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이야기/산행잡썰

어머니 품같이 포근한 관악산을 다시 찾는 모멘텀

越山 2022. 10. 15. 11:57

9월초쯤인가... 어천저수지에서 42대를 앞치기로 던지다가 갈비뼈 부근의 근육과 오른팔 근육에 통증이 왔다. 40대 예신에 마음이 급하다 보니 엉성한 자세로 42대 앞치기 하다가 몸이 야간 뒤틀린 모양인듯 싶다. 오른쪽 갈비뼈 근육 부근은 쓰담어 주니까 뻐근함이 풀려지만 오른팔은 계속 통증이 왔다. 약국에서 진통제 사먹고, 파스 부치고 저녁때 시프한 것이 고작이었다. 물론 처음에는 다소 차도가 있는듯 싶어 또 낚시가고 다시 시프하고 파스붙치는 일이 반복되다가 지난 8일 토요일 백봉리에서 42대를 도저히 던지지 못하는 일이 발생했다.

새벽녘, 아침나절은 그럭저럭 앞치기가 되었으나 오전 9시~10시경이 지나면서 42대는 포인트에 제대로 떨어지지 않는다. 아무리 힘을 주어 던져도 나가질 않는다. 오히려 팔의 통증만 더할뿐이다. 38대는 겨우 던질만 하지만 역시 통증이 수반된다. 이러다가 팔이 완전히 고장나면 어떻하냐는 염려가 불쑥든다. 

집에 와서도 태어난지 2달된 둘쨰 손주를 안아주는 것도 통증이 온다. 뭔가를 들어 올리는 근육계통과 신경계통에 문제가 있는듯 싶다. 일욜날은 병의원이 다 쉬니 혹시나 대체공휴일인 10일 월요일에 문을 여는 병의원이 있지 않을까 싶어 10일 9시 넘어 통증의학과병의원 몇 군데 전화를 죄다 안받는다. 십여군데 전화하다가 마지막으로 한군데에 전화했더니 후닥 받는다. "오늘 진료 합니까?" 물으니 한단다.

언능 달려가 엑스레이 찍고 원장님의 진단을 받으니 내생각과 비스무리했다. 팔뚝에 주사 4방을 맞고 물리치료 받은 후 집에 오니 점심때가 되었다. 한동안 낚시를 하지 말란다. 괜히 근육을 잘못 쓰다가는 수술까지 해야 하는 사태가 된다니 치료가 완전하게 된 후 낚시하라고 하니 의사 선생님 지침을 따를 수 밖에....

딸이 둘쨰를 낳고 첫재아들과 사윗, 사내 셋을 돌보다가 심신이 지쳐 집에 와서 쉴동안 아내와 내가 아이들을 잠시 돌봐 주었다. 아내는 밤새 잠을 안자고 둘쨰녀석을 봐주냐고 앉았다 일어났다, 앉아주고 업어주고 주기를 반복하다 보니 무릎이 다소 붓은듯 싶다. 연휴가 지난 다음날 관절 전문병원에 가보려고 했다가 마침 무릎도 진료한다하여 이날 치료받고 집에와서 점심 먹은 후 마눌님을 모시고 또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았다.

또 오늘 15일 토요일에 아내와 함께 주사 몇 방 맞고 다음주 토요일에 예약 진료하고 왔다. 오면서 어른들의 말씀이 불쑥 생각이 난다. 나이들면 몸이 어제 틀리고 오늘 다르다는 말에 실감이 간다. 산행으로 다진 체력이건만 세월 앞에 장사가 없는듯 싶다. 오로지 거의 관악산만 1,000여번 이상 산행했을 정도였다. 사당동 국기봉 2군데 자운암 국기봉, 학봉국기봉, 팔봉 국기봉, 육봉 국기봉을 찍으며 산행하고, 사당 능선부터 팔봉으로 내려와 다시 삼성산으로 올라 칼바위를 경유하는 산행을 많이 했던지라 잔병도 없고 감기, 독감에도 끄떡 없다고 자부했는데 나이가 듬에 따라 신체나이도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요즘 단풍이 무르익는 시즌, 더우기 관악산은 시월 하순쯤이면 핏물같은 검붉은 단풍이 산행길보다는 한적한 곳에 숨어 있다. 숨어 있는 단풍을 찾아 가고픈데 아내가 무릎 고장이니 아내도 답답하겠지만 산행보다 우선 몸을 추스리는 것이 우선이다. 제대로 완치안하면 고질병이 된다. 산행시 발목을 겹질러 제대로 치료안하고 산행하다 보니 나중에는 고질병이 되었다. 쥐가나서 발꼬락이 움추려들고 다리가 찌릿찌릿하여 걸음을 제대로 못하다 보니 장거리 산행을 포기하다 시피했다.  그래도 관악산 밑에 살때는 주말마다 오르고 새벽산행도 즐겨하고, 야등도 했건만 목동으로 이사온 후로 슬금슬금 게을러졌다.

비가 오든 눈이 오든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간에  무작정 오르고 올랐던 관악산. 이사온 4년동안 등한시했던 관악산. 그러다 보니 체력 저하가 새벽도둑처럼 찾아 올 줄 몰랐다. 다시 산행한다고 체력이 곰방 좋아지지 않겠지만 처음 산행했던 초심으로 돌아가 어머니 품같이 포근한 관악산을 다시 찾는 모멘텀으로 만들어 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