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이야기/야간산행

달빛과 노을 잡으러 가자(101016)

越山 2010. 10. 27. 16:57

 

 

지난주 서울세계불꽃축제를 호압사 위 장군봉에서 감상한뒤 이번주 불꽃축제도 야등으로 감상하려고 했는데 월산의 착각이었다. 몇년전에 2주에 걸쳐 불꽃축제를 했던 기억이 있어 당연히 한주 더 하겠지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토요일은 무조건 야등한다고 작심을 하고 있었다.
 
막상 오르기전에 인터넷 검색을 했봐더니 올해는 지난 10일 하루만에 끝난 불꽃축제인거다.

몇년전에 2주에 걸쳐 불꽃축제를 했던것을 아무런 의심없이 생각했던 것이 착각이었고 또한번 맘먹고 아내와 함께 이촌동 강북강변도로로 아래에서 자리를 잡고 느긋하게 감상하려고 했다가 북한의 핵실험 탓에 취소가 된 기억이 있어 그냥 그런가보다 했다.


생각의 오류땜시 불꽃축제 감상하자고 야등 제안했는데 어쩌랴....올라야쥐....
들바람님, 연순님, 판이님과 월산 이렇게 넷이 사당쪽에서 오른다.(↓)

B101016_02.jpg

 
사당봉 직전까지 오르니 저녁 석양이 붉게 물들었다.
첫번째 국기봉에 오르면 저녁 노을이 아주 쥑이겠다.(↑)

붉게 지는 황혼에도 그림자가 있을까.(↓)

스스로 그러하게 빛을 발하는 노을의 그림자를 황혼의 반대편에서 바라볼 수 있을까.

괜한 우문에 스스로 쓴웃음이 난다.

B101016_03.jpg


첫번쨰 국기봉으로 오르면서 어둠이 시나브로 찾아든 도심을 담아 본다.(↓)
어스레한 초저녁 부터 오르면서 찍다보면 어둠이 찐하게 깔린 야등사진하고 비교되어 나름 재미가 있다.
아래처럼 서서히 어둠이 연무와 더불어 도심곳곳을 찾아들땐 동네 구분이 쉽지 않지만 짙은 어둠속의 불빛을 보면 눈에 익은 도심야경 풍경에 야등의 재미가 더욱 돋아난다.

B101016_04.jpg

 
첫번째 국기봉에 도달하니 붉은 석양이 뿌연 연무속으로 스며든다.(↓)
조금만 더 일찍 올라 왔으면 보다 붉게 타오르는 노을을 볼 수 있건만 쬐게 아쉽다.
지는 노을을 배경으로 태극기와 함께....

B101016_05.jpg


어둠이 도심에 스며들자 불빛이 하나 둘씩 보이기 시작한다.(↓)
사당봉도 철제다리 난간을 만들 모양이다.

 

이정도 바위는 올라와야 산을 타는 재미가 있건만 산에 인위적인 설비들을 큰생각없이 설치하는것 같다.

빗물에 흙이 파이고 나무 뿌리가 드러난 곳의 토사가 밀리지 않게 그런 공사를 해야 산이 제대로 숨을 쉴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위험한 곳의 암벽이나 바위에 안전설비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사당봉의 바위는 철제 계단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B101016_06.jpg


저멀리 연주대의 불빛도 깜박깜박...
깜박거리는 불빛위로 스쳐지나가는 비행기....
비행기 탑승객도 월산보다 더 보다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도심야경이 좋겠지만 산속에서 바라보는 야경만큼은 못하리라. (↑)
 
좀더 짙은 어둠이 깔리자 불빛이 더욱 빛난다.(↓)

과천 경마장 불빛이 어둠을 뜨겁게 달군다.

B101016_07.jpg


도심속의 불빛이 가을 단풍들듯 점점 익어간다.(↓)

B101016_08.jpg

 
달님이 반쪽이넹...(↓)
가을 초저녘을 은은히 빛추고 있는 반달님....

B101016_09.jpg


연주대의 불빛과 더불어 가을 밤을 더욱 깊어가게만 하는 달빛....(↑)
 
야등이라도 일단 먹어야 살지...(↓)
갖고온 먹거리를 어둠속에서 먹지만 그래도 입으로 잘도 들어간다. ^_*
저녁을 맛나게 먹은후 다시 온길로 되돌아간다.
 
저녁을 먹는 사이 어둠이 온천지를 덮었다.
불빛은 어둠속에서 더욱 신나는듯 초저녁보다 강렬하게 눈에 들어 온다.

가을밤에 단풍이 짙게 익는 소리와 아작아작 들리는듯하다.

하루밤을 지새고 나면 단풍 빛이 더욱 고와 지는것 같다.

가을밤은 그래서 더 분주한 모양이다.

B101016_10.jpg


분주한 가을 밤 어둠속의 두여인....(↑)

B101016_11.jpg


빛을 빨아들이는 디카의 속성때문에 노출이 몇초간 필요하다.
움직이면 귀신같이 허상 비스무래하게 나타나 잠시 동작을 멈추어야한다.
연순님이 한동안 V자 자세로 움직이지 못했다.(↑)

B101016_12.jpg


지난번 아차산 산행시 느껴던 점은 야경이 관악산 못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아차산 야등은 올림픽 도로나 강북강변도로의 자동차 불빛을 좀더 가까이 당겨 볼수있어 지리적인 장점이 있는듯하다. 사당능선에서 바라본 강북강변도로, 올림픽도로는 그냥 불빛선으로만 나타나는데 아차산에서 바라보는 야경풍경은 색다른 새로운 느낌이 있을수 있겠다.

B101016_13.jpg

 
이제야 두 연인의 실체를 어둠속에서 꺼내 디카에 담았다.(↓)

B101016_14.jpg


남부순환도로 차량불빛 및 서치라이트 불빛이 좋다.(↑)
 
노출시간을 두고 똑닥이로 야경사진 찍을때 잘못 찍으면 아래처럼 된다.(↓)
위에서 잠깐 언급했던것 처럼 투명한 밤귀신이 스쳐지나가는듯한 경로가 나타난다.

B101016_15.jpg

 
맨아래 사진이 거의 제대로 찍은 사진....
이날 야등산행 출석부....(↑)
 
그리고 아무리 늦었다하더라도 방아간은 그냥 지나칠수는 없는법...(↓)
달빛과 저녁 노을을 잡았으니 이슬이도 잡아야쥐... ^_*
따끈한 오뎅에 쇠주한잔... 국물맛이 쭈타....
 
야등은 겨울만 뺴고 언제나 좋다.
아마도 도심근처에서 이렇게 야등하는 도시는 세계적으로 별로 없을 것 같다.
도심에서 즐길수 있는 레저 가운데 야등이 최고인듯 싶다.(⊙) 

X101016_DSCI830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