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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잡아 묵은 비둘기 사체.

越山 2024. 5. 3. 10:41

21년 10월에 쓴 배고픈 고양이와 정신줄 논 비둘기라는 글을 올린적이 있다. 양재동 지하철 시민의 숲역 출구 앞에 어느 사람이 간혹 비둘기 모이를 뿌려주는데 오늘날까지 비둘기가 아침 출군길에 보면 십여마리 이상 모여 있다. 모이를 불특정하게 뿌려주는 모양인지라 비둘기가 공짜 모이에 생리적으로 어느정도 인지가 되어 모여든 것 같다.  아래 사진은  당시 고양이가 비둘기를 사냥하려고 비둘기 동태를 숨죽이며 납짝 엎드려 살피고 있는 모습이다. 

2021년 10월에 찍은 사진

위 사진(↑)은 2021년 10월에 찍은 사진이다.

지난달 24녀 4월 11일 출근길에 보니 비둘기 날개만 있고 몸통이 없다????... 상쾌한 아침부터 다소 끔직한 느낌이 들어 발길이 멈춰선다. 아마도 한밤중에 비둘기가 당한듯 싶다. 환한 낮같으면 인적이 오가는 곳이라 비둘기를 물고 어디로 사라져 버리는데  인적이 없는 밤중에 사냥한 그자리에서 다 먹어 치운 모양이다.

비둘기 양쪽 날개만  있고 머리, 몸통은 물론 다리 조차도 없다. 아마 고양이가 이곳에서 비둘기를 한두마리가 아니라 수 십마리 정도는 사냥했을듯한 짐작이 간다.  어느날 지나가다 보면 굵은 비둘기 깃털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것을 간혹 볼 수 있기 떄문이다. 

비둘기들이 이날의 비극을 목도한 것일까? 동료 비둘기가 잡혀 먹힌 곳은 나무들이 듬성듬성 있는데 이날따라 시야가 트인 잔디쪽에 모여 있다.

처참하게 잡혀 먹힌 사실에 사방이 트인 곳에서 동료 비둘기의 죽음을 애도 하는 것인지 마릿 수가 많지 않다.

꼭 보면 ....  이런 사실을 모르고 어리버리한 비둘기가 있다. 홀로 나무 사이로 돌아 다니며 먹을 것을 찾는 비둘기말이다.  동물의 세계에서 보면 이런 넘들이 사냥의 대상이 되는 것 같다. 어이~~.... 마~.... 여긴 위험지대야... 너 그러다가 고양이 아침밥 돼~

주인을 잃고 집밖에 떠덜아 다니는 개와 고양이가 많다. 이유가 어떻지는 자세히 모르겠지만 사람의 이기심때문에 기르는 동물을 집밖으로 내몬 것이 첫째 문제가 아닐까 싶다. 고양이가 관악산 꼭대기인 연주대 바위에 고즈넉히 누워 햇살을 쬐는 모습이 십여년 전에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반드시 고양이 때문은 아니겠지만 다람쥐 보기가 하늘에 별따기다. 

십여년 전까지는 관악산 어느 골마루 어느 골로 가도 어느정도 다람쥐를 볼 수 있건만 요새는 다람쥐 보기가 어렵다. 하다 못해 관악산 입구쪽 바위틈에 살던 다람쥐가 사라진지 벌써 십년쨰 된다. 관악산에서 고양이가 꿩을 사냥하려고 살금살금 닥아가는 모습도 보았다. 하다 못해 작은 새들도 그만큼 줄어든듯 싶다. 관악산뿐아니라 도심 근처의 산에 고양이가 없는 곳이 없을듯 싶다. 도처에 깔린 고양이가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지만 누구도 산고양이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동물보호만 외치니 개들까지 산으로 진출하여 영역 싸움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홀로 산행하다가 한적한 곳에서 들개 서너마리 만나보시라. 움찔하다. 

동물사랑 등등 다 좋은데 키우다 싫증나면 버리는 인간의 이기심이 자신도 모르게 자연 보호는 커녕 생태계 훼손까지 불러 올 수 있음을 알고나 있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