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이야기/산행일기

선자령 설산산행이 아니라 칼바람 산행(111224)

越山 2011. 12. 27. 11:28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토요일에 선자령 눈꽃산행을 갔다.

금요일 저녁부터 눈이 살랑살랑 내려 마음마저 들뜨게했던 선자령....

크리스마스 이브날 선자령 산행의 아침이 하얗기를 소원하며 잠을 청한다. 

 

아침에 일어나 밖을 보니 생각했던 것 만큼 내리지는 않았지만 

화이트 크리스마스 기분은 낼 정도의 눈이렸다.

 

사실 눈꽃을 보러 선자령을 택했지만 거센 광풍이 백두대간 능선을 넘나들다 보니

눈꽃은 이미 동해바다로 다 날아가 버렸다.

 

볼딱지가 아리고 손끝에 감각이 없을 정도로 칼바람이

온몸을 뒤흔들어지만 6인앞에 결코 장애가 될 수 없었다.

 

선자령 오를떄는 불어오는 거센 광풍을 등에 지고 올랐지만 하산시 맞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바람이 미쳤다.

차라리 소백산, 태백산 칼바람은 봄바람같은 느낌이 들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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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명도 밝기전에 아내와 함꼐 쌓인 눈을 밟으며 버스가 기다리는 신사역으로 간다.

 

송이사 부부가 먼저 와서 자리를 잡고 있었고 이어 이교수 부부가 왔다.

출발 시각이 30분정도 남아 밖에서 커피한잔하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지만

각자 마음은 선자령으로 달려가고 있는듯하다.

 

 

(↓) 횡성 휴계소에서 뜨끈한 우동으로 속을 데우고 밖의 기온를 느끼니 이정도면 날이 너무 좋다며

이구동성으로 애기한다. 여기 바람하고는 분명 다를 것인데....

횡성 휴계소의 기온을 생각하면 큰코 다칠것이라 속으로 생각한다.

과연 어느정도 바람이 불어줄까나....

 

 

(↓) 버스가 선자령 입구 휴계소에 도착하여 산님들을 뿌려 놓는다.

내리자 마자 바람이 먼저 마중나온듯 거센 바람이 얼굴에 비벼댄다.

스팻츠, 아이젠을 끼고 착용하는데 손끝이 매우 시렵따.

 

이럴때는 휴계소 안에 훈훈한 곳에 들어가 여유있게 착용해야하는데 다들 마음이 급하다보니

바람이 거세게 부는 밖에서 손을 호호 불며 착용하고 있으니 참... 지나고 보니 그렇다. ㅎㅎ..

 

 

(↓) 사진에는 바람이 찍히지 않았지만 눈보라를 일으키는 광풍이 선자령 들머리서부터 내리친다.

진짜 오랜만에 맞주치는 광풍이라 그런지 싫지만은 않다.

오히려 산행의지를 더 한층 복돋아준다.

 

 

(↓) 춥다보니 여기까지 마구 올라왔다.

등줄기에 약간의 땀이 흐른는듯 촉촉하다.

 

 

(↓) 그러나 초벌 땀이 난후 칼바람에 땀이 나질 않는다.

몸은 추위에 견딜만 하지만 손이 제일 시려워 값비싼 장갑도 소용이 없다.

 

 

(↓) 조그마한 모퉁이를 돌아서자 풍력발전기가 드뎌 보이기시작한다.

 

 

 

(↓) 봉우리 전 우측으로 돌아가는 길이 있지만 일단 봉우리로 올라본다.

 

 

 

(↓) 강능시와 동해바다를 배경으로 한장 콩...

왼쪽이 송이사 부부, 우측은 월산과 아내...

이교수 부부는 자신들의 디카로 내가 찍어주는 바람에 아쉽게도 사진이 없다. ^_*

 

여기서도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송이사 부부를 찍는데도 눈보라가 휘돌아쳐 사진에도 약간 흔적이 나온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강능시...

 

 

 

(↓) 눈길을 걷다보니 약간 이상한 생각이 든 의구심이 풀린다.

선자령 나무들이 그리 크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런 이유가 있었다.

 

 

(↓) 폭이 다소 넓은 길은 모르겠는데 사람 한면 지나가는 정도의 눈길에서 비켜주다보니

갑자기 한발이 푹 빠진다. 스틱으로 언능 한쪽을 찍어보지만 스틱이 그냥 눈속으로 빨려들어간다. 헐....

 

 

(↓) 눈이 보통 1미터 이상 쌓인거다.

바람이 눈을 쓸고 옮긴곳은 얼마나 깊은지 가늠이 되지 않는 곳도 있다.

어떤 산님이 눈속에 빠진 곳인지 깊이가 사람키 높이 되는 눈웅덩이가 있다.

그렇게 쌓인 눈길 위를 가는 것인줄 모르고 나무들의 키가 좀 작다라는 생각을 한거다.

그러니 폭이 좁은 눈길에서 단단한 눈길 밖으로 한걸음만 옮겨도 허벅지까지

빠지니 미처 다른 산에서 경험하지 못한 설산산행이다.

 

 

(↓) 그나저나 바람이 진짜 미쳐나보다.

선자령 정상이 가까워지고 평탄한 곳으로 오르자 바람이 그야말로 광품이다.

방법이 없다. 송이사나 나나 사타구니에 손을 넣고 가는수 밖에 없다. ㅎㅎ...

손난로 두개 갖고 갔는데도 소용없다.

 

 

(↓) 선자령에서 밥먹을 일도 까맣득하다.

바람때문에 눈이 없는평탄한 지역은 광풍때문에 앉아 있기조차 힘들것이고

눈밭은 푹푹 빠지니 도대체 마땅한 장소 찾기가 쉽지 않다.

정상 오르면서 주변을 둘러 봐도 먹거리 먹을 장소가 눈에 띄지 않는다.

 

 

(↓) 날씨는 맑고 바람이 창공의 띠끌까지 날려보내 유리알 같이 많은 하늘이지만 어찌나 추운지 손을 빼기가 싫다.

태백산이 훤히 보이는데도 손이 너무 시려운 것은 둘쨰치고 손구락을 제대로 작동시키지 못하겠다.

예전 검지 손가락 한마디 다친 것이 이렇게 시려울 줄이야...

송이사도 손한마디 손수례에 짛어 다쳐는데 그것이 떨어져 나가는줄 알았단다.ㅎㅎ...

 

 

(↓) 에고... 요고 넘으면 선자령 정상석이 있는 곳이 멀지 않았다.

그런데 이쯤에서 하산길이 있다고 하는데 당췌 뵈질 않는다.

 

 

 (↓) 저어기 선자령 정상이 보인다.

어찌나 광풍이 거세게 부는지 평탄한 이곳은 눈이 별로 없다.

다 오른쪽으로 쓸려가거나 날려갔다.

바람이 이렇게 드세니 저 커다란 풍차가 돌아가는 것이다.

 

 

(↓) 아내가 서있는 곳은 선자령 잔디밭???

그만큼 미친 바람이 눈을 깡그리 쓸어갔다.

 

 

(↓) 저쪽 우측 어딘가 하산길이 있다는 이야기인데 어느 산님이 우측에서 올라온다.

그쪽길이 하산길 같아 조금 내려가 보니 길이 없고 낭떨어지다.

무지막지하게 불어대는 바람이 만든 눈길이다.

 

정상으로 오르기전 컨테이너 쪽은 먼저온 산님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또 바람이 만든 눈길이 있어 조금 내려가봐더니 바람이 잔잔하다.

그래서 터를 만들려고 한발 내밀었더니 허벅지까지 빠진다.

그래도 발로 다질려고 몇번 발길질을 했더니만 눈이 움직이는듯한 느낌이 든다. 헐....

십여미터 아래는 낭떨어지데.... 눈사태?가 나면 그냥 함꼐 슬려 떨어질 것 같은 공포감이 뇌리를 강타한다.

오메.... 눈밭에서 나오려는데 왜 또 이렇게 잘 빠지노...

짧은 시간이었지만 공포감은 마치 장시간같았다.

 

 

(↓) 선자령 정상석은 아닐 것이고....

 

 

(↓) 태백산이 저 끝트머리에 보인다.

태백산에서 보면 선자령 풍력발전소가 까맣득하게 보인다.

 

 

(↓) 점심 먹는 장소는 둘쨰치고 잠시나마 광풍을 피할 공간이 전혀없다.

거센 바람만 아니면 날씨는 아주 따뜻한 날씨건만 광풍에 모든 산님들이 어쩔줄 모르고 있다.

 

 

(↓) 에게....선자령 정상석 표지판....

 

 

하산길을 도저히 찾을 수가 없다.

하여 가이드에게 전화를 하니 그떄서야 원점 회귀란다.

눈때문에 하산길이 위험하여 폐쇄했단다.

이른즌짱....(↑)

 

(↓) 오를때는 등뒤에서 불던 광풍이 하산길엔 맞바람이다.

벙거지를 꼬옥 조여도 후렁덩 벗겨지기를 수십차례...

 

광풍때문에 다들 기분이 좋지 않은것 같았는데 뜻밖에 크리스마스 이브에

아주 좋은 산행을 했다고 해서 그나마 마음이 놓인다.

 

기분 좋은 소식이 광풍을 타고 날아들었다.

송이사 며느리가 아기를 갖었다고 전화가 온거다.

송이사가 바라고 바라던 친손주릉 내년에 품에 앉을 것이다.

벌써 외손주 둘에 친손주 한명이라....

 

 

나는 언제 그렇게 되나...부럽따...

크리스마스 이브에 아주 큰 선물을 받은 송이사 부부에게 감축드린다.

또한 송이사 며느님도 더욱 건강하고 떡뚜거비 같은 손자나 예쁜 공주 필히 시부모님께 앉겨드리시라.

2012년 임진년은 보다 더 좋은 일들이 나릉 아는 모든 분들게 필히 생겨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