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이야기/산행일기

육봉계곡 물에 잠겨 잠시 생각에 잠겨본다.(110730)

越山 2011. 8. 1. 16:56

 

 

물폭탄을 앉겨준 7월의 마지막 토요일에 모처럼 햇살이 내리쬔다.

과천종합청사역 10번 출구 앞 의자에 앉아 그냥 기다리고 있다.

 

은하수님이 왔다. 단둘이다.

이판님은 회사 출근하고 연순님과 만나 점심떄쯤 온단다.

 

그러니 육봉을 넘어가자니 그렇고 아니가자니 그렇고...

어떻게 할까나....

그래 육봉 계곡물에 몸이나 식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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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관악산 계곡중 육봉 계곡이 으뜸이다.

단점은 비가 내린후 수량이 풍부해져야 한다는 점이지만 요즘같이 연일 비가 내린다면 아주 좋다.

장댓비가 쏟아지는 날은 급류와 돌무더기가 떠밀려 내려올 수 있으니 위험하다.

그러나 토요일 같은 날은 아주 쮝여준다.

 

왼쪽 봉우리가 육봉 능선이다.

육봉 기차바위가 손짓을 하는듯 아스라이 보이지만

판이님과 연순님을 기다리기 위해 계곡에서 물놀이나 하련다.

 

 

(↓) 육봉 입구..

어린아이의 손을 잡고 계곡으로 물놀이가는 가족들...

 

누차 애기하지만 바로 육봉 입구 앞에 차를 세워두고 백여미터만 올라오면 청량한 물이 반겨준다.

아시는 분만 찾아 오는 계곡이지만 모르는 사람은 이런 계곡을 두고 시간과 경비들여 먼 두메산골을 찾는다.

 

 

(↓) 육봉 계곡으로 들어서면 다리가 나온다.

벌써 한자리 차지하고ㅗ 물놀이에 신난 어느 가족.....

 

 

(↓) 동네 어린아이들이 모여 계곡에서 신나게 논다.

여기까지가 육봉 입구에서 고작 200~300 미터 정도의 거리다.

 

 

(↓) 굳이 문원폭포까지 올라갈 필요도 없다.

사실 이런날 육봉계곡 흐르는 물을 거슬러 오르면 아주 좋다.

샌달 신고 스틱짚고 물속으로 첨벙대며 물깊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거슬러 오르면 시원한 또다른 산행의 맛이 있다.

 

육봉 계곡도 좀 긴편이다. KBS송신소쪽으로 오를 수 있다.

 

 

(↓) 자리를 잡고 먹거리 펼쳐놓고 물속으로 들어간다.

 

 

(↓) 흐르는 물에 몸을 던져 넣는다.

 

 

(↓) 물은 담아내는 그릇대로 형체가 형성된다.

흐르는 바위 구석구석까지 채워지고 메워지며 보다 낮은 곳으로 흐르는 물....

채워지는 모양에 신경쓰지도 않으니 그자체가 청아한 모습도 일수 밖에...

물처럼 모든 것을 채워주고 물처럼 비울 수도 있어야 하건만

이날까지 살면서도 채워주지도 못하고 비워주지도 못한 내육신을

물속에 담아본다.

 

 

물은 이런 나를 위해 아낌없이 자리를 내준다.

너비가 비좁으면 그만큽 넓혀주고 고가 낮으면 높여주고 채운만큼 덜어주고 못자람 만큼 다시 채워주는

그런 물같은 품성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지만 세상사 속으로 들어가면 물처럼 그리 되지 않으니

육봉 계곡의 물을 벗어나고픈 마음이 없다.

 

물속에 앉아 있으면서도 그나마 이런 생각을 하겠끔 만들어준 물이 고맙다.

깨달음은 아닐지언정 물처럼 비우면 채워진다는 진리는 잊지 말고 살자.

 

 

(↓) 어느새 위쪽 계곡에도 더위를 피해 물놀이 하는 모여든다.

 

 

(↓) 물의 표면은 과연 어떻할까...

흘러 내리는 하얗 포말이 알알히 터지며 잔잔해지는듯 하다가

다시 낙차가 있으면 허연 포말을 다시 만들고 유유히 흐르는 물은 마치 도(道)가 흘러가는듯하다.

 

 

(↓) 이런 것이 노자가 말하는 무위가 아닌지 감히 말하고 싶은거다.

 

 

(↓) 물속에 틀어박혀 있으면서 이런 저런 상념에 잡혀 있는데 판이님이 냇가를 거슬러 올라왔다.

물속에서 찰컥덕.....

 

 

(↓) 판이님의 사촌 여동생인 연순님도 철컥...

 

 

(↓) 베낭을 벗어 놓자마자 물속으로 첨벙덩하신 판이님....

 

 

(↓) 이에 질세라 동생인 연순님도 첨벙~....

 

 

(↓) 두미녀와 한 야수.....ㅎㅎ.....

 

 

(↓) 복근을 자랑하는듯 웃통을 내민 은하수님...

 

 

(↓) 연순님이 다이빙을 하려는듯 폼을 잡는다.

 

 

(↓) 애개게...

그냥 배치기....ㅎㅎ...

 

 

(↓) 첨벙덩....

 

 

(↓) 달거진 바위에 누워 산의 기를 받는다.

 

 

(↓) 두 꼬맹이도 물놀이에 정신이 없다.

 

 

(↓) 몸을 식혔으니 다시 따끈한 오뎅으로 몸을 짓핀다.

차거운 물로 즐겼으니 뜨거운 물로 다시 몸을 달군다.

거기에 또 정제된 물이 아니들어가면 안되지 않겠는가. ^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