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이야기/주절주절

경춘선 옛열차의 낭만과 전철의 허전함.

越山 2012. 2. 3. 14:31

경춘선이 전철로 바뀐지가 햇수로 3년이다.
그러니까 2010년 12월 20일쯤인가 무궁화 열차가 춘천에 도착한

이후 전철로 바뀌였으니 일년이 조금 넘었다.

 

청량리역에서 출발했던 경춘선 기차...
대성리, 청평, 깅촌 등으로 경춘선 열차를 타고 MT 갔던 추억이 아련하기만하다.
MT를 갔던 시절이후 2008년 6월에 무궁화 열차를 타고 강촌역에 내려 삼악산 산행을 했었다.


30여년만에 타보는 경춘선 열차(전철아닌 기차?)이었기에 산행보다는 예전 MT를 갔던

그추억속에 사로잡혀 열차에서 괜시리 마음이 들떠 있었다.

 

(예전 열차안에서 좌석이 없으면 저렇게 쭈그려 앉아 졸며 혹은 한잔하며 오곤했다)

 

 

예매를 늦게 한탓으로 오고갈떄 입석이었지만 오히려

서서가는것이 오랜된 추억을 되살리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서울로 되돌아 올때 화장실앞에 그냥 주저앉아 오징어,

땅콩에 쇠주와 맥주 한잔하는 그맛이 단연 최고였다.


그 맛에 경춘선 열차를 타고 MT갔던 오랜된 추억이 절로 되살아 나는거다.

경춘선 완행열차에서 기타 콩닥거리며 여러 친우들과 합창하고

또한 죽이 맞으면 주변의 한무리들과 더욱 목청 높혀 함께 노래 부르던 그시절이
어느덧 30여년이 훌쩍 넘어갔다. 입가에 엷은 미소를 머금고 그시절을 회상하니

이제는 되돌아 갈 수 없는 시절이기에 어릴적 낭만이 그래서 그리워지는 것이 아닐까 싶다.

 

완행열차, 무궁화 열차가 사라진 경춘선에 지금은 전철이 다닌다.
청평지나 굴봉산역인가 백양리부터 철로가 바뀐듯 싶다.

 

(↑↑강촌역에서 훤히 보이는 강과 역으로 들어오는 열차 ↑↑)


강촌역하면 열차에서 하차하자마자 북한강이 눈앞에 시원하게 펼쳐졌는데

이제는 산중턱으로 이전되어 강가로 걸어 나오기도 다소 시간이 걸린다.

 

산행 때문에 전철를 몇번 이용하여 강촌이나 춘천을 가봐지만 웬지 서먹서먹한 느낌이 든다.
뭔가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입은듯 옆구리에서 차디찬 바람이 옷깃을 파고 드는듯한 허전함이 있다.


예전 MT가던 그시절의 추억이 뇌리에 생생하게 남아서 그러는 것일까.

전철안이 매우 조용하고 엄숙한것이 낯설기만 한 것이다.

 

 

(왼쪽이 신설 강촌 역사 오른쪽이 예전 역사)


마치 예전의 열차나 기차는 예비군복 입은 예비군들이 탄것 같고 지금의 전철은 민간인만 탄 전철같다.
함께 동행하는 지인들과도 뭔가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가고 싶은데 경춘선이

전철로 바뀐시점부터 예전 열차문화가 어디로 쏙 숨어는지 당체 모르겠다.

 

상봉역에서 출발하는 경춘선이 얼마후부터 용산역에서 출발한다고

 하는데 편리해진 만큼 낭만이 사라진듯하여 아쉽기도하다.


하긴 북적되며 고성방가에 음주가무하면 요즘 눈쌀 짓푸리는 사람들 많을거다.
사회도 그러면에서 차츰 성숙되어 가지만 경춘선에 어릴적 낭만은 아직도 철로에 묻어있다.
그런 추억이 간혹 생각날때면 경춘선을 타고 홀쩍 떠나봐야겠다.(⊙)

 

 

(119 춘천 닭갈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