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이야기/주절주절

늦게 깨닫은 세월의 무게.

越山 2022. 5. 4. 21:14

오늘 5월4일은 결혼기념일이다. 마눌님이나 나나 아침에 출근할때까지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 아니... 나만 그랬던 것 같다. ㅎ...속초에 갔다 오면 오후 4시쯤... 가고오면서 친구 이늠 저넘에게 전화하니 죄다 시간이 안된다 한다. 하여 마눌님에게 전화하여 저녁이나 먹자 했더니만 마눌님이 반색을 한다. 헐...

 

속초톨케이트 앞의 울산바위

마눌님이 좋아하는 닭목살 구이 집으로 약속하고 가면서...?... 갑자기 ...?... 불현듯 생각이 나는거다, 마눌님이 외식하자 하면 뭔가 어쩌고 저쩌고 하는데 순순히 들어 주는 것이 찜찜한 터에...^&(^$%^ ..... 아~ 그렇쿠나.... 그렇쿠나.... 결혼기념일이구나... 하는 생각이 퍼득 드는거다. 이사람도 알고 있었구나... 친구 자슥들에게 여기저기 연락했지만 오늘따라 뭐가 바쁜지 시간 약속이 안되다 보니 마지막으로 마눌님에게 연락할 것 뿐인데... 야~~~ 이거.... 하늘이 날 살렸다는 생각이 든다. 휴~~~

 

 

작년뿐이 아니라 여직껏 제대로 못챙긴 결혼기념일.... 그래 오늘 뭐가 제대로인지는 모르겠지만 제대로?? 한번 해보자... 

강남 터미널 꽃시장에서 씨뿔건 장미로 36개 사서 처음으로 꽃다발을 받쳐보자.. 했지만 거기까지 가기가 시간이 허락하지 않아 마른(말린)꽃으로 대체했다. 당산동 6번 출구 앞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사실 내가 먼저 가서 식당에 꽃을 맡기고 술한잔 얼큰 할떄 마눌님에게 꽃을 바치려고 했다.

 

7번출구로 나가 발걸음을 바삐 움직이는데 여봇 하는 소리가 귀전을 떄린다. 마눌님이 어느새 내 옆에 닥아 오는거다. 꽃바구니를 들은 나에게 이거 뭐냐 하는거다. 순간적으로 이거 속초에서 가다가 뭐 먹으라고 준건데 보지 않았써.. 집에 가서 보자며 마눌님이 좋아 하는 식당으로 직행했다.

 

가서는 계속 꽃이 들어 있는 종이 가방을 뜯어 보려고 한다. 말려도 안되어 할 수 없이 뜯어 아내에게 꽃다발을 앉겨주었다. 나로선 마눌님의 감동을 최대한 끌어 올리려고 했지만 작업?이 엉성하게 여기서 끝이 났다. 허나 아내가 겉으론 표현을 하지 않았지만 굉장히 좋아하는듯한 표정이다.

 

침대 위에 놀려놓은 꽃다발

그동안 다른 건으로 결혼기념일을 뜨문뜨문 해줘지만 처음으로 결혼 36주년 기념으로 마눌님에게 꽃다발을 앉겨주었다. 뭐 어렵지는 않았지만 성의가 무디었던거다. 나이가 듬에 따라 마눌님의 존재감을 온몸으로 느껴지다보니 다소 젊었을때 생각도 못한 일이 느닷없이 생각이 나는 요즘이다. 있을때 잘해라는 평범한 말이 의미심장하게 닥아오는 세월이요 시간이다. 

 

굳이 변명을 하자면 아내의 눈치를 본다기 보다는 세월의 무게로 인해 보지 못해던 깨닫지 못했던 것을 느낀다. 요즘 젊은세대에 비해 우리들의 아내들은 그만큼 대우를 받지 못한듯 싶다. 결혼한 자식을 보면 서로 위해 주고 손주와 잘 놀아주고 아낌없이 산다. 젊었을때 나역시 부모님의 삶 이상으로 살려고 노력했지만, 자식세대를 보니 자식들도 부모이상으로 행복하게 잘 사려는 노력이 보인다. 그런가운데 마눌님이 고생한 모습이 아련히 떠오르니 세월탓인지 늦게 꺠달은 것인지 모르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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