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이야기/산행일기

산속의 불법 펜션!

越山 2022. 6. 4. 09:18

6월1일 수요일 투표날이다. 사전투표를 했기에 마눌님과 이판님 셋이서 녹음이 짙어가는 관악산을 찾았다. 이날 날씨는 산행하기 너무나도 좋은 날이다. 그래서 그런지 서울대 입구와 광장에는 등산객들이 많다. 관악산 오봉 옆구리를 돌아 누군가 만들어 놓은 펜션?으로 가고자 한다. 이쪽은 학능선으로 오르는 길 옆의 조그마한 능선인데 오가는 산님들이 많지 않아 몇 십년전에도 쉼터 비스무리하게 만들어 놓아 푹푹 찌는 더운날 먹거리 짊어지고 와서 한바탕 먹고 쉬기 좋은 곳이기에 이날도 푸짐하게 싸온 먹거리 먹고 한숨 푹 자려고 한다. 

 

오봉 초입에서 바라본 삼성산 암벽봉우리와 삼성산 정상이 푸르르 하늘아래 훤히 잘 보인다. 또한 저멀리 여의도쪽의 풍경도 뻥~ 뚫렸다.

오봉 초입에서 잠시 한숨 돌리고 있는데 오봉능선으로 오르는 산님들이 많다.  그리 길지 않은 오봉이지만 이쪽보다는 오봉 옆구리를 가다가 오봉 암벽을 타고 오르는 것도 재미가 쏠쏠하다.

사진찍은 곳에서 왼쪽 방향으로 가면 오봉 암벽 길이 있다. 두사람이 가는 방향은 학능선으로 오르는 길이 2군데인데 우리는 약수터 방향으로 꺽어가다가 약간 둔덕을 올라 오른쪽의 자그마한 능선으로 갈거다. 

몇 년동안 이쪽을 오지 않았더니 펜션?이 더욱 발전한듯 싶다. 

이런것을 만들어 놓은 사람들은 관악산을 자주 찾는 산행 친목단체가 거의 많다.  산님들이 왕래가 많지 않은 산자락, 산기슭 등에 이런 불법, 탈법 건축?을 한다.

어라~... 그네도 있네.... 저 쇠파이프를 여기까지 갖고온 정성?이 두손 들었다.

여기 아래쪽에도 쉼터를 만들어 놓은 곳이 있다. 예전에는 조그마한 공간이었지만 날이 갈수록 산속의 불법 건축?이 점점 대담해진다. 관악산에 인적이 드문 곳에는 이런 곳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예전에 관악산 온갖 곳을 누비며 이곳 저곳을 산행한 덕분에 이렇게 비슷한 불법 아지트를 많이 보았지만 여기는 과했다.

저기 봉우리가 학능선 첫봉우리다. 오른쪽으로 학능선으로 오르는 길이 있다. 산님들이 설대 입구에서 걸어와 주로 그길을 많이 타고 오르기 떄문에 이쪽은 산님들이 거의 오지 않는 조그마한 능선이다. 어쩌다 길을 잃은 산님이 방향을 모르고 들어서면 모르되 일부러 이쪽길로 오지 않는다. 그만큼 알려진 길도 아니거니와 알고 있는 산님들도 많지 않다.

점심을 거하게 묵고 베낭을 정리하는 사이 마눌님이 펜션에 자리를 깐다. 저돗자리도 여기꺼다. 

석까래와 기둥을 보니 원만한 태풍에도 꺼덕 없겠다. 아무튼 여기서 한숨 늘어지게 잤다. 솔솔 불어 오는 산바람이 눈꺼풀을 닫히게 만들다. 깨니 곰새 두어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꿀잠이다. 편히 쉬고 가지만 산속에 이렇게까지 만들어 놓는 것은 심하지 않나 싶다. 

오던 길을 되돌아 간다. 이길은 삼복더위에 오면 좋다. 능선 옆구리를 타고 팔봉계곡까지 갈 수 있고 안양유원지까지도 갈 수 있다. 뜨거운 햇빛을 막아주는 나무그늘이 주~욱 연장된 길이다. 

 

관악산은 돌산이라 바윗길을 타고가면 찜통 더위에 맥이 쭉 빠진다. 바위길은 뜨근뜨끈한 햇살을 막아줄 그늘이 없거니와 바위에 데워진 후덥지근한 공기가 입과 코로 들어오고 땀은 비오듯 흘러내리다 보면 어떨땐 정신이 흐릿해질 떄도 있다. 이제는 관악산을 웬만큼 돌아 다녀봐기에 더운날은 바윗길 보다는 이렇게 먹고 푹 쉬는 간딴 산행을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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