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지난 6월 마지막 주말때 비가 와서 산행을 못해 몸이 근질근질한 모양이다.
지난주 금요일 퇴근하여 씻기도 전에 이번 산행은 어디로 갈것이냐 묻는다.
생각하지도 않았던터라 생각나는대로 문득 "육봉~" 했더니 입가에 미소를 짓는다.
7월 2일 토요일 아침 금요일 저녁때 내벹은 말을 깜박 잊고 오데로 갈까 했더니
아내가 당신이 육봉 가자고 했지 않았느냐며 각을 세운다.
어라? 그렇쿠나... 그럼.... 뭐.... 가지....뭐...
하늘을 보니 낮게 깔린 안개 때문에 습기와 무더위때문에 반은 죽음이겠다.
집에서 얼린 팻트병 두개를 베낭에 넣었더니 왜 무겁게 두개씩을 갖고 가냐며 또 시비를 건다.
요상하게 이런날은 얼음이 쉬 녹는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지만 아내는 잘 모르니 대꾸조차 하기 싫다. ^_*(↑)
(↓) 9-3번 버스를 타고 과천종합청사 앞에 내려 육봉 입구로 들어선다.
작년에 육봉 계곡으로 몇번 아내와 왔지만 육봉으로 오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수술한 후 근력이 딸린 아내를 데리고 육봉 타기엔 역부족이었다.
1년 정도 산행을 했으니 충분히 오를 수 있으리라.
작년에도 저 편백나무 아래에서 스톤피치를 한참 들이 마셔는데 이날은 그냥 지나친다.
몸이 그만큼 회복되어 좋지만 그떄의 애닮은 마음을 잊은건지........
(↓) 작은 문원폭포....
비가 온지 얼마되지 않아 수량이 풍부하다.
산객들이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사진 찍는냐고 정신없다.
(↓) 저 바위 위쪽으로 오르면 일명사지 사찰터가 나온다.
능선으로 올라 왼쪽으로 꺽어 오르면 연주암가는 케이블카 능선이요
곧장 능선 넘어 계곡으로 내려가면 과천 주차장(경찰서,소방서)이 나온다.
또한 능선 오른쪽으로 가면 종합청사 뒷편 철조망이 나온다.
하긴 육봉 계곡을 따라 오르면 관악산 여러봉우리로 오를 수 있다.
(↓) 오리지널 문원폭포....
그저 바라만 봐도 시원함 그자체다.
그 시원함에 육봉 암벽을 오르려니 괜시리 다리가 무거워진다.
(↓) 육봉 첫봉 전까지 어프로치하는 길이 두군데다.
그냥 통상적인 길이 있고 조금 오르다가 왼쪽으로 늘어진 바위길을 타고 오르는 길이 있다.
(↓) 어느 산악회인지 모르겠지만 리짓를 갈켜주고 연습하는 모양이다.
(↓) 육봉 첫봉전 베이스기지 주변엔 암벽타는 산객들이 더러 있다.
(↓) 육봉 첫봉 작전의 너럭바위...
일명 베이스기지...
첫봉이 안개 지마폭에 감싸져 있다.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대니 생각보다 그다지 무덥지는 않다.
한줌도 되지 않는 바람에 땀방울이 금방 식는듯하다.
정말 한줌도 되지 않는 가느닿란 한줄기 바람에 운무?안개가 넘실댄다.
능선을 타고 오르고 넘어가는 잿빛안개가 눈에 선명하게 보이는거다.
그냥 집에 틀어 박혀 있으면 이런 자연의 풍광을 어찌 감상할 수 있으리요.
아마 또한 이런 풍경을 이야기 해줘도 감이 없을거다.
(↓) 저켠 바위에서는 어느 산악회인지 모르지만 줄을 서서 리짓을 한다.
이켠으로 돌아와 오르는데 딛는 곳을 하도 딛다보니 바위가 맨들맨들하다.
더우기 습기를 머금은 안개가 눈에 보일랑 말랑하게 습기를 얹어주니 재차 딛어도 딛는 쪽쪽 슬램을 먹는다.
(↓) 그래도 아내는 잘도 따라온다.
흙길하고 바위타는 것하고 리짓하는것하고 분명 차이가 있다는것을 느껴을 것이다.
(↓) 아내도 저 암벽을 타고 가자고 한다. 헐...
때에 따라서 나도 살떨리는 암벽인데 일단 오늘은 평이하게 오르자며 좀더 쉬운 쪽으로 안내를 한다.
(↓) 첫봉이 코앞이다.
(↓) 육봉의 코끼리바위...
(↓) 두번쨰 봉우리 오르는 암벽...
첫봉 뺴놓고 나머지 길은 다 우회길이 있다.
(↓) 아내와 함께 저 산님 앞쪽 암벽으로 오르려한다.
(↓) 한켠으로는 줄을 걸어 놓고 안전하게 암벽을 오르고 있다.
이 자일을 빌려 타고 오를까 하다가 아무래도 직벽에 가까워 안전모도 없고
아내 또한 육봉이 처음이라 그저 좀더 수월한 곳으로 오르기로 한다.
(↓) 점심을 먹고 암벽 오르려 암벽 아래로 왔더니만 어느 산악회에서 마지막 산님이 줄을 잡고 오르고 있다.
1~2분만 더 빨리 왔으면 저 줄을 잡고 오르건만....
(↓) 줄이 없어 은근히 걱정을 하자 아내가 베낭 아래 수납하는 곳에 줄을 넣어다고 한다.
지난달에 베낭을 빨고 줄을 찾다가 못찾아 잊고 있었는데 줄을 찾아 넣었다???
ㅎㅎ... 아내가 육봉 간다고 하니까 줄을 찾아 나도 므로게 넣어준 모양이다.
그럼 안심하고 먼저 오른다.
(↓) 처음 오르는 아내에게 홀더 위치며 홈통을 잡는법 등등을 갈켜주고 올라와 혹시나하여 줄을 풀어준다.
(↓) 안전하게 위치 확보하고 빨리 올라올 생각 말아야 한다.
첫디딤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다음번 디딤 또 그다음번 디딤을 잘 살펴 보고 올라야한다.
눈에 익히고 마음에 담아야 하는거다.
일단 안전한 줄이 있으니 믿고 자신감을 갖아야 한다.
잠시 살펴보더니 아내가 오르기 시작한다.
(↓) 오늘은 이켠으로 오르시라....
잘 했다. 잘했어.... ^^
(↓) 두번쨰 봉우리에서 바라본 육봉 국기봉 (맨 왼쪽 봉우리...)
(↓) 마지막 바위 구간은 다음으로 미룬다.
(↓) 어느 산악회에서 산악대장이 암벽 내려오는 홀더 위치를 자세하게 갈켜주고 있다.
마침 잘되었다. 아내에게 잘 살펴 보고 익히라 했다.
사실 나도 저 산악대장 처럼 저 위치에 서서 일일히 갈켜주기에는 역부족이다.
한번은 아차하는 순간 슬림을 먹어 겁을 먹은 후 아직까지 아찔하게 생각하는 곳 중 하나다.
저 산악대장은 쉽게 갈켜주지만 사실 내려오면서 보면 홀더 위치가 잘 안보인다.
만약 처음 홀로 와서 내려온다면 그리 녹녹하지 않은 암벽이다.
(↓) 지나온 육봉 능선
(↓) 육봉 국기봉....
점심이 지나도 안개가 낮게 깔린 이날 바람이 불지 않았다면 아마 반정도는 탈진했을거다.
팻트병 몇칠 꽁꽁 얼린 얼음은 그나마 반정도 녹았지만 하루정도 얼린 팻트병 하나는 말끔하게 녹았다.
찬 얼음물이 없으면 적어도 나에게는 죽음이다.
(↓) 이정도에서 보면 KBS 송신소 탑이 훤히 보여야 하는데 낮은 운무와 안개 때문에 조망이 좋지 않다.
(↓) 산에 축축한 안개와 습기가 얼마나 많으면 거미줄에 알알이 물방울이 맺었을꼬...
축 쳐진 거미줄....
(↓) KBS 송신소 아래 돌아가는 길은 안개가 자욱하다.
깔닥고개 위쪽의 깔닥봉우리에서 바라본 연주대(↑)와
KBS송신소 (↓)
(↓) 우뚝 솟은 봉우리가 깔닥봉우리...
봉우리 왼쪽 아래가 깔닥고개 마루다.
(↓↑) 아내와 함께 깔닥봉우리 능선을 타고 내려오는 시각이 오후 3시반쯤 되었다.
그 짧은 시각에도 운무가 시시각각 바뀌며 춤을 춘다.
금새 깔닥봉우리를 에워싸는가 싶더니 한줄기 바람결에 살짝 틔였다가 또 다시 감싼다.
이런 풍광을 반드시 두메산골에 가야만 보겠는가....
도심한복판에서도 볼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 깔닥봉우리 능선을 타고 내려오면 깔닥고개 돌탑 전으로 내려올 수 있다.
길에서 잘 보이지 않는 냇가에 앉아 산행 피로를 푼다.
시원한 것이 아주 그만이다.
산은 생명의 근원이요 건강을 지켜주는 버팀목이다.
산의 풀한포기도 잎새하나도 인간에게 이롭지 않은 것은 없는듯하다.
받기만 하고 주는 것은 없지만 그저 자연이 선사해주는 모든것을 아름답게 받도록하자.
지저분하게 더럽게 받으면 자신을 갉아먹는 독이 될 것이요
보다 아름답게 받으면 더욱 건강해지는 약이 될 것이다.
오늘도 보약 한첩은 먹은 산행이로다. ^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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