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금요일 저녁 퇴근 후 포천에 사는 친구집에서 십여년만에 모처럼 부부동반 모임을 갖었다.
한 친구는 장모님의 지병 떄문에 또 한 친구는 회사일 때문에 오지 못했지만
다섯팀이서 십여 년만에 모이니 감회가 새롭다.
결혼하여 친구 집을 돌아가면서 모임을 갖고 아이들이 태어나서도 꾸준히 모임을 갖었다.
아이들이 커가면서 각자 생활이 분주하고 회사일 역시 바쁘다 보니 모임을 뜨문뜨문하다가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십여년을 모임없이 다소 소원하게 지냈다.
물론 전화 통화나 간혹 만나 쇠주 한잔 하기는 했지만 결혼초처럼 잦은 모임을 갖기가 여간 힘든 것이 아니었다.
만나야지 만나야지 하면서도 괜시리 바쁘다 보니 서로 모임을 갖기가 쉽지 않았던거다.
어짜튼 지나고 보면 참 별것도 아닌데 왜 그리 제대로 만나지 못하고 안했는지 모르겠다.
그러고 보니 세월도 빠르기는 참 빠르다.
백일잔치 돐잔치 하던 때가 어제같은데 각자의 아이들이 이제는 20대 중반을 넘어서
조금 있으면 장가들고 시집갈 자식들로 성장했다.
세월 앞에서 결혼 초기의 그런 우정어린 마음이 삭아내린 것인지 모르겠지만
아내들과 더불어 만나니 또 다른 감회가 겨울 추위를 녹이는듯하다.
한잔 술에 많은 이야기를 담아 긴밤이 짧도록 보냈다.
아침에 친구녀석이 그때서야 애기한다.
금요일 오후에 갑자기 외할머니가 돌아가셨단다.
금요일 저녁때 모임 갖기로 한달전 부터 약속한지라 또한 친구들이
출발 직전이어서 그냥 모임을 갖었던것이다.
그런 줄도 모르고 오랜만에 부부동반하여 술한잔하며 즐겁게 보낸 것이 뒤통수가 가렵다.
친구의 고뇌어린 결정으로 나머지 친구들은 재미있게 보냈지만 이 친구의 마음은 괘나 찹찹했겠다.
아무튼 친구의 쉽지 않은 결정으로 즐겁게 보낸 하루가 오래토록 마음에 남을 것이다.
돌아 오는 길에 포천시에 들러 친구의 외할머니께 문상하고
집으로 귀가하는데 길이 사방으로 다 막힌다.
포천에서 봉천동까지 오는데 4시간이 더 걸렸다.
조수석에 앉은 나도 힘들어 죽겠는데 운전하는 친구는 완죤 기진맥진일듯 싶다.
아무튼 외할머니의 별세를 알리지 않고 모임을 갖은 친구며
운전한 친구, 모임에 나온 모든 친구들 고맙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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