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이야기/산행일기

관악산이 준 크리스마스 선물(101225)

越山 2010. 12. 27. 17:09

 

 

25일 성탄절에 30년만의 강추위가 급습했다. 아내도 춥다고 산행을 하지 않겠다한다. 한파가 마음마저 얼게 만들어 막상 산에 오르니 산님들이 별로 없다. 산에 오를때는 북풍이 강하게 몰아져 볼닥지가 얼얼하다. 냄새 맡은 것도 없는데 코도 어찌나 매운지 시베리아의 북풍 찬바람을 피하려고 능선 이리저리 옮겨가며 오르니 초벌땀이 좀 흐른다.

 

 

맨손으로 바위를 잡으니까 손이 바위에 쩍쩍 달라붙는 느낌이다. 

 

 

바위 틈에 살짝 숨어 찬바람을 피해 본다.

바위 틈 사이로 겨울 햇살이 살짝 빛추어준다.

그 따스함이 어찌나 고마운지.....

 

 

(↓) 전번에 아차산을 갔을때 소나무의 기이한 형상에 표지판까지 설치했던 것을 본적이 있는데 관악산의 소나무는 바위에서 자라서 그런지 소나무의 자태가 빼어나고 수려하기 그지 없는 형상들이 많다. 마치 선조들이 수묵화에 곧잘 그려 넣는 한국적인 풍취가 물씬 풍겨나는 그런 소나무가 아닌가 싶다. 아래 사진은 관악산 오봉능선의 소나무다.

 

 

우측 두번째 봉우리가 학능선하고 오봉능선하고 만나는 합수머리 봉우리다.(↓)

학능선 국기봉은 우측 첫번째 봉우리에 오르면 볼 수 있다.

 

 

오봉 능선에서 바라본 연주대와 말바위...(↓)

우측 봉우리는 깔닥봉우리다. 아마도 연주대 다음으로 높은 봉우리가 저 깔닥봉우리가 아닌가 싶다.

깔닥봉우리는 깔닥고개 돌탑을 지나서 오를수 있다. 경사가 급하여 겨울철에는 가급적 오르지 않는 것이 좋다. 급한 경사길이다보니 음지에 얼고 쌓인 눈때문에 미끄러지기 십상이다.

 

 

깔닥봉우리 경사가 저리 급하다.(↓)

오봉 능선에서  다른각도에서 담아 보았다.

 

 

위 사진 소나무 있는 곳에 남녀 한쌍이 바위에 걸터 앉아 있다.(↓)

이상하게 저 곳은 겨울 찬바람이 세게 불지 않는다.

사진 찍고 있는 이자리는 바람에 날아갈 정도.....

 

 

학능선 국기봉이 보이고 저멀리 수리산이 희미하게 보인다.(↓)

 

 

사실 강추위에 눈을 기대하고 올랐으나 하늘은 눈을 뿌려줄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학능선 국기봉의 어느 산님들.....

 

 

오봉능선에 또 다른 소나무의 기이한 자태....(↓)

마치 지나가는 산님들에게 앉아서 편히 쉬라고 가지를 한켠으로 늘어뜨린 소나무....

 

 

왼쪽 능선이 학능선 능선이고 학능선 국기봉의 태극기가 매서운 찬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우측 봉우리는 오봉과 학능선이 만나는 합수머리 봉우리...

 

 

팔봉능선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암벽 사이에서 컵라면과 커피한잔 한다.(↓)

아무리 세찬 찬바람이 불고 볼이 찢어질듯한 추위라도 틈새는 있는법....

찬바람을 막아주고 겨울 햇살이 스며드는 암벽사이에 낑겨 한겨울의 추의를 스리살짝 즐긴다.

 

 

따끈한 커피 한잔하니 몸이 좀 녹는듯하다.(↓)

아니 그러하오? 삿갓님....

다시 뒤로 백해서 삿갓바위을 넘어온다.

 

 

병풍바위로 오르려 하니 바람이 너무나 억세다.(↓)

그냥 우회.... 어 추버라....

 

 

맵고 추운 시베리아 찬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겨울 찬바람에 짓눌려 신음소리를 내는 순간 찍어주는 산님이 샤터를 눌러 버렸다.

으메... 떨리는겨...

 

 

연주대로 넘어가는 말바위 능선도 산님들이 별로 없다.(↓)

추위만 아니었다면 말바위 능선에 오고가는 산님들이 복새통을 이룰것인데 추위에 모든 산님들이 방콕으로 여행을 떠난 모양이다.

 

 

깔닥고개 마루의 막걸리 파는 곳....(↓)

어째 사진빨이 이상타 했는데 모드를 잘못 설정했다.

장갑끼고 샤터를 누르다보니 뭔가 조작이 잘못된 듯하다.

장갑을 벗고 디카 모드 설정을 다시한다.

추위에 손구락이 시려 짤려 날갈 정도다.

 

 

연주대 말바위 초입에 서니 세찬 바람이 또 들이민다.(↓)

그렇게 껴입었는데도 이제는 땀은 커녕 몸이 더 오그라진다.

사당까지 내리 달려 샤케집에서 뜨끈한 오뎅으로 산행마무리 하려고 했는데 추위가 가로 막아선다.

그래서 자운암 능선으로 가는 우회길로 빠진다.

 

자운암 위쪽의 헬기장 밑으로 돌아가는 우회길이 있다.

 

 

자운암 능선....(↓)

 

 

자운암 국기봉....(↓)

 

 

이곳에서 자운암 능선으로 갈 수 도 있고 깔닥고개 돌탑으로 바로 내려갈 수 있다.(↓)

돌탑으로 내려간다....

 

 

다소 내려오니 바람이 잦아든다.(↓)

아까 들머리로 올랐던 오봉 능선 자락에 겨울 햇살이 걸려 있다.

 

 

관악산 제3깔닥고개에 있는 돌탑....(↓)

갈딱고개를 오르다가 이 돌탑 우측에 능선으로 오르는 길이 보인다.

그 길따라 주욱 오르면 연주대를 빠르게 갈 수 있는 지름길이다.

껄닥고개 마루의 경사길 정도 생각하면된다. 야등시 이쪽으로 오르는 산님들이 더러 있는데 이길을 이용하는 산님들은 그만큼 관악산의 지리를 잘 안다는거다.

 

 

자운암 능선 아랫 옆구리를 끼고 간다.(↓)

저 아래 얼음 언 곳이 깔닥고개 길에 있는 연주 약수터다.

 

 

관악산은 돌산이다.(↓)

흙길은 길이 나 있는 흔적을 따라가면 되지만 돌산은 돌무더기가 저렇게 있으면 길을 찾기가 어렵다. 그래서 방향을 보고 저 돌무더기를 지나가야 한다. 어느 산이고 돌이나 바위가 있으면 길 흔적이 거기서 끊어지기 때문에 잘 분간해야 한다.

 

 

역시 겨울 산이다.(↓)

이곳 위치는 봄에 진달래가 가장 일찍 피어나는 곳이다.

햇살이 따사롭게 빛춰주고 바람도 그다지 세차지 않다.

 

녹음이 짙을때는 저 길이 잘 보이지 않은데 겨울산은 속살까지 잘보여준다.

오봉으로 오르는 초입 능선길이 훤히 보인다.

 

 

자운암 끝자락으로 올라와 맞은편 삼성산을 바라보니 겨울 햇살의 은은함에 시선이 꼿인다.. (↓)

저 겨울 햇살 자락을 어떻게 잡아내야 하는지 똑닥이 갖고는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래서 여러장을 찍어 댄다.

 

 

(↓) 더 흥분하게 했던 것은 햇살의 각도가 조금 달라지니까 삼성산의 KT송신소 탑의 그림자가 산아랫까지 늘어진거다.  저걸 필히 잡아내어야 하는데 또 심술 궂은 찬바람이 불어댄다. 장갑을 벗고 이모드 저모드 조작하며 찍다보니 손가락은 이미 추위에 마비 상태다. 

 

 

드뎌.... 삼성산 KT송신소 탑 그림자를 잡아냈다.

지금도 그날 추위에 손가락이 얼어 개고생했지만 그래도 쌩고생한 보람이 있다.

 

 

지금까지 산을 그렇게 다녀서도 저런 자연의 풍광을 보지 못했는데 강추위를 떨쳐내고 산에 오른 보람이 있다. 아마 관악산이 크리스마스 선물로 저런 멋찐 풍경을 연출해 내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 자연은 언제나 신비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