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이야기/산행일기

함박눈에 산행 재미가 만땅.^^ (111210)

越山 2011. 12. 12. 15:11

 

 

지난 목요일과 금요일에 비가 온 후에 기온이 뚝 떨어진다는 기상예보가 있었다.

그러나 정작 목요일과 금요일에 비는 내리지 않고 기온만 뚝 떨어졌다.

 

하늘이 우중충한 것이 눈발이 날릴 것만 같은 예감이다.

토요일 아침에 싸래기 같은 눈발이 잠깐 보이다가 사라졌다.

 

그러나 오후에 함박눈이 퍼붓더니 하얀 색으로 산을 겨울설산으로 채색한다.

거의 첫눈이나 마찬가지다.

첫눈을 산에서 온몸으로 맞이한 산행인지라 그 즐거움이 배가된 산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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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이사, 허저프 부부와 월산부부 이렇게 5명이서 경인교대를 경유하여 연판능선으로 오른다.

삼막천 한켠 냇가가 영하의 날씨탓에 살얼음이 얼었다.

그위에 아침에 살짝 뿌려진 눈이 다소곳이 내려 앉았다.

올해의 겨울은 너무 더디게 왔다.

작년 이맘떄쯤이면 눈이 몇 번 오고도 남았는데 올해는 눈이 영 자린고비다.

아무튼 눈이 오면 아이젠을 찰 정도로 눈이 왔으면 좋으련만....

 

 

(↓)북쪽이나 동쪽 하늘은 구름이 하얀고 한쪽 하늘은 맑은데 서쪽 하늘은 구름이 거무짭잡하다.

뭔가가 올듯 올듯한 느낌이다.

하여 연판능선으로 오르다가 풍경 좋고 햇살 잘 드는 곳에서 먹거기를 펼쳐 놓는다.

 

 

(↓) 점심을 먹으며 서쪽 하늘을 보니 뭔가 내리는듯하다.

살짝 눈발이 날아든다.

 

 

(↓) 아까보다 조망이 더 안좋다.

서쪽에서부터 눈발이 마구 날리는듯 하다.

 

(↓) 그래... 그래...♬...

함박눈이 마구마구 휘날려라....♪...

 

 

(↓).. 그래..♩... 이거다... 이거...

눈님이여 어딜갔다가 이제사 오시노...♬...

 

(↓) 눈님이여~

세상을 온통 하얗게 덮어 버리시라...

구질구질한 것 다 덮고 더럽고 추한것 다 탈색 시켜주시라...

 

 

(↓) 눈이 오는 것을 즐겁게 쳐다보다 보니 눈이 베낭를 덮어버렸다.

털어내도 함박눈에 또 다시 쌓이고...

첫눈치곤 승질 급하게 내린다. ^^

 

 

(↓) 거디가가 바람이 손끝을 시리게 만든다.

찬 눈을 만지니 손이 시럽다.

그래도 쭈타...

 

어느새 온산이 하얗게 덮었다.

 

(↓) 첫눈에 눈꽃이 피었넹...

 

 

(↓) 솔가지에도 살포시 내려 앉은 눈...

 

 

 

(↓)한참 함박눈을 뿌려주고 서서히 개기 시작하는 서쪽 하늘....

 

 

(↓) 삼성산 연판능선으로 오르기전 그냥 거무축축한 산이었는데 함박눈이 내려 산이 허옇게 되었다.

 

(↓) 첫눈이라 그런지 산이 간직한 온기에 산으로 스며들기 시작한다.

 

 

(↓) 북쪽 하늘을 보니 눈이 온 날씨하고 관계가 없는냥 그저 맑게 개인 하늘이다.

연판능선 남쪽은 눈이 산에 허옇게 쌓였는데 이쪽은 눈이 연판능선처럼 많이 안오듯하다.

 

(↓) 관악산을 바라봐도 눈이 쌓인 모습이 그다지 없다.

저 관악산 제3깔닥고개에 지금쯤 들바람님 부부가 늦은 점심을 먹고 있을거다.

열녀암 능선으로 내려오다가 들바람님에게 전화가 왔다.

모처럼 시간이 되어 들바람이 수영장 능선으로해서 연주대를 경유하여 깔닥고개로 내려오는 모양이다.

 

 

(↓) 간만에 들바람님과 쇠주한잔하게 생겨다.

 

 

(↓).. 거참...

연판 능선에서는 눈발이 제법 거세게 왔는데 이쪽은 오는둥 마는둥 한것 같다.

호수공원에 살짝 언 얼음 위의 눈을 보니 이쪽은 그다지 오지 않은듯....

 

은근히 눈을 기다렸다.

마치 산행하는날 나로서는 첫눈이나 다름없는 함박눈이 내려 강아지 모양 좋아했다.

아니 함께 동행산행한 지인들 다들 눈을 반겨주었다.

 

눈을 기대하고 기다렸지만 그것도 산행하는날 내려주는 눈이 그저 고맙고 감사했다.

괜시리 기분이 좋고 뭔가 상서로운 일이 연결될 것만 같은 그런 마음이다.

산행하는 날 눈이 내렸다고 마음이 이렇게 긍정적으로 환하게 바뀌니 무슨일이라도 마음먹기에 다르지 않을까 싶다.

물리적으로 반드시 봐야만 하는 것보다 마음으로 생각을 다스려야 그것이 진짜 상서로운 일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