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이야기/낚시일기

입질이 준수한 백봉리

越山 2022. 10. 3. 11:12

10월2일 일요일 새벽 2시20분에 일어나 낚시짐을 대략 챙기고 진위천 백봉리로 향했다. 라면 끊여 먹을 시간 줄일겸 편의점에서 도시락과 마실 것을 사고 가다가 아차 싶은거다. 1일 토요일에 지렁이를 미리 구입해서 화단 옆에 두었던 것을 또 잊었던거다. 차를 다시돌려 지렁이를 갖고 백봉리로 새벽길을 뚫고 간다.

 

벡봉리에서 사실 지렁이는 잘 안먹힌다. 그래도 원만하면 지렁이 한통 준비해 가는 것은 어느날 느닷없이 지렁이에 줄줄이 나올 수도 있기 떄문이기도 하고 떡밥, 구르텐의 입질이 뜸할 때 변화를 주기 위해 지렁이 두세마리 궤어 달아 매면 간혹 굵은 붕어가 올라 오는 경험때문에 시간이 되면 미리 지렁이를 준비한다..

 

이날도 간간히 지렁이를 달아주었는데 지렁이를 먹고 나온 녀석이 몇 마리 된다.  그러나 이날의 특징은 붕어 활성도가 좋은지 떡밥보다는 구르텐에 붕어가 몰렸다. 떡밥은 서서히 풀리다가 느닷없이 찌가 올라오기때문에 찌반응 시간이 좀 걸린다. 반면 구르텐은 미끼가 들어가자마자 빠른 시간에 찌의 반응을 볼 수 있었던 날이다. 심하면 구르텐에 세네마디 그이상 찌를 올려주니 채면 제대로 주딩에 걸려 나온다.

백봉리에 도착하니 대략 새벽 4시쯤 된다. 주차하고 낚시 짐을 메고 수로로 내려가니 첫번째로 눈에 띄는 것이 릴의 캐미 불빛이다. 또 릴꾼이 주욱 깔린 것이 아닌가 싶다. 여기는 물이 흐르기 떄문에 유속방향, 우측으로 릴줄이 늘어진다. 가급적 릴꾼이 있는 옆자리는 사양하는편이라 우측으로 좀더 내려간다.

오늘은 42대(좌)와 38대(우) 두대를 사용하면서 입질이 활발한 쪽의 낚시대 하나를 선택할거다. 입질이 그럭저럭이면 두대가 다 사용하고....  그런데 찌가 몸통까지 솟아 오른다. 2주전에 여기서 낚시할때의 찌 높이이건만 내려도 계속 찌몸통까지 나오는 찌...

유속이 없는 저수지의 찌맞춤은 두어번 하면 대략 맞추지만 여기 백봉리는 다르다. 줄에서 거의 1미터 50센티 이상 내려더니 겨우 맞춰진다.  우측 38대가 약간 수면 아래로 내려갔지만 두바늘에  신장떡밥 2알 달아 넣은거다. 두바늘에 구르텐이나 한쪽에 지렁이나 구르텐으로 달아주면 한두마디 올라올거다. 아무래도 떡밥 비중이 무겁기 때문이다. 좌측의 42대 역시 찌높이를 맞춰주고 본격적으로 낚시를 시작한다.

주초에 비가 온다고 하니까 미리 배수가 이루어진 모양이다. 그래서 수위가 낮아져 2주전에 했던 찌 높이하고 달라던것 같다. 42대는 두바늘에 엄지한마디 크기의 신장떡밥 두알 혹은 한바늘에 지렁이로, 38대는 무조건 신장떡밥 으로 집어를 한다. 두대 다 5~6번정도 한 후 메뉴를 구르텐으로 달아 본다. 여명이 트기 전에 지렁이에  7치정도 되는 붕어 두마리를 낚았다.

붉은 해가 솟아 오르기 직전 간혹 비가 흩날린다. 하늘을 보니 쏟아질 비가 아니고 지나가는 비인듯 싶다. 6시넘어 아내에게서 전화가 왔다. 목동에는 비가 제법 내린다고 한다.

구름낀 흐린날이고 밤늦게 비가 온다는 기상정보인데 비가 머리에 떨어진 강도와 하늘을 보니 어느새 많이 흐려졌다. 이러다 갑자기 쏟아지면 아니되니 일단 조그마한 파라솔 아래로 낚시짐을 몰아 넣는다. 이파라솔은 40년 정도된 파라솔이다. 52인치 파라솔을 펴면 힌들어 죽겠다. 

햇빛 막기 위한 파라솔로 딱 안성맞춤이다. 작으니 이리저리 옮기기도 수월하고 낚시가방에 쏙들어간니 예전에 산 52인치는 그냥 차안에서 잠만 잔다.  발전소 방향으로 낚시꾼들이 즐비하다. 아침이 되니 속속 도착하는 낚시꾼들로 사이사이로 비집고 들어 온다.

상류방향도 앉을 틈이 없을정도로 공간이 빡빡하다. 삼일 연휴라 낚시꾼들이 모처럼 많이 온듯 싶다. 신장떡밥을 달은 42대 찌가 솟구친다. 언능 챔질을 하니 날카로운 피아노 소리가 들린다. 이놈이 좌측으로 끌고 가는데 제어를 못하겠다. 그러면서 좌측 우산쓴 꾼의 줄과 엉키면서 물속 녀석이 바늘을 털고 토겼다. 미안하다고 하면서 엉킨 줄을 풀다 보니 이분은 옛날 찌를 사용하는듯 싶은데 무게가 무척 나가는 것 같다. 이정도의 찌같으면 어신이 너무 늦고 거의 자살꼴의 붕어만 낚는 정도같다. 다른 꾼들은 유사하게 낚아 올리는데 이분은 일반꾼이 낚는 마리수보다 현저하게 떨어지는 것이 이찌떄문인듯 싶다. 이날의 백봉리는 자리 문제가 아니다, 붕어 활성도가 좋아 밑걸림만 없는 어느 자리든 붕어 입질을 다 받는데 찌를 잘 맞춰야 한다.

유속이 멈추었다.  우측으로 내려가던 물거품이 거의 그자리에 있다. 낚시 받침대 아래 돌에 눈으로 금을 긋어 놓았던 곳이 물에 잠기는 것을 보니 수위가 점점 높아진다. 일명 오름 수위다. 백봉리를 찾을땐 배수하는 날은 안오고 다른 낚시터를 찾아 갔다. 그러나 자주 오다 보니 배수 영향은 미미한것 같다. 365이 이런 영향인지라 백봉리 붕어는 아마도 적응이 된듯 싶다. 다소의 조과 차이는 있어도 빈바구니나 꽝이 거의 없는 백봉리라 계속 찾아오게 된다.

두바늘에 딸기구르텐, 바닐라구르텐를 달아매는데 챔질을 하니 묵직한 것이 제법 저항한다. 옳거니... 월척 이상인듯..♬.. 옆두었던 들채를 든다. 어라?.....수면에 올라온 녀석을 보니 7치가 조금 넘는 붕어 두마리다. 한번에 붕어 두마리를 잡기는 백봉리에서 처음이다. 두마리 합치면 1자4치정도 되니 월척 허리급이다. ㅎㅎ...

38대 한대로만 한다. 구르텐에 계속 나오는 붕어.... 오후 5시에 친구와 쇠주 한잔 하기로 약속이 있어 1시쯤에 철수한다. 이제는 힘든 밤낚시 보다 새벽녘에 출발하는 낚시로 해야 할듯 싶다. 밤낚시는 하루 이틀 혹은 삼일쨰 컨디션과 생활리듬에 영향을 준다. 새벽에 떠나는 낚시는 오후쯤 철수하여 샤워하고 쇠주한잔 후 푹자면 그다음날 말짱해서 좋다.

밤을 꼬박 새지 않더라도 텐트치고 혹은 차박을 하더라도 그피곤함은 몸에 축적되어 한주의 생활에 영향을 준다. 될 수 있으면 건강도 챙기고 시간도 아끼는 낚시로 방향을 틀었다. 물론 장거리 낚시는 할 수 없지만 특별한 낚시아니면 이제는 편하고 즐거운 낚시로 전환하는 것이 내나이에 걸맞을듯 싶다.

 

거의 20수 정도 되는 백봉리 조과. 늦은 저녁까지 한다면 2주전 조과와 비슷할듯 싶다. 이날의 최대어는 8치 조금 넘는 붕어였지만 잘나온다는 어느 관리형 낚시터 못지 않다. 그것도 한두대로 낚았으니 잛은 시간대에 이런 손맛을 어느 노지에 가서 보겠는가. 집에서 1시간 조금 넘는 거리지만 그래서 계속 찾게되는 백봉리다. 다만 중국인, 조선족이 낚시터 주변을 깨끗히 하고 갔으면 좋겠다. 대화도 다소 조용하게 하고 특히 라디오 틀어 놓지 않는 예의도 있으면 좋으련만 이런 것이 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