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2주간 그러니까 보름정도 하루도 빠짐없이 한잔 걸치다보니 알콜이 몸에 그냥 축적된 느낌이다. 정신까지 몽롱해지고 일 역시 술에 취한듯 제멋대로다.
하여 목요일 조블산악회 회장 이취임식이 끝난 다음날부터 몸에서 알콜 한방울까지 쥐여 짜내려고 작심하고 술근처에는 안가고 못가려고 작심하고 있었다.
참... 술이란 것이 그렇다.
보름동안 일과 친목관계로 매일 마시다 보니 술마실 술시(때)가 되면 목이 컬컬한거다. 또한 대략 피곤해도 잠을 곧바로 자지 못하는 증상이 일어나는것 같기도 하다.아마 그런 모든 증상이 알콜중독 증상이 아닌가 싶어 한편으론 염려가된다. 해서 굳은 결심으로 그런 증상을 이겨내다가 나도 모르게 잠이 살짝들었다.
그런데 꿈속에서 아버지 말씀이 들린다.
"애비 자냐?" 하는 아버지의 목소리가 몇번 들리는거다.
눈을 뜨고 일어나 보니 방밖에서 "애비 자냐?"며 속삭이는듯한 말씀이 들린다.
아버지가 한밤중에 아프신것인지 뭔가 불편하신것인지 정신이 번쩍드는거다.
후다닥 일어나 불을 켜고 방문을 열고 나가보니 아버지가 방문앞에 계신다.
"아버지 어디 불편하신데가 있습니까?" 다소 놀란듯한 목소리로 아버지께
말씀드렸더니 "아니... 잠이 잘 오지 않아서.... 한잔 하자쿠나..." 하시는거다.
거실 탁자에 보니 쇠주와 족발이 놓여져 있다.
어느사이에 나가셔서 쇠주와 안주를 사갖고 오셨는지....
그런 아버지의 성의을 무시할 수도 없고... 대략 난감한거다.
아내가 부시시 일어나 쇠주잔을 챙겨온다.
족발은 아내가 좋아하는 음식이다. ㅎㅎ....
보통때 같으면 늦은밤에도 아버지와 간혹 한잔씩하곤 했는데 금주작심한지
하루만에 깨지게 생겼다. 망설이며 주저주저하는데 아버지가 따라주시는 쇠주를 진짜
마다하지 못하겠다. 간만에 아버지가 한잔 하자고 하시는데 사양할 명분이 없는거다.
줄기차게 남들과 연속 보름동안 퍼마시고 아버지가 하사하시는 술을 어찌 마다할 수 있겠는가.
에라 모르겠다며 한잔 들이키니 역시 아버지가 주시는 하사주는 맛이 다르다. ^_*
비록 작심하루가 되었지만 기분만은 좋은거다. (⊙)
'사는이야기 > 주절주절' 카테고리의 다른 글
늦가을의 뒤안길에서 몸부림 (0) | 2010.11.17 |
---|---|
밤과 어둠 (0) | 2010.11.16 |
가을 향기가 그윽한 국화 꽃송이. (0) | 2010.11.12 |
노란 까페트를 밟고 가을 속으로 가는 아내... (0) | 2010.11.08 |
붉은 공작선인장의 환상적인 자태 (0) | 2010.11.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