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높은 푸른 하늘처럼 나락은 누렇게 영글어간다.
또한 두둥실 떠있는 흰구름은 푸르른 가을 하늘을 더 드높게 보이게한다.
내 마음도 덩달아 가을 바람과 더불어 저 파아란 하늘로 치솟고 싶은 마음이 불쑥든다.
그런 가을 하늘을 나비와 더불어 갈바람을 타고 푸른 창공을 날고 싶은데 나비는 관심이 없는듯 싶다.
한자리에서 맴돌며 천고마비의 계잘에 맞게 자신을 살지우기에 급급한 모양이다.
그저 살랑거리는 바람결에 나래짓만 두어번 할뿐 정신없이 꽃순을 탐하고 있다.
나비를 보노라니 괜시리 따가운 햇살에 쓸쓸함이 더 돋아 날 뿐이다.
그 쓸쓸함에 발걸음을 몇 발자욱 옮기니 토종밤이 알알이 맺힌 밤나무가 보인다.
주먹 반만한 어린 밤송이를 보니 올 가을 성깔은 다소 성급한 모양이다.
땡볕에 서있으면 그렇게 따가울 수 없는데 나무 그늘 아래 있으면 선선하기 그지 없다.
그렇게 성큼 닥아온 가을이 곡식과 열매를 알차게 만들어야 하거늘 가을 무늬만 수 놓고 결실은 뒷전인듯 싶다.
저 밤송이가 누렇게 익어서 알밤이 땅바닥으로 툭툭 떨어지려면 10월 중순쯤은 되어야 할 듯....
그런 가을 무늬에 온갖 동식물과 곤충들이 괜히 바쁜듯 하다.
거미는 운좋게 매미 한마리를 동여 매놓고 여유를 부린다.
설익은 가을에 만물이 가을걷이에 분주한데 공허한 마음은 마땅히 둘곳이 없다.
점심 먹고 공장으로 돌아오는 길에 파란 하늘 한번 쳐다 본 것이 괜시리 멜랑꼴리해졌다.
바람에 사부작 나붓끼는 거미줄이 가을을 타는 것인지 거미줄이 갈바람을 타는 것인지
분간 할 수 없지만 스스로 가을을 타고 있는 것을 직감 할 수 있다.
그래 가을보다 일을 타자.
마음을 가을에서 꺼내 털어내고 일을 타러 공장으로 들어가자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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