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이야기/산행일기

더위에 지쳐 방향감각을 상실한 산행(110723)

越山 2011. 7. 25. 16:14

 

 

지지난주에 금요일에 아들이 컴을 하다가 갑자기 자기 방으로 오라고 부른다.

"마~ 니가 와..."

"싫은면 관둬요. 그럼 엄마가 오셔봐" 하는거다.

아내도 "니가 와" ㅎㅎ...

"엄마 이거~ 트렉스타데... 샌달 싫으면 관두시고...." 어쩌고 저쩌고 중얼거리는거다.

아내가 벌떡 일어나 아들방에 들어가더니 조금 있다가

"여봇~ 여보... 아들이 사준대..."

"뭘??"

"와봐"

가서보니 트렉스타 샌달을 모업체에서 세일하는데 아내와 내것 합쳐 9만원정도다.

캠프라인 샌달이 한켤레에 칠만원해서 아내와 내껏 두켤레를 사려고 고심중 있었는데 아들이 사준단다.

웬 횡재 ^__^ (↑)

 

(↓) 샌달이 드뎌 집에 왔다.

아들이 사준 샌달을 신고 토요일 과천 관문사거리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용마을을 지나 용능선으로 오른다.

마을 우측으로 올라야 하지만 한번 냇가를 따라 간다.

수량이 풍부하지는 않지만 계곡냇가 곡곡에 더위를 피해 온 사람들의 말소리가 요란하다.

 

 

(↓) 계곡을 따라 올라가니 산모퉁이를 한바퀴 돈다.

이럴봐엔 진달래 능선으로 붙을까 어쩔까 망설인다.

 

 

(↓) 곤충 이름을 까묵었다.

그래도 이쪽은 산님들에게 많이 알려진 능선이 아니라서 산님들의 발길이 매우 뜸한 곳이다.

그래서 보기 드문 곤충이 한적한 길옆에서 반겨주는듯 하다.

 

용능선으로 관악의문 사거리까지 갈때까지 이쪽 능선으로 내려온 산님이 겨우 6명....

오른 사람은 우리 내외와 어느 산님 딱 세명뿐이었다.

 

(↓) 하도 오랜만에 와서리....

숲이 우거진 계곡으로 들어서니 방향을 잘 모르겠다.

느낌으로는 왼쪽으로 치고 올라야 할 것같은데 그쪽 방향으론 도무지 길을 못찾겠다.

그냥 길따라 가보는데까지 가본다.

 

 

(↓) 낮은 가스가 대지에 쫘악 깔렸고 계곡엔 바람 한조각도 없다.

여기까지 오르는데 마치 장댓비에 흠뻑 젖은 것처럼 온 몸이 땀범벅이다.

등산복도 다 땀에 젖어 마를틈이 없다.

 

 

(↓) 용마을에서 바로 능선으로 올랐타으면 다소 쉽게 여기까지 오는것인데 괜시리 산기슭을 끼고 한참을 돌아 오른거다.

왼쪽 운동장이 군부대....

경마장은 낮은 가스로인해 희미하게 보인다.

 

(↓) 더위와 땀에 짓눌려 헉헉대며 간신히 용능선 첫봉에 도착했다.

용능선 첫봉에서 바라보니 맥이 딱 풀려버린다.

올랐다가 다시 내려가고 또 오르고 해야하는데 산세를 보니 갈길이 괜시리 막막해진다.

왜 이쪽으로 올랐왔는지 후회해도 어쩌랴....

 

 

(↓) 그래... 정신력이다.

이런 무더위를 이겨내고 저 고지를 점령하려면 자신부터 이겨내야한다.

가기 싫다고 생각하면 발걸음이 더욱 무거운법....

아내는 아무런 내색없이 따라오는데 내가 헉헉대면 아내도 더욱 힘들어진다.

 

금요일 저녁늦게까지 술을 퍼마신 죄값을 받는듯하다.

벌써 물을 한통이나 다마셔버리고 땀도 두세 바가지정도 흘렸건만

계속 소변이 나온다.

아~ 갈증과 무더위를 한방에 날려 버릴 산뜻한 뭐가 없을까나....

쭉겠따.... ≥.≤....

 

진짜 간신히 두번쨰 봉우리에 도착하여 첫봉을 바라본다...

 

 

(↓) 저어쪽 희미하게 보이는 능선이 사당능선이다.

가운데 능선을 타고가면 파이프능선이다. 그러쿠나....

이능선으로 오르면 헬기장으로 곧장 빠지는줄 알고 그나마 위안을 삼았는데 착각했다.

용능선의 끝트머리가 당췌 생각이 안난다.

갑자기 방향감각이 헷깔리기 시작한다.

 

 

(↓) 저 끝뜨머리 봉우리 넘으면 과연 어느길이 나타날까?

 

 

(↓) 꼬옥 들어오지 마라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들어가는 산님들이 있는듯 철조망이 쳐있다.

아마 이쪽 길로가면 군시설이 있을 것 같다.

몇 년전에 다른 능선에서 길을 잘못들어 검문을 당했는데 군부대  근처는 가지 않는 것이 상책일듯...

 

(↓) 아내도 힘에 겨운지 사브작 사브작 올라온다.

 

 

(↓) 저 봉우리를 넘으면 끝인지 아니면 또 다른 봉우리를 넘어가야 하는지....

 

 

(↓) 지나온 능선...

 

 

(↓) 어리버리하다.

KBS송신소와 연주대가 보이는데도 방향감각이 무디다.

사실 이봉우리가 끝이다.

봉우리에서 내려가면 관악문의 초입인 사거리가 나오는데 미처 꺠닫지 못하고 길을 찾고 있었다.

그만큼 금요일 마신 술과 더위에 체력이 고갈되었다.

 

(↓) 길을 찾는다고 이쪽으로 내려오지 않고 우측 몇 십미터 전으로 내려왔는데 새로운 길이다.

내려온 곳이 어딘지 당췌 모르겠다.

지나가는 산객에게 물어보니 사당에서 올라온다는거다.

이상하다.

산객이 지난온 한쪽을보니 전망대가 보인다.

아~ 이쪽에 새로운 길이 있는가부다고 생각하다가 반대쪽(연주대쪽)을 보니 뭔가 낮이 익는다.

그내도 어리버리....

 

쉬면서 주변을 살펴보니 사당에서 마당바위 지나서 헬기장 지나 새로만든 전망대를 조금 벗어난 길가에 있는거다.

이륜뙨짱....

 

쎼운한 물가로 내려가기 위해 관악의 문 초입에서 저수지 계곡으로 내려간다.

정신을 차리자....

 

 

(↓) 저수지 땜뺴고 여기가 제일 깊은 곳이다.

알탕하는 셈치고 들어가 보니 겨우 허벅지 밖에 안찬다.

마사토가 많이 흘러들어와 웅덩이를 메꾼듯하다.

그래도 시원하다.

 

 

(↓) 몸을 식이니 정신이 다소 드는듯하다.

 

 

(↓) 물에 들어가기는 좋은데 잔돌이나 흙이 샌달안으로 들어올때마다 벗어 털어내는 것이 단점...

물에 젖은 샌달로 바위를 오르니 미끄러진다.

아무래도 샌달이다 보니 발을 꼬옥 조이질 못하니 바위나 암벽 타는 것은 조심해야 할듯 싶다.

 

(↓)  장댓비가 일주일 내내 쏟아졌지만 저수지 계곡 상류쪽은 벌써 말랐다.

마사토로 스며들다가 지반이 암반이면 다시 솟아나는 물....

그나마 물이 차거운 것은 다시 솟아나는 물이기에 차가움을 느낄 수 있다.

 

 

(↓) 저수지 계곡에서 고인물은 미적찌근하다.

다소 차가운 물을 차으려면 솟아나는 물을 찾아야한다.

 

서울대와 관악산 주변이 많이 개발되어 수맥이 엄망이 되어 버렸다.

예전에는 수량이 풍부했는데 날이 갈수록 땅속으로 스며드는 시간이 빨라진다.

암산의 단점이기도 하지만 관악산 산기슭까지 치고 드어온 난개발이 주된 원인인듯하다.

될 수 있으면 산기슭 주변 까지 침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