
함백산....(↑)
아내가 핸카로 태백산의 풍경을 담아 여러 친구들에게 전송한다.(↓)
능선 군데군데 송곳같은 칼바람이 불어온다.
그런 매서운 칼바람에 태백산의 상고대가 피어난다.
끝없이 펼쳐진 백두대간을 바라보는 아내....(↑)
태백산 정상석에 산님들이 북적인다.
뭐 정산석에서만 태백산 인증샷을 찍으란 법이 있는가.
아내와 태백산 출석부 한방....
ㅋㅋ...
아내가 태백산 추위에 잔뜩 움추려 있다.
티에 자켓, 내피가 든 방풍잠바, 그위에 오리털 자케... 한 다섯 겹을 입었으니 그야말로 오리걸음...ㅎㅎ...(↑)
저 멀리 문수봉이 보이지만 다음을 기약하는 수 밖에...
버스 출발시간이 닥아온다....
한시간 정도만 단축했으면 문수봉을 찍는 건데....
충분히 문수봉까지 갈 수 있는 시간대지만 산님들이 어찌나 많은지 지체되어 시간을 능선에 뿌리고 오다보니 가기가 좀 뻘 춤하다.
단종비각(↓)
당골과 백단사 매표소로 가는 갈림길에서 오뎅을 판다.
아직 식지 않은 따뜻한 물에 아내에게 커피 한잔 타주고 잠시 쉬어간다.
천제단에서 당골광장까지 4.4 킬로니 딱 반정도 왔다.
당골광장에서 버스가 있는 곳까지의 거리가 한참 내려가야 한다.
각설이 타령에 잠시 발길을 멈춘다. 신나는 노랫가락과 춤을 듣고 보는 사람은 잠시 추위를 잊겠지만 정착 본인은 스타킹에 치마를 둘러 입고 위에는 그냥 맨살이다. 눈꽃축제가 구제역 때문에 취소되었다. 그러나 산님들이 전국에서 이렇게 수많이 몰려드니 눈꽃축제 취소하나 마나다 싶다. 올 한겨울은 그냥 근교산행이나 해야겠다. 아니면 유명한 산은 그냥 평일에 조용히 왔다 갔는 것이 좋을 듯도 싶고..... 이렇게 많은 산님들이 모인 산은 딱 질색이다.(⊙)
태백산 천제단 전의 풍경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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