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이야기/산행일기

가까이 하기엔 너무 뜨거운 단풍.(111022)

越山 2011. 10. 26. 12:19

 

 

지난주에 느닷없이 거세게 쏟아지는 장댓비와 우박때문에 팔봉계곡으로 가지 못했다.

딱 1주일만에 아내와 이교수와 셋이서 팔봉계곡으로 발걸음을 띤다.

 

팔봉계곡 위쪽으로 올라가니 전번주에 왔더라면 헛걸음질 할뻔했다.

팔봉계곡 사찰터 위쪽은 지금이 절정이다. 절정....

 

여기단풍은 관악산 주능선에서 보이지도 않는다.

단풍이 붉게 익어가는 소리가 마음 한가득 메운다.

 

사방천지가 붉다보니 마치 불이 난듯 괜시리 몸에서 열기가 돋는다.

스산한 바람이 옷깃을 파고 들어도 단풍의 따사로움에 가을이 그리 쌀쌀하지만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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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에 일어나 현관밖에서 기지개를 펴는데 장독대 옆 산파 꽃에 벌이 날아든다.

하얀 겨울도 멀지 않았으니 분주하게 꿀을 채취하는 벌은 가을이 그다지 달갑지가 않는듯하다.

그런 벌을 보노라니 웬지 쓸쓸함이 묻어난다.

 

 

헌데....아내가 문제가 생겼다.

몇 칠전부터 허리가 아프다며 침을 맞으러 다니는거다.

공장주변의 밤을 들통으로 한통정도 주워서 집에 갖고 왔는데 그것을 쭈그려 앉아 몽조리 칼로 까다보니

허리, 무릎관절에 무리가 갔던 모양이다. 엉거주춤한것이 산에도 가지 못할 그런 정도다.

 

어느정도 산행을 포기하기로 마음먹었는데 아내가 치료받고 산에 가잔다.

괜찮냐고 물으니 걸을만 하단다.

 

한의원에서 치료받고 이교수를 만나 사브작 사브작 단풍구경하러 팔봉계곡으로 스며든다.

아내의 산행 욕심도 대단하지만 산에 갔다온 후로 몸이 한결 낫졌다고 하니 그것도 참 신기할 뿐이다.

 

 

(↓) 가을이 점점 깊어만 가니 만추로다.

마치 맑게 개인 하늘마저 물들일 것만 같은 단풍의 기세가 관악산 산허리를 움켜잡는다.

도심을 떠나지 않아도 단풍의 현란함을 볼 수 있는 관악산이 그래서 좋은거다. ^^

 

(↓) 늘상 이야기 하지만 관악산의 단풍은 산님들이 다니는 길옆보다 드러나지 않게 숨어 있는 것이 특징이라 하겠다.

그러기에 월산은 가을이 되면 그런 단풍을 찾아 관악산 이곳 저곳으로 발품을 판다.

월산을 애타게 기다리며 가을을 붉게 노래하는 단풍을 찾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팔봉 능선에 그다지 단풍이 많지는 않다.

오히려 북사면에 늘어지게 피어 있다.

 

 

(↓) 관악산 광장을 보니 산님들이 인산인해다.

오봉 초입에서 오봉 옆구리를 돌아 학능선 옆구리를 타고 학봉으로 올라오니 산님들이 그다지 없어 한적해서 좋다.

팔봉 계곡과 맞은편 삼성산 정상이 보인다.

 

(↓) 학능선 학봉에서 바라본 KBS송신소 방향...

이교수가 학봉에서 아래를 물끄러미 쳐다본다.

 

(↓) 학능선에서 팔봉 계곡으로 내려간다.

계곡쪽으로 닥아서니 붉은 빛이 더욱 또렷하게 보인다.

아내가 옆에 있는데도 괜시리 붉게 물든 님이 언능 보고 싶어 마음이 앞서간다.

 

 

(↓) 팔봉 계곡에서 아내와 함께...

여기까지는 단풍이 덜 익은듯하다.

 

 

(↓) 아마도 다음주에는 이곳까지 붉은 단풍이 점령할 듯 싶다.

 

 

(↓) 드뎌 사찰터....

아내 한의원 치료때문에 한시간 가량 늦게 올라온터라 명당자리는 다른 산님 차지가 되었다.

그래도 붉게 피어난 단풍이 어예쁘게 반겨주니 아무곳이나 명당자리다.

 

 

(↓) 가까이 하기엔 너무 뜨거워 데일것만 같다.

 

 

(↓) 한날 한시에 태어난 쌍둥이도 다르듯 단풍도 단풍마다 색이 다르다.

 

 

(↓) 피를 뚝뚝 흘리듯한 핏물같은 검붉은 단풍이 있는가하면

새색시 볼에 살포시 연지찍은 듯한 분홍빛 단풍도 있고

나이 먹은듯한 노란 빛을 살짝 머금은 단풍도 있다.

 

 

단풍군락이 있는 이곳에서 점심을 먹는다.

 

 

 

(↓) 판이님이 서울대공원에서 과천계곡을 통해 연주암으로 올라 오신다고 한다.

점심후 주능선으로 오른다.

 

 

(↓) 팔봉 사찰터에서 주능선으로 오르는 이곳의 단풍도 끝내준다.

 

 

(↓) 가을 햇살에 더 깊이 타 들어가는 단풍...

햇살이 강렬하면 물기를 끊은 단풍잎이 더 메말라 오그라드는 시간이 짧이지겠다.

괜시리 염려되니 햇님이여 살살 비추시라.

 

 

(↓) 이교수의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듯 주변 풍광을 둘러본다.

 

 

시간 소비해가며 설악산이나 내장산 지리산 등등을 가야 이런 멋찐 단풍을 볼 수만 있는 것이 아니다.

관악산 단풍 볼품없다고 누가 감히 말하겠는가.

아직도 늦지 않았다.

조그만 발품을 팔아 보시라. ^^

 

 

(↓) 팔봉능선과 그아래 팔봉계곡...

 

 

(↓) 아~ 그러고 보니 육봉계곡도 있구나....

육봉 북사면쪽으로 붉게 익은 단풍이 손짓을 하는듯 하다.

다음주엔 육봉으로 올라 저 아래 계곡에 있는 단풍을 찾아 가리라.

 

저 계곡은 문원폭포의 발원지다.

햇살이 많이 들지 않아 늦게 단풍이 익는 곳이다.

저 계곡 역시 단풍나무가 천지 삐까리로 있는 곳이다.

 

(↓)  판이님과 만나기로 한 KBS송신소 헬기장으로 간다.

 

 

(↓) 판이님과 조우하여 KBS송신소 아랫 계곡의 단풍을 보러 내려간다.

지난주에 대충 왔다가 장대비가 쏟아지는 바람에 다시 연주암으로 돌아간 적이 있는데

이상하게 올해 이곳의 단풍 색이 뜨뜬미지근한 것 같다.

 

 

(↓) 지난주에는 단풍이 검붉게 멋찐 자태를 뽐내더니만 한주일 사이에 뜨거운 물에 데인듯 오그라들고 사그라들었다.

 

 

(↓) 그래도 군데 군데 나름대로 자태를 뻐기고 있는 단풍이 더러 있다.

 

 

 

(↓) 연주암으로 왔다.

 

 

(↓) 제3깔닥고개미루 단풍은 늦은 가을에는 볼만하다.

여기는 이번주 주말쯤이면 단풍이 제대로 익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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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나홀로 산행이나 아내와 단둘이 산행하는 것보다 여러지인들과 산행하다보니 가고픈 곳을 가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

지인들과 동행하는 산행도 나름대로 재미있지만 단풍산행은 한시즌보다 짧으니 한두주간은 좀더 관악산을 흟어봐야겠다. 

 

 

서서히 계곡 아래까지 가을이 늘어지면 산마루엔 하얀겨울이 걸리겠지.

그러고 보니 10월도 몇 칠 남지 않았다.

단풍이 가지를 떠나 나뒹굴기전에 몇 번에 더 봐야 되는데...

 

 

(↓) 늦은 오후의 햇살이 연주대를 비추고 있다.

잔잔누비같은 햇살이 단풍의 속살까지 비추는듯 단풍 색채가 한층 더 돋보이게 만든다.

 

늦가을 햇살과 뜨거운 단풍에 아내가 자연 치료된듯 허리와 관절이 괜찮다고 한다.

허허...^____^

단풍산행이 치료산행이 되었네 그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