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이야기/산행잡썰

눈살을 찌푸리게 하면서 복을 기원?

越山 2016. 2. 12. 21:58

왼쪽 무릎 관절이 다소 시큰거려 장거리 산행을 못하고 아내도 허리에 담이 걸려 치료 받다보니 상고대나 눈꽃을 보러 원거리 산행은 언감생심이다. 그저 재활?치료 산행으로 짧고 간단하게 산허리를 돌아 잔잔 누비처럼 따스한 겨울 햇살 이 비추는 고즈넉한 자리에서 막거리나 한잔하고 내려오는 것이 요즘의 겨울 산행이다.


이날도 삼성산 호압사 오른쪽 남근바위쪽으로 올라 한우물 방향으로 하산하면서 나무 계단을 피해 옆길로 샜다. 무릎 관절에 크게 이상이 없다는 진료를 받았지만 특히 높이가 일정한 나무계단을 내딘는 왼쪽 무릎관절 느낌이 별로다. 차라리 불규칙한 내리막 길이 편한 느낌이 든다. 


이쪽은 삼성산 능선의 신랑각시 바위쪽에서 떨어져 나간 돌덩어리들이 많다. 그런 돌을 주워 모아 이름모를 사람이 쌓은 돌탑도 많고 또한 큰바위 앞에 제단을 차려 놓고 기복신앙을 비는 곳이기도하다. 그런데 이날 따라 거무틱틱한 그을름이 베인 돌들이 예전보다 더 많았졌고 비위를 상하게하는 탄내가 코끝을 벌렁이게 만든다.


다양한 복을 바라는 인간의 오욕칠정을 탓하는것은 아니지만 기복신앙은 유사이래 끊임없이 내려져 오는 원초적인 민간신앙이자 토속신앙일 것이다. 막연한 자연과 사물에 기대어 불안전하고 무기력한 감정을 해소하고 나름대로의 희망을 품는다면 삶의 활력소가 될 것 이다. 긍정적인 요소도 있는 반면 부정적인 면도 적지 않지만 그렇다고 모든 것을 부인하자고 글을 쓰는것은 아니다.


단지 자신의 믿음을 위해 남에게 눈살을 찌푸리게하는 독단적인 행위는 자제해야 할 것 이다. 자신의 신앙에 지나치게 매몰되다 보면 윤리와 도덕을 경시하는 경우 손가락질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느 신앙이든 이타주의에 인색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자연을 청정하게 보호하는 마음이야말로 복받는 일이 아니겠는가! (⊙)





단에서 복을 빌었다면 주변 정리를 말끔하게 해야 하건만 여러 잡다스런 물건들이 너저분하다.



관악산과 삼성산 여기저기를 산행하다보면 기복신앙을 비는 곳이

여러군데 있지만 아마도 여기가 제일 크지 않나 싶다.



금방 제가 끝난듯 싶다. 막걸리를 마개만 따기만 했지 내용물은 그대로 있다.






조금 전까지 무엇인가를 태운것 같다.

아직 온기가 있고 희미한 연기가 간혹 올아온다.(아래 노란 원)



같은 자리에서 찍은 사진이지만 연기가 올라온 위 사진과 아래사진을 비교해 보면

위사진의 노란 원 안이 연기인 것을 알 수 있다.



어찌나 태워는지 돌과 나무에 재가 날려 검으스레하다.

현수막 뒷면도 그을린 재에 찌들고 가을에 곱게 물들어 떨어진 낙엽도

잿빛 연기에 훈제?되어 나뒹굴는 그림은 분명 자연적인 분위기는 아니다.

저러다가 산불이라도 나면 어쩌나 하는 염려가 든다.

아마도 금천구에서 단속을 해야 할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